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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69p (전종서의 위성)

홍지엔은 놀라서 벙어리가  된듯 말을 못했다.

쑤 아가씨 집에서 일은 있었지만, 어쨋든 저녁때 음식점에서 가서 그를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집에 돌아와 온종일 고민하느라 전혀 즐겁지 않았는다.

더이상은 질질 끌 수 없었고 서둘러 태도를 표명해야만 했다.

 

황홍지엔이 음식점에 도착했을때 손님이두사람 이미 와 있었다.

한사람은 등이 굽고 이마가 높으며 눈이 크고 창백한 얼굴에 금테안경을 썼으며 양복을 입었는데 소매로 손가락이 없는 것을 감추고 있었고 반들반들한 얼굴에 수염도 없고 주름살 또한 었었는데 보고 있으면 노부인의 어린 모습 같기도하고,어린아이가 그대로 나이를 먹은 모습 같기도 했다.

또 한사람은 기개가 대단해 보이고 콧날이 바르고 우뚝했는데 측면에서 보면 얼굴에 비스듬히 사다리를 건쳐 놓은 것 같았으며 목에맨 나비 넥타이가 꽉차 보이고 단정해 보여 홍지엔이 몹시 부러워하게 만들었다.

 

씬메이는 홍지엔이 온 것을 보고 열렬히 환영했다.

서로 소개하고 나서야 홍지엔은 그 등이 굽은 사람이 철학자 추션밍(褚慎明)아는 것을 알았다.

또 한사람은 동씨에촨(董斜川)이라고 했는데 원래 체코 중국 공사관에서 군사 참찬직으로 있다가 국내 근무로 발령이 나서 귀국했지만 아직 부서에 부임하지 않은 상태였으며 한 시를 잘 짓는 재능있는 사람이었다.

 

추션밍이란 사람은 원래 이름이 추쟈바오(가보 家宝 : 집안에 전해내려오는 보물)였으나 그가 이름이 좀 알려진 후에 "가보"라는 이름이 철학자 신분에 맞지 않는다고 싫어하게 되어 스피노자(斯宾诺莎)도 개명한 전례에 따라 "션밍(慎明)"이라 바꾼 것다.

이는 "신중히 생각하고 명확히 판단하다 (慎思明辨)의 의미에서 따온 말이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신동 소리를 들었으나 어떤 사람은 그가 정신병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 모두 기꺼이 졸업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그는 그를 적절히 가르치고 시험할 선생님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꼭 여자같이 생겼고 눈은 근시가 심했지만 원래부터 안경을 쓰지 않았는데 그가 여자 얼굴처럼 생겼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걸핏하면 인간의 본성은 타고난 천성과 야만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만 자기는 천성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언제나 외국 철학잡지를 뒤척이며 세계적인 대 철학자의 연락처를 찾아내어 그들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자기가 철학잡지에서 서평난에 그들의 저작을 찬미하는 말을 보고  그들의 책을 애독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책내용을 그대로 써놓고 자기의견도 똑같다고 했다.

외국철학자는 지식분자들 중에서도 제일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들인데다가, 전문적 권위로 치면 과학자들보다 높지 못했고, 통속적으로 이름이 나기에는 문학자들보다 넓리 알려지지 않았는데 갑자기 이역만리 먼 곳에서 외국인의 알랑대는 편지를 받게되니 말할 필요도 없이 기뻐하여 그들의  철학도 잊어버릴 뻔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중국은 잘 알지 못하는 낙후한 원시국가 정도로 보얐는데 이 중국인이 편지에서 분수를 아는 듯 몇마디 말을 쓰자 바로 회신했다.

거기에 추션밍이 중국 신철학의 창시자란 찬사까지 써 보내면서 거기다 저서도 한권 같이 보내주었다.

하지만 추션밍이 다시 편지를 보내자 몇번 가지 않아 회신이 오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그 허영에 찬 대가들이 그에게 동업자로서 으시대는 편지 한통 보내며, 피차간에 모두 뜻하지 않게 받은 그런 편지에서 피차간에 서로 흥을 깨고 화를 돋우지 않기위해"현시대의 최고 로 위대한 철학자 "라고 추켜세워 줬으니 말이다.

 

추션밍은 이런 회신 편지 3-40통에 의지하여 무수한 사람을 놀라게 했으며 어떤 재능을 아끼는 부유한 관료가 많은 돈을 그에게 보내주어 그가 해외에 가게해 주었다.

서양 대철학자중 그에게 회신하지 않은 사람은 단지 베르그송(柏格森) 뿐이었다.

베르그송은 모르는 사람이 귀찮게 하는 것을 겁내서 주소도 비밀로 했는데 전화번호부에도 그의 이름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추션밍은 유럽에 도착하자 온갖 머리를 써서 베르그송이 사는 곳을 알아내고  편지를 보냈는데 약속하고 방문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누가 알았겠는가, 편지가 되돌아 왔고 그는 그때부터 직관주의에 대하여 마음 속 깊이 미워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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