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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62P (전종서의 위성)

한선생님은 그녀를 외국어문학과 교수가 되게 해달라고 했으나 류선생님은 동의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녀는 자격이 없고 영어는 당연히 안되고 독일어나 러시아어는 지금은 필요 없다고 했어요.

한선생님은 화가 나서 류선생 자기도 자격이 없기는 마찬가지면서 기껏 중학교 교과서 몇권 펴내고 외국에서 여름학기동안 적당히 굴러먹다가 엉터리 증명서 하나 갖고 온게 그게 무슨 대수냐고... 말하는게 정말 듣기 싫었어요.

결국 가오 선생님이 무마했고 한선생님은 사직하겠다고 떠들어 댔다는군요.

 

"그래서 그저께 교장선생님이 초대한 자리에 그가 안나왔군.

에잇, 그런데 당신 참 대단하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소식을, 도대체 어디서 듣고 왔지?"

쑨아가씨는 웃으며 말했다.

""환아가씨가말해 준거예요. 이 학교는 큰 가정과 같아서 선생님이 학교 밖에 머물지만 않는다면 하도 말들이 많아서 어떤 비밀도 감추고 있을 수 없어요.

어제 류선생님 여동생이 구이린(계림 : 桂林)에서 왔는데 들리는 소문은 역사학과를 졸업했대요.

사람들이 모두 류선생과 한선생이 서로 화해할 거라는데 한 사람은 외국어문학과 교수로 또 한사람은 역사학과 조교로 맞바꾸는거죠.

 

홍지엔은 문자를 써가며 말했다.

"여동생과는 마누라와 비기는 것은 친소부동(亲疏不同:친하고 소원함이 서로 다르다)이요, 조교와 교수를 비기기에는 존비부적(尊卑不敌:지위가 적수가 되지 못한다)이군.

내가 당신네 류선생이 여기서 절대 손해보지 않도록 해줘야겠어.

 

말을 하고 있는데 씬메이가 들어왔다.

"잘됬군, 사람들을 모두 보냈어. 어이 쑨아가씨, 나는 네가 그냥가지 않을거라는건 진작 알고있었지."

그는 이말을 별 뜻없이 했으나  쑨아가씨는 얼굴이 빨개졌다.

홍지엔은 얼른 한선생 부인에 대한 얘기를 그에게 알려 주었고 덧붙여 말했다.

"어떻게 학교안에서 이렇게 여러가지 정치 암투가 일어날수 있는거야? 치고 박고 싸우는 관가의 복잡한 분위기에 못지 않네."

 

씬메이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마디 했다.

"군중들이 살아가는 데에는 어디서나 정치가 있는거야."

쑨아가씨는 잠시  더 앉았다가 가버렸다.

씬메이가 말했다.

"내가 저애 부친에게 편지를 썼는데 저애 보호자 책임을 자네에게 넘긴다는 것을 분명히 했어, 어때?"

홍지엔이 말했다.

"내가 보기에 이 제목은 중국문학을 가르치는 선생 으로서 소위 '결사적으로'이란 것과 같은거군, 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고

제목을 좀 유머있게 해봐, 어떤가?"

씬메이는 웃으며 그와 담소를 나누었다.

 

수업이 시작된지 일주일여 지났을때 홍지엔은 같은 복도를 오가는 동료들과 점점 친해졌다.

역사학과의 류즈샤오(陆子潇:육자소)는 이미 이웃으로의 교제를 위해 찾아온 적이 있어서 어느날 오후 홍지엔은 답례로 방문하였다.

류즈샤오는 치장하는데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으로 머리카락은 기름이 번들번들 했으며 그바람에 모자가 매몰될까 심히 겁났다.

불구대천의 원수라도 한겨울에는 모자를 쓰고 있어야 하늘을 같이 이고 있지 않게 될테니까 말이다.

그의 코는 짧은 반면 넓었는데 원래는 붓이 잘 내려가다가 누구에게 콧구멍을 한대 얻어맞고 전진이 저지당하여 도로 후퇴한 형국이라 코 양옆이 가득 흘러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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