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문밖에 나와서 헤어질 때 리선생이 씬메이에게 선박회사에서 표를 쉽게 살 수 있는 잘 아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씬메이가 중국 여행사에 가서 부탁하면 된다고 대답했다.
리선생이 말했다. "선박회사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는데 내가 그에게 직접 부탁해서 사면 어떻겠습니까?
선생은 벌써 여러가지로 우리때문에 돈을 썼는데 이일은 형제지간에나 할 수 있는 봉사였습니다."
씬메이가 말했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더이상 좋을 수 없죠. 그럼 서양 식당 칸으로 다섯장 부탁 할께요!"
그날 오후 홍지엔은 씬메이와 씨에촨을 끌고 커피점에 들어가 이번에 동행할 세 사람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내가 보기에 리메이팅(李梅亭) 저 짜증나는 인간은 배속에 무슨 보물이 들었을 리도 없는데 어떻게 중국문학과의 주임이 된단 말이야?
자네가 응당 씨에촨에게 그 자리에 가라고 했어야지."
씬메이가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씨에촨? 그가 가려고 하겠어?
자네가 못믿겠다면 그에게 직접 물어봐.
우리같은 사람은 실연이나 당한 폐물들이니까 그런 곳에 기꺼이 가려고 하지만, 씨에촨네 집에는 싱싱한 미모의 마누라가 있단말야."
씨에촨이 웃으며 말했다.
"함부로 말하지 마, 나는 가르치는 일에는 흥미가 없어.
만약에 논 삼백마지기만 있다면 내년부터는 훈장질을 안한다는 말도 있지않아.
자네들은 왜 나를 따라 홍콩에 가서 기회를 찾아볼 생각을 않는거지?"
홍지엔이 말했다.
"맞아, 나도 귀국한 후에 실업자 같이 지낼때는 가르치는 일도 개의치 않았지.
씬메이는 갈데가 많아서 관리도 들어갔다가, 그만두고 나와서 신문사 일도 해보았는데, 이젠 냉대 받으러 가게 생겼으니 내가 다 안타깝구먼."
씬메이가 말했다.
"신문사 일도 민중의 지혜를 깨우치는 일이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도 민중의 지혜를 깨우치는 일이야.
둘다 정신을 동원시키는 일이니 피차 못하고 더하고도 없지.
영향력의 범위를 놓고 말하자면 신문사 일은 넓다고 할 수 있겠으나, 영향력의 정도로 말하자면 교육이 깊다고 할 수있어.
나는 이번에 가서 한가지 인생경험을 늘릴 거야."
씨에촨이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큰소리 치는 말은 자네 신문사의 논리로 독자들을 속이는데나 쓰도록 남겨놔.
씬메이가 안절부절하며 말했다.
"나는 절대 허튼소리로 남을 속려는게 아냐, 나는 정말 그렇게 믿어."
홍지엔이 말했다.
"큰 소리를 치며 남을 속이는 것도 습관이 되는거야.
자기 자신조차 속이며 그렇게 믿는거야. -- 이건 지극히 일반적인 심리 현상이야."
씬메이가 말했다.
자네는 이런 이치를 이해하지 못한ㄴ군.
남을 가르치다 보면 정치를 할 수도 있는건데, 자네도 알다시피 현재 많은 중국 대정객들이 교수 출신이고 유럽 대륙도 역시 이와 같아.
예를 들어 체코의 첫번째 대통령과 불란서의 현 총리도 그렇지.
정치를 하려는 사람은 먼저 가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해.
첫째는 청년들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어서이고,둘째는 자기의 간부가 될 인재들을 훈련시킬 수 있어서기 때문이지.
이것과 신문이 만들어내는 여론은 늘 그런식이야."
홍지엔이 말했다.
"이건 대교수가 정치를 한다는 게 아니고, 소 정객이 교육을 해본다는것이야.
종전의 우민정책은 인민들이 교육을 못 받도록 하는 것이었고 현대의 우민정책은 인민들에게 어떤 한가지 교육만 받게 만드는거지.
교육 받지 못한 사람은 글자를 몰라서 윗사람에게 휘둘리게 되고, 교육을 받은 사람은 글자를 아니까 인쇄물에 휘둘려지는 건데, 자네들의 신문 선전품에 또는 훈련 간부의 말 같은것에 휘둘려 지는 거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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