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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65p (전종서의 위성)

하루가 지나서 한쉐위(韩学愈)가 특별히 방문했다.

서로 통성명한 후 황홍지엔은 오히려 자신이 궁지에 몰린것 같았고 동시에 즐거웠던 기분이 실망으로 바뀌었다.

제일 좋은 것은 한쉐위가 어찌 변명하고 빠져 나갈줄 몰라서 허둥대는 것이었지만 의외로 그는 말이 없고 과묵한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는 류즈샤오가 아마 잘못 기억하고 그랬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고 쑨아가씨도 유언비어를 과신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 주변 없고 소박한 것은 한쉐위가 가장 잘하는 특기였다.

현대인에게는 두가지 유행하는 믿음이 있다.

첫째는, 여자가 못생기면 덕이 있다, 그래서 아름다운 여인들은 이런 여자와들과는 생각의 깊이와 품행 절개 면에서 절데 비할 수가 없다.라는 것이다.

둘째는, 남자가 말재주가 없으면 도덕적이란 표시이고 따라서 벙어리는 세상에서 제일 소박 성실하다 가는 것이다.

강연이나 선전을 힐때 이런 것을 과도하게 바로 잡으러 들며 말이 없던 사람이 입을 열면 틀림없이 진실만을 말할 것이라고 여긴다.

이런 믿음으로 인해 신임관리들이 부임할 때 훈시를 하면서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이렇게 말하게 되었다. 

"다스리는데는 여러 말이 필요 없는거요."

그러니 말은 필요없고 오직 입을 가리키거나, 가슴을 가리키거나, 하늘을 가리키기만 하는 세가지 손짓만으로 일을 못하는게 아타까울 지경이었다.

 

한쉐위는 비록 벙어리가 아니었으나 태어날 때부터 약간 말을 더듬었다.

그는 자기가 말을 더듬는 것을 감추려고 말을 조금만 하고, 천천히 했으며 또한  힘들여 말했다.

마치 글자 하나 하나가 그의 인격을 보증하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쉽게 입을 열지 않는 사람은 주위 사람에게 그가 배 속 깊은 곳에 가득 지혜를 감춰 놓은 비밀 자물쇠를 채운 보물 상자를 감춰 놓았다고 여기게 만들고 보통 사람들은 그 상자안에 보물이 가득 차 있을 것으로 믿게 만든다.

 

가오송니엔이 쿤밍에서 처음 그를 보았을때  그는 성실하고 차분해 보이는 것이 소위 군자(君子) 같았다.

또 나이는 늙지 않았으나 대머리가 까져서 보기에 따라서는 머리 속의 학문이 너무 거득차서 위로 발산되는 바람에  머리카락이 모두 밀려서 빠져버린 것 처럼 보였다.

거기다 그의 학력을 보니 박사학위를 제외하고서도 또 한 줄기가 있었다.

"저술한 것들을  대충 보면 미국 <역사학 잡지>, <토요 문학평론>등 대 간행물에 실렸습니다."라고 말하니 그를 자기도 모르게 특별대우 해주게 되었다.

그를 만나는 사람이 보낸 소개서가 꽤 많이 왔고, 그의 이력서에 외국에서 "강의"도 여러차례 했다고 써있었다.

 

가오송니엔 자신이 유럽에 있을 때 작은 나라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제딴에는 자주 강연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청중들은 그가 강의 연습한 것으로 밖에 생각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강의가 외국어로는 안되니 이 기회를 빌어 강의 하는 법을 배우려나 보다 생각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의 대 간행물에 작품을 발표했다는 것은 이건 정말 재능 있는 사람이 열심히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한쉐위에게 물었다.

"선생의 대작을 갖다 보여줄 수 있습니까?"

한쉐위는 태연자약하게 말했는데 잡지가 전부 일본군 점령지에 있는 옛집에 있어서 당장은 보여드리지 못하지만 이 두종류의 간행물은 중국 각대학에서 열람되는 것이라 바로 얼마 안있으면 올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번 피란을 겪으며 도서관의 옛날 잡지는 대부분 손실되어 온전치 않을 거라고도 했다.

 

가오송니엔이 생각치 못한 것은 거짓말 하는 사람이 이처럼 태연자약 할 수 도 있다는 점이었다.

각 대학의 서적들은 삼지사방 흩어져 버려서 거의 그당시 잡지를 찾을 수 있을지  알 수도 없고 거기다 그안에 한쉐위의 글이 있을거라는 점은 의문이 가도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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