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종서의 위성

164p (전종서의 위성)

"무슨 말씀을! 부교수는 당연히 억울한 겁니다.

하지만 당신 대우는 부교수중에서 제일 높은 대우예요."

 "뭐라고요? 부교수에도 차등이 있나요?"

홍지엔은 외국에서 따온 박사를 빈대나 벼룩이 위세를 뽑내는 것처럼 하찮게 생각했다.

 

"몇등급으로 나뉩니다. 예를 들어 당신들과 같이 온 우리 과의 구얼치엔은 선생보다 두등급 낮습니다.

과 주임 같은 예를 보자면 우리 과주임 한선생은 자오 선생보다 한등급 높습니다.

자오선생은 또 외국어과 류둥황(刘东方)보다 한등급 높습니다.

이 내면에는 등급이 여럿 있지요.선생은 귀국하여 처음 일을 해보시니 어리둥절 하실 겁니다."

 

홍지엔은 이러저러한 사정을 깨닿고, 자기가 구얼치엔보다 높다는 말에 화가 어느정도 풀려서 생각나는대로 물었다.

'"왜 당신네 과주임은 월급이 특별히 많은가요?"

"왜냐하면그는 박사 , Ph.D. 이니까요.

나는 미국 구경도 못해봐서 들어본적이 없지만 그는 무슨 대학을 졸업했는데, 뉴욕에 있다든가... 클레이턴 대학이라고 하던데 매우 유명한 학교라고 하더군요."

홍지엔은 너무 놀라서 펄쩍 뛰었고 자기의 치부를 남이 들추어 낸것 같아서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다.

 

"무슨 대학이요?"

"클레이턴 대학이요. 당신 클에이턴 대학을 아세요?"

"네, 알죠! 흥,나역시..."

홍지엔은 혀를 깨물지 못하고 이미' 나역시'라는 세마디를 뱉은 것을 한탄했다.

 

즈샤오는 말을 듣던중 뭔가 이상했는데 마치 누런 진흙밭에 죽순이 약간 고개를 내밀듯 하여 꼬치꼬치 캐 묻고 싶어 안달이 났다.

하지만 홍지엔은 입을 다물었고, 그의 의심은 커져갔다.

특무기관처럼 고문을 해서라도 강제로 그를 핍박하여 자백을 받아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홍지엔은 자기 방으로 돌아와서 한편으론 화가 나기도 하고 한편으론 우습기도 하였다.

탕아가씨가 돈으로 학위를 샀던 일을 그에게 물었을때부터 그는 다시는 아일랜드 인과의 그 한판 협상에 대하여 잊어버리기로 굳게 마음 먹었다.

가끔 색각이 떠오를 때마다 그는 얼른 다른 생각을 했고 그렇게 되면 몸에도 부끄러움에 미열이 나곤 했다.

한데 방금 즈샤오에게 들은 말은 마치 약을 한첩 먹은 것처럼 마음 속의 나쁜 생각을 반쯤 털어내 주었다.

 

한쉐위(韩学愈)가 그에게 한 거짓말은 자기와 공모 한 것은 전혀 아니지만 그로서는 자기가 남을 속인 죄가 경감되는 기분이 들었다.

당연히 일종의 불쾌감도 생겼지만 이런 불쾌감은 바람이 통하는 것이고 대명천지에서 느껴지는 불쾌감이다.

학위를 샀던 일과는 비할 수 없는 일인만큼 살인의 증거를 인멸한 시신처럼 자신에 대하여는 실오라기 하나라도 전부 감춰야만 한다.

 

다른 사람을 속이려면 적어도 한쉐위 정도는 되어야 한다.

즉 용기도 있어야하고 지속 시킬 수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자기로서는 도저히 안될 일인데, 거짓말을 하면서 양심을 내세우는 것은 정말 바보 멍청이나 할 짓이다.

만약에 아예 대담하고 뻔뻔해 지려면 적어도 가오송니엔이 남을 얕잡아 보는 정도는 되어야 통할 수 있다.

성실한 사람이 손해를 보았자만, 사기꾼도 그들의 치부가 들춰지게된다면 이런  두종류의 상반된 고통은 자기로서는 뜻밖에 일거 양득을 겸비하게 된 셈이다.

 

홍지엔은 갑자기 요즘은 거짓말 마저도 되지 않는 것이 생각났다.

왜냐하면 그는  거짓말을 할때의 기쁘고 즐겁운 것이 자신도 모르게 드러난다는 점을 알게되었고 그것은 일종의 창조 였다.

아이들은 장난삼아 자기 자신도 속이지 않는가?

한 개인이 심신이 잘 통하고 정력이 흘러 넘치면 뻔한 사실을 그대로 존중만 할게 아니라 재주껏 현상황에서 장난을 치고 싶을 것이다.

정말 걱정되고 심각한 상황에서 가난과 어려움에 처했을대는 사람이 궁하고 지혜가 사라져서 거짓말은 모두 나쁜 것으로 간주된다.

'전종서의 위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6p (전종서의 위성)  (0) 2013.12.14
165p (전종서의 위성)  (0) 2013.12.08
163p (전종서의 위성)  (0) 2013.12.06
162P (전종서의 위성)  (0) 2013.12.02
161p (전종서의 위성)  (0) 2013.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