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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69p (전종서의 위성)

홍지엔은 답답한 기분으로 자기 방에 돌아왔다.

가까스로 재미 있는 일을 찾았으나 친구를 찾으니 그 흥이 다 깨져버린 것이다.

천성적으로 사람은 그들이 고독하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한사람 한사람 따로따로 세상에 왔다가 돌아 갈 때도 따로따로 돌아가게되며, 늙어서 죽게 되면 서로 왕래할 수도 없는 것이다.

 

몸안에 받아들일 수 없고, 소화 되지도 않으면 배설 할 수도 없는 것이 있다.

무엇때문에 마음속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감정을 동반자를 일부러 구해서 나누어야 하는 것일까?

함께 하려면 걸핏하면 스스로 비위를 상하게 하거나 미움을 사거나 하게 되는데 이것은 마치 한마리 한마리 고슴도치 같은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피차간의 거리를 유지해야하는데,만약 한데 뭉치면 너는 내 살을 찌르게 되고, 내가 너와 접촉하면 너의 피부를 찌르게 되는 이치다.

 

홍지엔은 자기를 이해해 줄만한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보니 정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쑨아가씨는 씬메이보다는 자기를 더 잘 이해해 주는 것 같았는데 적어도 그녀는 자기 말을 흥미있게 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금 말한 것처럼, 사람과 사람간의 접촉에서 말은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어찌 다시  여인을 찾을 것인가!

아마 남자와 남자 사이라는 것은 한 떼의 고슴도치 같은 것이고, 남자와 여자가 함께 하는 것은 뭐라고 해야할지 - 홍지엔은 뭐라 해야할지 생각나지 않았다.

 

홍지엔은 노트를 펴서 내일 수업을 준비했다..

홍지엔이 가르쳐야하는 과목은 지금은 세시간이지만 동료들 말을 들어보면 지금 그가 한가하다 해서 그를 부러워하는 사람은 없고 오히려 가오송니엔이 개따라인적으로 그를 좋아해서 그를 특별히 우대해 주는 것 같다고 했다.

홍지엔은 원래부터 논리학에 대해 연구가 부족했으나, 주변에 마땅한 참고서도 없었고 또 노력하여 준비했지만, 결코 흥미를 느낄 수 없었다.

 

그의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근본적으로 학점이나 따려고 온 것이었다.

학교 교칙에 의하면 문과대학 학생들은 물리, 화학, 생물, 논리학중 한과목을 필수 선택해야했다.

반이상의 학생들이 와글와글 몰려와 논리학을 선택했다.

이 과목이 제일 쉬워 - "완전 허튼 소리" - 실험할 필요도 없고, 날씨도 추운데 손도 시려운데 필기를 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이 과목이 이렇게 쉽다보니 그들은 선택을 했고, 또 이 과목이 쉽다보니 마치 남자들이 쉬운 여자를 깔보는 것처럼이 과목을 깔봤다.

논리학은 "쓸데없는 말",논리학을 강의하는 사람은 "쓸데없는 인물", "단지 부교수일 뿐" 게다가 어떤 과에도 속하지 않았다.

 

그들은 마음 속으로 홍지엔의 지위가 당의(党义: 국민당 강령)와 군사훈련 교관보다 조금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당의와 군사훈련교관은 정부 기관에서 파견한 사람들이니만큼 홍지엔의 신분이 그들보다 높을 수 없었다.

"소문에 의하면 그는 자오씬메이의 사촌동생이며, 그를  따라 온 사람이라 가오송니엔은 처음에는 강사로 쓰려 했는데 자오씬메이가 우겨서 그를 부교수로 해주었다."

어쩐지 홍지엔이 항상 느끼기에 그 반에 강의를 들으러 오는 학생들은 강의 듣는 것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였는지라 강의가 활기 있을리 없었다

더 한탄스러운 것은 논리학은 처음부터 무미건조했고 삼단논법쯤 가서야 겨우 몇가지 웃기는 말이 들어갔을 뿐 잠시도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이밖에도 두가지 일이 홍지엔을 불안하게 했다.

 

하나는 출석을 부르는 일이었다.

홍지엔이 기억하기로는 자기가 배운 교수들중 명교수들은 출석을 안불렀고 학생들이 수업에 빠져도 보고하지 않았다.

이것이 당당한 대 학자들의 기풍이었는데 "너희들이 강의를 듣고 싶으면 와서 들어라, 나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하는 것이다.

그도 갈망한 나머지 모방했다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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