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종서의 위성

75p (전종서의 위성)

"바로 러셀이죠."  (버트란드 러셀 : 20C 영국 철학자, 수학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철학자,그것도 새로 작위까지 받은 사람을 추션밍이 그와 친한 것처럼 아명으로 부르자 동씨에촨마저 부러워 탄복하며 말했다.

"당신과 러셀이 아주 친합니까?"

 

"친구라 할만하죠. 그는 나를 존중해 주며, 대답해야 할 많은 문제를 해결코자 내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죠."

추션밍이 허풍을 치는지 않는지는 세상 아무도 모르고 (중국어 표현 : 天知道 - 하늘만이 안다), 러셀로서는 그에게 언제 영국에 왔는지, 어떤 계획이 있는지, 그렇지 않으면 차에 설탕을 몇덩어리 넣는지 하는 것 같은 자기로서는 해답을 내기 어려운 문제들 이었겠지만  - 

"황선생, 당신은 수리 논리학을 이용해 본적이 있습니까?"

 

"나는 그것이 무척 어렵다고 알고 있고 , 한번도 배운 적이 없어요."

"그말은 어폐가 있는데, 당신이 배운적이 없다면 어찌 압니까' 그것이 어려운 줄을?

당신의 생각은 ; 다른 사람에게 듣자니 그것이 매우 어렵다더라 이겠죠."

 

씬메이가 곧바로 말했다.

'홍지엔 형이 졌네, 벌주 일배!"

쑤 아가씨는 홍지엔을 위해 불복한다는 투로 말했다.

"추선생은 정말 대단히 총명하군요. 나까지 입을 감히 열 수 없네요."

 

션밍이 말했다.

"입을 안 열 필요는 없고, 마음속의 사상(思想) 형태가 혼란스러워 논리적이지 않은데도 이런 고질병을 여전히 버리지 못한다는 겁니다.

쑤 아가씨가 화가 나서 입이 쑥 나와 서 말했다.

"당신 겁나네요! 우리 마음속의 자유를 당신이 모두 박탈하려 하는군요.

내가 보니까 당신은 남의 마음속을 꿰뚫어보는 능력도 없는 것 같은데요."

 

추션밍이 태어난 후, 미모의 소녀가 그와 "마음"에 대해 얘기해 본 것은 오늘이 처음 이었다.

그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코에 결친 안경이 소리를 내며 우유 잔으로 곧바로 떨어져 버렸고, 옷과 테이블 보에 우유가 튀었다.

쑤 아가씨의 팔에도 몇 방울 튀었다.

모두들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크게 웃었다.

자오씬메이가 벨을 눌러 웨이터를 오게해서 치우도록 했다.

쑤 아가씨도 눈살을 찌프리지 않고 가볍게 순수건을 꺼내 팔에 묻은 우유 거품을 지웠다.

추션밍은 얼굴이 빨개져서 안경을 닦아냈는데 다행히 깨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다시 걸치려고 하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모두들 얼굴에 아직 남아있는 덜 겉힌 웃음을 똑똑히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동씨에촨이 말했다.

"좋습니다, 좋아요. 비록 말 앞에 물을 쏫았어도 (马前泼水), 갑자기 깨진 거울이 다시 둥글어졌으니 (破镜重圆) 션밍 형은 장래 혼인할때 반드시 헤어졌다 다시 만나고 슬펐다 다시 기뻐 질테니 정말 볼만 할 겁니다."

씬메이가 말했다.

"모두 건배 합시다. 존경하는 우리의 대철학자의 미래 훌륭한 마나님을 위해 건배!'

황선생은  반잔도 되니 반잔이라도 드세요."

-  씬메이는 대철학자들은 원래부터 한번도 훌륭한 마누라를 얻은적이 없다는 것을 몰랐는데 소크라테스의 마누라는 바로 막되먹은 여자였고, 추션밍의 좋은 친구라는 러셀 역시 그랫던지 몇차례 이혼을 했었다.

 

 

(破镜重圆 : 깨졌던 거울이 다시 둥글어지다. [당()대 맹계()의 《본사시(本事詩)》에서, 남조의 진(陳) 왕조가 막 멸망할 즈음 왕의 사위였던 서덕언()이 구리 거울을 쪼개어서 아내 낙창(樂) 공주와 반조각씩 나눠 갖고 다시 만났을 때의 징표로 삼았는데, 결국 이 징표로 인하여 부부가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함]

'전종서의 위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77p 上 (전종서의 위성)  (0) 2013.03.06
76p (전종서의 위성)  (0) 2013.03.03
74p (전종서의 위성)  (0) 2013.02.28
73p (전종서의 위성)  (0) 2013.02.26
72p (전종서의 위성)  (0) 2013.0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