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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12p (전종서의 위성)

만약 쑤원완에게 장가를 갔더라면 나는 이번에 자네와 함께 싼뤼대학에 갈 수 없었을거야.

그녀는 나에게 강요해서 그녀가 좋이히는 지방으로 가게 했겠지."

 

"자네는 정말 싼뤼대학에 가고 싶기는 한거야?"

홍지엔은 자기도 모르게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나는 자네의 정신에 감탄해! 나는 도저히 자네 만큼 못해.

자네는 결혼과 일 하는 것에 대하여 모든 것이 나에 비하면 신념이 뚜렷해.

나는 아직도 추션밍이었는지, 쑤 아가씨 였는지 무슨 위성(围城 ; 포위된 성)에 대해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어.

난 요즘들어 인생만사가 모두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

예를 들어 난 처음엔 싼뤼대학에 가고 싶었기 때문에 초빙을 받아들였는데 요즘 들어서는 생각하면 생각 할수록 무미 건조하단 생각이 들어.

지금 나는 타고가는 이 배를 다시 타고 상해로 돌아갈 용기가 없는 것이 한탄스러워.

지금 가게되면 언제 어느때 결혼 하게 될지 알수도 없어,

그리고 내가 내가 생각하기에는 자네가 정말 쑤 아가씨를 마누라로 맞았다 해도 기분은 역시 마찬가지 였을거야.

개가 다리를 건너다 물 위에 비친 고깃덩이를 물고 있는 자기 그림자를 보고 그걸 빼았으려고 으르렁 거리다 자기 입속에 물고 있던 고깃덩이마저 잃은 꼴이지!

애인과 바라던대로 혼인을 했더라면 아마 고깃덩이가 뱃속에 들어가버린 후라서 물 위의 그림자를 보고도 한탄할게 없겠지.

내가 자네에게 묻겠는데 차오웬랑이 결혼한 후 그의 마누라가 들볶아서 무슨 일인가 하게 되었다는데 자네 그걸 아나 모르나?"

 

"그는 지금 '전시물자위원회' 처장이 되었어.

그자리는 새 장인이 그를 위해 만들어 준 건데 그녀가 시집 오면서 가져온 지참금의 일부라고 할 수 있지.

 

"와! 국가, 국가가 바로 집안이네!

자네가 쑤 아가씨를 차지 했더라면 이 어엿한 벼슬자리도 바로 자네 것 아니겠어?"

 

"피! 여자 치마 끈에 매달려서 의기양양하다니, 줏대도 없이 말야!'

 

"아마 사람들은 자네를 여우꼴이 되었다 항거야.

포도를 따먹지 못하게 되니까 그놈의 시어빠진 포도라고 말하는."

 

"난 조금도 질투하지 않아.

내가 자네에게 알려주려는 것은 쑤 아가씨가 결혼하던 날 내가 예식을 보러 갔었는데 ..."

 - 홍지엔은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 "어라!"

 

"쑤씨 댁에서 청첩장이 와서 내가 예물을 보냈어."

'무슨 예물을 보냈는데?"

"커다란 꽃 바구니를 보냈지."

"무슨 꽃?"

"하여간 꽃집에 무슨 꽃이라도 상관 없다고 했지."

"당연히 살구꽃을 보내야 하는건데..., 그 의미는 자네는 그녀를 사랑하지만 그녀는 자네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표시하는 거지.

그리고 수선화를 보낸다면 그녀의 마음이 굳건히 흔들리지 말라는 뜻이고.

거기다 쑥을 곁들이면 자네가 그녀로 인해 평생 고통스러워 한다는 뜻이지.

그밖에 패랑이꼿을 섞어 놓으면 그 깊은 의미가 더욱 강조되는거고."

 

"말도 안되는 소리!

여름인데 어디 살구꽃, 수선화가 있어?

자네 탁상공론은 따를 자가 없군.

좋아, 자네가 기왕 전문가라면 자네나 스스로 잘해, 장래에 누가 결혼하게 되면 그렇게 보내 봐.

내가 그날 가려고 맘 먹은 것은 십수년동안 사랑하던 여인이 주위 사람에게 시집 가는 것을 보러 갈 용기가 있는지 시험해 보려고 한거야.

젠장! 막상 가서 보니까 눈물도 나지 않았고, 가슴이 아프지도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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