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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61p (전종서의 위성)

황홍지엔은 그때 차오웬랑을 향하여 손을 내밀어 부채를 받아 쥐고 한번 쓱 보는 순간 마음이 언짢았다.

잘 만든 금박을 입힌 부채에는 비뚤빼뚤 자주색 잉크로 쓴 펜글씨로 이렇게 쓰여있었다.

 

설마 내가 너를 감금했을까?                      (难道我监禁你?)

아니면  네가 나를 강점했을까?                  (还是你覇占我?)

네가 내 마음속으로 불쑥 뛰어들어             (你闯进我的心,)

문을 닫고 열쇠를 걸어 잠궜네.                  (关上门又扭上销.)

잠긴 자물쇠의 열쇠를 잃어버렸는데           (丢了销上的钥匙,)

그건 나, 어쩌면 너 자신이었지.                 (是我,也许你自己.)

이제 문을 열 방법이 없으니                      (从此无法开门,)

영원히, 너는 내 마음속에 갖히게 된거야.    (永远,你关在我心理.)

 

시의 말미에 작은 글자로 ; "중화민국 26년 가을, 원완(文纨) 아가씨를 위해 옛 작품을 기록하다. 왕얼카이(王尔恺)"

 

이 왕얼카이는 유명한 청년 정객으로 충칭(중경)에 근무하는 아주 높지도 그렇다고 낮지도 않은 관직에 있는 사람이었다.

두 아가씨가 모두 기대에 가득차서 황홍지엔을 주시했는데 그는 부채를 놓더니 입을 비쭉이며 말했다.

"이 글씨를 쓴 사람은 마땅히 손바닥을 맞아야 해요!

나는 이렇게 펜으로 접는 부채에 글을 쓴 걸 본적이 없는데 그는 역으로 펜으로 서양 글씨는 쓰지 않는 가 보네요."

쑤 아가씨가 황급히 말했다.

"당신 글씨가 좋다 나쁘다는 상관하지 말고, 당신이 보기에 이시가 어떤가요?"

홍지엔이 말했다; "왕얼카이란 사람 저렇게 관직에 열중인데 어떻게 좋은 시까지 쓰겠습니까?

내가 그렇다고 그에게 사람을 보낼 것도 아니고, 또 엉터리 시에 알랑거릴 의무도 없는거 아닙니까?"

그는 탕아가씨가 자기를 향하여 미간을 찌프리고 고개를 저으며 눈치 주는 것을 주의하지 않았다.

 

쑤 아가씨가 노기 띤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참 싫군요. 전적으로 편견에 사로잡혀서..., 애당초 시를 논하기에 어울리지 않아요."

라고 하면서 바로 부채를 잡으려 했다.

 

홍지엔이 말했다.

"좋습니다. 내가 마음을 가라 않히고 차분하게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쑤 아가씨가 비록 입이 뾰루퉁 나와서 말하기를 "당신은 볼 필요도 없어요." 라고 했지만 여전히 홍지엔 은 부채를 손에 들고 있었다.

홍지엔이 갑자기 부채에 써있는 시를 가르키며 큰소리로 외쳤다.

"이거 안되겠는데! 이시는 훔쳐온 것예요."

 

쑤 아가씨는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해지며 말했다.

"함부로 지껄이지 마세요!  뭐, 훔쳐온 거라고? "

탕아가씨도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적어도 빌려 왔다하더라도  빌린 것은 빚진 겁니다.

차오선생이 그시가 고대 민가(民歌) 풍미가 있다고 한것은 조금 맞는 겁니다.

쑤 아가씨, 당신 기억 안나요?

우리가 유럽 문학사 수업때 교수가 이시에 대해서 강의한 것 들었지 않아요.

이것은 독일의 15-6세기 민가예요.

내가 독일에 가기 전에 사람들과 독일어 공부를 했는데 초급 교과서에서도 읽었어요.

시작이 어떻게 되냐하면, '나는 너의 것, 너는 나의 것, 뒷 부분을 대충 말하자면  '너는 갇혔다, 내 마음 속에.

열쇠를 잃어버렸으니 영원히 나올 수 없다. 이런 건데 원문은 기억나지 않는군요.

하지만 의미는 결코 틀리지 않습니다.

천하에 이런 우연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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