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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57p (전종서의 위성)

리메이팅은 한바탕 주임 어투로 말하는 훈시를 답답한 기분으로 들었으나 입밖으로 나타내지는 않았다.

화를 참으며 몇마디 우물쭈물 말하고, 차를 마시다가, 두통을 핑게대고 일찍 자리에서 일어섰다. 

씬메이와 홍지엔은 리메이팅을 위로하고나서, 그에게 방으로 가서 자고 할 말이 있으면 내일 가오송니엔에게 가서 말하라고 했다.

 

리메이팅이 가면서 말했다.

"나와 가오(高)씨가 오랜 교유가 있었고 거기다 그가 나를 필요로 하는데도 이러는 걸 보니 당신들 두사람에게도 분명히 무슨 농간이 있을거요.

지켜 보다가 우리가 일치된 행동을 하면 그가 무서울게 뭐 있겠소?"

 

리메이팅이 간 후 홍지엔이 씬메이에게 말했다. "이거 정말 말도 안되! "

씬메이가 미간을 찌프리며 말했다.

"내 생각엔 여기엔 무슨 오해가 있었는거 같아. 이 일의 내막은 나도 전혀 몰라.

아마 리메이팅이 원래부터 일방적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지, 그렇지 않다면 정말 말도 안되!

하지만 리메이팅같은 사람이 주임이 된다는 것도 웃기는 얘기야.

그가 신경써서 직함을 인쇄한 명함들이 지금 영 쓸모가 없게 생겼네, 하하하."

 

홍지엔이 말했다.

"나는 금년이 어쨋든 재수 없는 한해야. 하려는 일마다 장애에 부딪치고 말야.

어쩌면 내일 가오송니엔이 내가 수준이 떨어지는 교수라고 인정 안해줄지도 몰라."

씬메이가 성가셔 하며 말했다.

"또 나오는군! 자네는 일부러 작심하고 재수가 없다고 간주하고 언짢아 하는 사람 같아.

내가 자네에게 말하는데 리메이팅의 말을 전부 믿으면 안되 - 게다가 자네는 내 얼굴 보고 온 사람이니 모든 일은 내게 달린거야."

홍지엔은 비록 비관적인 일이 닥칠 거라는 생각을 강하게 품고 있었지만 듣고 보니 그도 그렇겠다 싶어서 비관적인 생각을 하루 연기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오전 씬메이가 먼저 교장실로 가서 홍지엔의 일을 확실히 말하겠다고 했다.

홍지엔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가 교장실로 가라는 대답을 들었다.

홍지엔은 한시간 이상 을 초조하게 기다리면서 자기가 정말 신경과민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오송니엔이 직접 전보를 보냈고, 이런 기관의 수령이 당당히 한 말이 틀릴 리가 있겠는가?

씬메이가 사람을 소개할 핵임은 진작 끝난거고 자기는 지금 정식으로 가오송니엔을 만나러 간다는 것이 제일 확실한 사실인 것이다.

 

가오송니엔은 홍지엔을 보자 환한 얼굴로 맞아주었는데 세상에 이렇게 성질 좋고 속이 깊은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서둘러 물었다. "자오 선생을 보았습니까?"

"아직 못 보았는데요. 저는 교장님을 뵈려고 왔는데 이건 당연한 절차라고 생각합니다."

황홍지엔이 상황에 맞게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가오송니엔은 큰일 났다, 큰일 났어 라고 생각했다.

씬메이가 틀림없이 리메이팅을 그만두지 못하게 얽어 매 놓을테니, 자기는 어쩔 수 없이 이 황씨 성의 젊은이라도 좋은 언변으로 대응해야 한다.

"황선생, 내가 당신에게 말할 것이 있는데 - 자오선생에게 이미 많은 것을 말해주었지만..."

 

홍지엔은 뭔가 어투가 맞지 않는것 같이 들렸다.

가오송니엔은 얼굴의 웃음기를 일시에 거둘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부자연스럽게 남아있는것이 어색했고 그것을 손가락으로 집어 내버릴 수 없는것이 답답했다.

"황선생, 내가 보낸 편지를 받았소?"

보통 사람은 거짓말을 할때 입과 눈동자를 서로 일 치하게 할 수 없다.

입이 씩씩하게 엉터리 소리를 하더라도, 눈동자가 겁을 내어 감히 보통때처럼 상대방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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