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션밍의 표정이 다급해지며 홍지엔을 흘?끗 보더니 곧바로 고개를 돌려 자오씬메이에게 말했다.
"자오 형, 쑤 아가씨가 왔어야 할텐데. 내가 이렇게 여자를 기다린 예는 평생 없었어."
씬메이는 메뉴판을 웨이터에게 주다가, 막 대답하려고 고개를 돌리는데 동씨에촨이 쓰고 있는 것이 보여서 얼른 물었다.
"씨에촨, 지금 뭐하는거야?"
동씨에촨은 고개를 쳐들지도 않고 말했다. "나 지금 시 쓰고 있어."
씬메이는 마음이 놓인다는 듯 말했다.
"얼른 시 몇수 써봐. 내가 비록 시를 이해는 잘 못하지만 당신 시 보는 것을 제일 좋아해.
내 친구 쑤 아가씨는 신시를 대단히 잘 쓰지만, 구시( 旧诗 : 백회시와 구별되는 옛 문언시) 감상에도 일가견이 있지
조금 있다가 당시의 시를 그녀에게 보라고 해봐."
씨에촨은 붓을 멈추고 무언가 싯귀를 생각해 내느라 고심하는 듯 손가락으로 앞 이마를 두드리다가 다시 계속 써내려가며 말했다.
"신시는 구시는 비교가 불가능해!
내가 그때 루산(庐山 : 강서성에 있는 산)에 있을 때 아버지 친구분 쩐산옌阵散原) 선생과 얘기 했는데 우연히 백화 시에 대해 얘기하게 되었지.
그분은 한두 수 보신 걸 갖고 말하셨는데 쒸즈모(徐志摩 : 미국, 영국에 유학한 중국 현대시의 개척자)의 시는 재미있기는 한데 상당히 명나라 초기의 양지(杨基) 같은 사람의 경지에 머물렀을 뿐이라 대단히 불쌍하다고 하시더군.
여자들이 쓴 시는 기껏해야 2류 밖에 안되. 새 같은 것도 안으로 보면 울수 있는 것은 모두 숫 놈이야. 닭만 해도 그렇지."
씬메이는 크게 불복하며 말했다.
""그럼 왜 외국인들은 밤 꾀꼬리 말을 꺼내지, 언제나 그놈이 암놈이라고 하지 않아?"
추션밍은 암수 성별에 대해 제일 잘 알고 있다는 듯 냉냉하게 말했다.
""밤 꾀꼬리 암놈은 울지 못해.울 수 있는 것은 숫 꾀꼬리야."
말을 하는중에 쑤 아가씨가 왔다.
씬메이는 자기가 오늘의 주인공인 권리를 이용 홍지엔과 마주하고 있는 그녀를 향하여 전적으로 알랑거렸다.
씨에촨은 악수를 나눈 후에는 그녀를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했는데 그가 구식의 명사들이 여자를 보는 태도를 그대로 물려받았기 때문이었다.
혹시. 희롱하는 농담을 했다면 이는 기녀를 대할때 하는 풍류였을 테고, 그것이 아니라면 시선을 내리 깔고 있어야 하고(중국어 표현 : 眼观鼻鼻观心-눈으로 코를 본다)
감히 똑바로 보지 못했는데 이것은 친구의 집안 권속을 대하는 예의 였다.
추 철학자는 몹시 부러워하는 눈초리로 쑤 아가씨를 보았는데 큰 눈동자가 철학자 쉐링(독일 관념철학의 완성자)의 '절대관념'을 방불케 했다.
이것은 마치""권총안에서 튀어나온 화약" 같았고 위험하기가 눈 언저리를 돌파하여 안경을 부수고 들어올 것 같았다.
씬메이가 말했다.
"오늘은 원래 동씨 마나님도 오시라고 했는데 동 선생님께서 아주머니가 일이 있어 올 수 없다고 하셨어요.
동씨 마나님은 미인인데다가 중국화의 대가 이시니 우리 씨에촨형과 만나면 정말 주련벽합 이었을텐데..."
(중국어표현 : 주련벽합 - 珠联璧合;진주를 잇고 옥을 합하다 - 우수 인재들이 결합하여 더욱 빛이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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