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p (전종서의 위성)

씨에촨이 객관적으로 비평하여 말했다.

"그분이 미인이시기도 하지만 그림도 상당히 많이 배운 솜씨 입니다.

그녀의 그림 <석양의 적막한 산사>는 수 많은 선대 사람들 시집에서 읊었던 제목이죠.

그녀는 나와 같이 용수사(龙树寺)에 갔었는데 집으로 돌아오자 바로 이 두루마리를 그리셨고, 우리 어르신 께서 두 수의 칠언절귀를 쓰셨는데 두 문장이 제일 좋았습니다.

'정원조사는 지금 누구인가?  (정원조사:贞元朝士 - 유명한 스님으로 추측됨)낡아 빠진 승방에 석양은 끝이 없네!'

확실히 어르신들은 하루 하루 어려지는 것 같고, 사람의 재능은 점차 나빠집니다.

'운명을 거스를 필요는 없으나 , 동광을 돌아보니 망연하기만 하네!" 말을 하면서 머리를 저으며 개탄했다.

 

황혼지엔은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던지라 흥미가 있었다.

한참 나이에 외국 물까지 먹은 사람의 말투기 어떻게 옛풍습을 지키는 젊은이처럼 되었는지 정말 이상했다.

아마 그가 동광체 시를 배웠던 것과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씬메이는 모두에게 앉으라고 하고 쑤 아가씨를 위해 잔에 불란서 포도즙을 가득 따르면서 웃으며 말했다.

"이건 오로지 당신 드릴려고 내가 집에서 따로 가져 온겁니다.

오늘  이자리에 있는 션밍 형은 철학자이고, 당신과 씨에촨 형은 시인이고, 황 선생은 철학자이면서 시인인데 한몸으로 두가지를 하니 정말 대단하죠,

나는 잘 하는 것이 없으니 그저 술이나 벗삼을 밖에 없어, 오늘 당신과 더불어 한잔 하려고 두근(1리터)짜리 술을 가져왔어요.

씨에촨 형도 주량이 세니까요."

 

황홍지엔은 깜짝 놀라서 펄쩍 뛰며 말했다.

"누가 나보고 철학자며 시인이라고 그럽니까?

거기다가 나는 술을 못해요, 그야말로 한방울도 못한다니까요."

씬메이는 술 주전자를 잡고 좌중을 돌아 보면서 말했다.

"오늘은 누구든지 인사치레 한다고 사양하면 우린 벌주 두잔을 마시도록 할겁니다. 어떻습니까?"

 

씨에촨이 말했다; "찬성 합니다! 이렇게 좋은 술을 벌로 준다니 너무 쉽네요."

홍지엔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자오 선생, 나 진짜 술 못해요.

나도 포도즙으로 주세요, 안됩니까?"

 

씬메이가 말했다. "어떤 불란서 유학생이 술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포도즙은 아가씨들나 마시는 겁니다.

션밍 형은 신경쇠약으로 술을 끊었으니 예외 입니다. 당신은 사양하지 마세요."

씨에촨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원완 아가씨처럼 '경국지색의 미모'도 아니고, 또 션밍선생 같은 '생각이 많아 몸이 병든 것'도 아니니 내가 권하려는 것은 '있는 술 마시고 곧바로 취하면' 됩니다.

그럼, 우선 한잔 합시다, 한잔이 정 안되면 반잔이라도 하세요."

 

쑤 아가씨가 말했다;

"홍지엔은 술을 못하는것 같은데.... 씬메이가 당신한테 저렇게 권하니 호의를 받아들여서 조금이라도 마셔보세요."

씬메이는 쑤 아가씨가 홍지엔을 보살피고 감싸는 것을 보고 약이 올라 홍지엔의 잔에 담긴 술이 방울방울 모두 석유로 변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그런 바램이 이뤄질리도 만무였고, 어쨋든 홍지엔은 한모금 마셨다.

그랫더니 마치 한가닥 불붙은 실이 혀끝에서 부터 가슴을 지나 횡경막까지 확 지나가는듯 저르르했다.

 

션밍은 차를 마실뿐, 술잔은 여전히 비어 있었다.

웨이터가 결코 A급이라 할 수 없는 커다란 우유병을 들면서 벌써 냉장을 해 놓았다고 했다.

씬메이는 병을 씬메이에게 주면서 말했다.

"당신 스스로 따라서 마셔요. 나도 당신에게 인사치레 하고 싶지 않으니까."

 

션밍은 잔을 뒤집어 입술을 비쭉하게하여 맛을 보고 말했다.

"차지도 따뜻하지도 않고 딱 좋네."

그리고 나서 주머니에서 무슨 외국 보약병 같은 것을 꺼내 환약 네개를 입속에 털어넣고 우유 한모금으로 꿀떡 삼켰다.

그것을 보고 쑤 아가씨가 말했다.

"추선생은 정말 보양에 대해 잘 아시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