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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08p~ 109p 上 (전종서의 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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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엔은 차를 불러 증기선 부두로 갈 생각이었다.

영리하고 능수능란한 훵투가 차를 부르는 값이 최근들어 몇배나 올랐는데 홍지엔은 짐이 간단하고, 또 급히 서두를 필요도 없으니 차를 두대만 부르는 것이 좋겠다고 하며 어쨋든 훵이도 배웅을 갈 것이라 했다.

 

21일 오후 5시쯤 두 형제는 문을 나서서 불란서 조계경계선 부근으로 차를 타고 갔다.

마침 불란서 조계경찰 한명이 두명의 월남조계경찰을 지휘하며 행인들을 검문하고 있었는데 차는 쉽게 통과시켜 주었다.

홍지엔이 그 불란서 경찰을 보니 바로 작년에 같은 배를 타고 상해에 왔고, 배에서도 몇차례 얘기를 나눈 바로 그 불란서 경찰이었다.

그 역시 홍지엔을 알아보는 것 같았고, 손을 흔들며 홍지엔이 탄 차를 보내주었다.

홍지엔은 같은 배를 타고온 불란서 경찰들이 모두 첨 도회로 나온 촌놈들이고 그들중 춥고, 배고프고, 불쌍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는데도 그는 금새 피부 색이 변한 것처럼 보였다.

원래 창백했던 얼굴색은 지금은 생 소고기같이 붉게 변했고, 두눈은 핏발이 가득 섰으며, 배가 볼록 튀어나온 것이 마치 청개구리가 배를 잔뜩 부풀리고 있는것 같았다.

프랑스인들은 국제적인 별명이 "개구리"인데 정말 그이름이 명실상부하게 딱 들어 맞는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짐승같은 흉폭한 얼굴이 추가 된다는 것이다.

상해 이곳도 희랍신화에 나오는 마녀의 섬에 비유되는데 이곳에 왔다가 멀쩡한 사람이 바로 짐승같이 변해 버린다고 했다.

 

월남 경찰은 훨씬 우습게 보였다.

동양민족은 월남인같이 그렇게 초라한 형상으로 제복이 안어울리지는 않는다.

그저 일본인들만 다리가 대단히 짧아 지휘 군도를 차기가 쉽지 않을 뿐이다.

월남인은 못 먹어서 몸이 수척하고 얼굴이 초췌하며(원문표현 : 鸠形鹄面-비둘기 형상에 고니 얼굴) 피부는 바싹 멀랐고 이가 검기 때문에 타고난 아편장이 상인데 손에 경찰봉을 쥐고 있으면 마치 아편피우는 대를 쥐고 있는것과 똑 같이 보인다.

 

홍지엔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그 월남 조계찰이 알아챘는지 그는 뒤에 떨어져 오던 훵이가 탄차를 가로 막았고,보복적으로 검문을 하지는 않았다.

그는 비스켓 상자와 고기통조림을 모두 긁어서 찠어 놓더니, 몰래 손을 뻗어 3위안을 요구하고,결국 조계경찰 주머니를 온전히 채웠다.

홍지엔은 크고 작은 트렁크 두개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가는 길에 고개를 돌리기 불편했다.

부두에 도착해서  차를 내려, 훵이를 찾았으나 훵이가 보이지 않아  한동안 조바심을 했다.

 

홍지엔과 씬메이는 같은 선실 이었다.

쑨아가씨는 우연히 만났지만, 리선생, 구선생 두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이윽고 배가 출항했는데, 그때 까지도 그들의 종적은 보이지 않았다.

씬메이는 다급해서 머리에서 땀이 뻘뻘 났고, 홍지엔과 쑨 아가씨가 갈팡질팡하는 그를 도와주었다.

한참 고민하고 있는데 배의 노역꾼이 달려 와 삼등선실에서 어떤 승객이 씬메이를 보자고 한다며, 그는 일등선실로 올라오지 못하니,씬메이에게 내려오라고 한다고 했다.

 

홍지엔과 씬메이가 가보니 바로 구선생이었고, 그는 마치 춤 스텝을 밟듯 손짓을 하며 그들을 내려오라고 불렀다.

두 사람은 급히 물었다.

"리 선생은 요?"

구 선생이 대답했다.

"그는 나와 같은 선실입니다.지금 세수하고 있어요.

리선생의 친구가 양식당 칸 표는 석장밖에 살 수 없다고 해서 리 선생과 나는 그 표를 당신들에게 모두 주고 나머지는 삼등실로 바꾸기로 한거예요.

두사람은 그 말을 듣고 매우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구 선생이 말했다.

"여기도 편안해요, 내가 안내 할테니 내려와 보세요.

두사람은 그를 따라 선실로 내려 갔는데 선실 가득 짐으로 꽉 차있었고 리 선생은 발을 씼고 있었다.

씬메이와 홍지엔은 선실 말을 꺼내며 그에게 정중히 사과했다.

구선생이 끼어들며 말했다.

"원래 양식당칸 표는 두장밖에 없었는데 리 선생이 그 친구에게 재삼 간청해서 "한장 더 구한겁니다."

씬메이가 말했다.

"사실 그 두장은 두분 연세 많으신 선생님들이 한장씩 갖으시고, 우리 같이 젊은 사람이 당연히 좀 고생해야되는거죠."

리 선생이 말했다.

"기껏해야 열두시간 정도 가는데 뭐 대단할거 없어요.양식당칸은 나도 타 보았는데 뭐 여기보다 더 편할 것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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