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전에 하던대로 칭찬해 마지 않았다.
씨에촨은 예의 바르게 행동했지만 냉담했는데 마치 지도자가 민중의 환영을 받을때의 표정이었다.
씬메이가 홍지엔에게 말했다.
"당신도 몇수를 써서 우리 안목을 넓혀 주시죠.""
홍지엔은 극구 자기는 시를 쓸줄 모른다고 말했다.
씨에촨은 홍지엔이 정말 시를 쓸줄 모르면 억지로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씬메이가 말했다.
"그럼 모두 큰잔으로 한잔합시다. 씨에촨형의 시를 좋은 안주삼아 듭시다."
홍지엔은 목구멍과 혀 두 기관이 이 한모금에 더이상 남아나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그냥 세금처럼 흘러지나가라고 곧바로 목구멍으로 흘려넣었다.
그러자 위 안에 있던 것들이 이 한모금 에 급격히 치받치며 위로 올라오는데 마치 이미 물이 막혀있는 양변기에 다시 물을 내린 형국이 되었다.
그는 서둘러 잔을 내려 놓으면서 이빨을 깨물고 꿋꿋한 의지로 이 한판 넘쳐오르는 것들을 눌렀다.
쑤 아가씨가 말했다.
"나는 동씨 부인을 본적이 없지만 내가 상상하기에 그분의 미모가 떠오릅니다.
동선생의 시에서 '좋은 글은 여인의 보조개에서 오는 것' 여기서 마치 살아있는 그림을 보듯 동씨 마나님의 귀여운 웃는 얼굴과, 깊은 두 보조개가 보이는것 같군요."
자오씬메이가 말했다.
"씨에촨에게 좋은 부인이 있다는 걸로는 충분치 않은지 시에서 마저 뽐내고 자랑하는데 우리들 같이 외로운 사람들이 보고 있으려니 정말 샘이 나네요."
그는 이말을 할때 술기운을 빌어서 뻔뻔스럽게 쑤 아가씨를 빤히 보았다.
추션밍이 말했다.
"그의 부인 얼굴에 보조개가 있다는 것은 단지 그 혼자 보라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시에 써 있는 것은 우리들 모두 자세하고 만족스럽게 볼 수 있다는 거지요."
씨에촨은 화가 났으나 울화통을 터뜨리지는 않았고 굳은 얼굴로 말했다.
"당신들은 이런방면에는 정말 깜깜한 사람들이니, 근본적으로 시에 대해 담론할 필요가 없는건데...
나의 이 글귀는 두가지 경전을 이용했고, 윗글은 메이셩위(梅圣俞), 아래글은 양다옌(杨大眼)에서 가져온 건데 당신들은 출처를 모르니 궂이 억지로 끌어다 맞출 필요도 없어요.
씬메이가 한쪽에서 술을 따르며 말했다.
"미안해요, 미안해!
우리 스스로가 벌주로 한잔씩 마실께요.
황선생, 당신은 당연히 출전을 알고 있었을테고, 당신은 우리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거 아뇨!
무엇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척 했소?
당신은 벌주 두잔을 마셔야해요.어서!"
홍지엔은 화가 나서 말했다.
"당신 억지 부리지 마세요. 무슨 이유로 내가 당신들보다 당연히 더 알고 있다고 하는거요?"
쑤 아가씨도 씨에촨이 '깜깜한 사람'이라고 욕을 했기 때문에 마음 속으로 심히 불쾌해 있었다.
"나 역시 깜깜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나는 벌주 안마실래요."
씬메이는 이미 술기운이 올라서 쑤 아가씨의 다그치는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말했다.
"당신은 벌 받지 않아도 되니, 그가 적어도 남은 잔을 마시면 될거요. 나도 그와 똑같이 마실거니까."
말을 하면서 홍지엔의 잔에 술을 가득 딸았다.
그는 자기잔을 들어올리며 술을 단숨에 마셔버렸고 이어서 홍지엔을 향해서 따라하라고 했다..
홍지엔이 의연히 말했다.
"나도 이잔까지는 깨끗이 다 마시겠는데, 더이상은 당신이 나를 죽이려는거니까, 나는 안마실거요."
술잔을 들고 곧장 목구멍으로 쏫아부었고, 완전히끝나자 씬메이를 향해 잔을 높이 들어올리면서 말했다.
"나를 따라 -" 그는 "잔"이란 말이 입에서 채 나오지 않았다.
그는 입을 꼭 다물고 균형을 잃고 쓰러지면서 타구 옆으로 부딪쳤다.
"왁" 하는 소리를 내지르며 음식과 술이 입에서 쏫아져 나왔는데 뱃속에 그만큼 소화가 안된 토할 것이 있었다는 건 생각치도 못한 일이었다.
토하면서 호흡이 곤란해지자 콧물, 눈물 위액이 모두 함께 나왔다.
그의 머리 속에 떠오른 것은 "개망신이야! 다행히 탕아가씨가 이자리에 없구먼."
'전종서의 위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80p (전종서의 위성) (0) | 2013.03.14 |
---|---|
79p (전종서의 위성) (0) | 2013.03.13 |
77p 下 (0) | 2013.03.11 |
77p 上 (전종서의 위성) (0) | 2013.03.06 |
76p (전종서의 위성) (0) | 2013.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