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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14p上 (전종서의 위성)

"그녀는 그날 여성 들러리였는데 나를 보더니 싸우러 왔나 물었지.

그러면서 의식이 끝나면 모두들 신혼부부를 향해서 오색 종이를 뿌릴텐데 그때 내가 움직여서는 안된다며 내가 기회를 빌어 수류탄을 던질 수도 있고,초산이라도 뿌릴까 겁난다고 하더군.

그녀가 내게 장래 계획을 묻길래 산뤼 대학에 갈거라고 했지.

내가 생각하기에 그녀가 아마 자네 이름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아서 자네 말은 꺼내지도 않았어."

 

"잘했어!  내말은 꺼낼 필요도 없어, 꺼낼 필요도 없다고."

홍지엔은 기계적으로 되뇌었는데 마음 속으로는 마치 어두운 감옥에 갇힌 죄수가 횃불을 찾다가 막 찾아서 성냥불을 그어대자 바로 사그러들어 다시 눈앞에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암흑상태로 되돌아 간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른 예를 들자면 어두운 밤에 두척의 배가 스쳐 지나가는데 이 배에 탄 사람이 맞은편 배 선창 등불 아래 자기가 꿈에도 못잊을 얼굴을 보았으나 소리쳐 불러도 닿지 않았고' 파차 거리가 점점 멀어져가는 것과 같았다.

이런 찰나의 접근은 오히려 바라보기에 더욱 막막한 기분만 준다.

홍지엔은 이때 속으로 씬메이의 멍첨함을 원망했다.

 

"나역시 말을 많이 하지 않았어.

어떤 남자 들러리 하는 녀석이 ,아마 차오웬랑의 친구일테지, 그녀를 잡고 잠시도 놔두지 않았어.

내가 보기에 그놈은 탕샤오후에게  관심이 많은것 같았어."

 

헝지엔은 갑자기 탕아가씨가 원망스러웠다.

그는 마음속으로 칼로 베이는 듯한 고통을 느꼈고 목소리가 떨려 나오는 것을 억누르며 말했다.

"이런 놈들 얘기 듣고 싶지 않아. 그들 얘기는 더 이상 하지 마."

 

씬메이는 이말을 듣고 정말 뜻밖이었고 잠시 멍했으나 곧 알아차리고 손을 홍지엔의 어깨에 대고 말했다.

"이제 여기도 충분히 앉아있었네.

지금 바닷바람이 거세니 선실로 들어가 잠이나 자자구, 내일 아침 일찍 배를 내릴테니까 말야."

말을 하면서 하품을 했다.

홍지엔이 그를 따라 막 모퉁이를 도는데 쑨아가씨가 의자에서 일어나며 손짓했다.

씬메이가 깐짝놀라 급히 그녀에게 혼자서 갑판위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냐고 물으며 바람도 세차게 부눈데 감기라도 걸리면 어쩔거냐고 했다.

쑨아가씨는 같은 선실의 여자가 아이를 데리고 있는데 아이가 울고 싸우고하는 바람에 마음이 심난해서 바람 쐴겸 나왔다고 했다.

 

씬메이가 말했다.

"지금은 어느정도 풍랑도 있는데 배멀미가 나지는 않아?"

 

쑨아가씨가 말했다.

"아직은 괜찮아요.자오선생님과 황선생님이 외국 나갈때 본 풍랑은 지금 이것보다 훨씬 심햇을거예요."

씬메이가 말했다.

"이것보다야 훨씬 심하지.

하지만 나와 황선생은 같은 길을 간게 아니야."

말하면서 손으로 홍지엔을 살짝 쳤는데 이렇게 무례하게 침묵만 지키고 있지 말라는 뜻을 그에게 암시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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