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아가씨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차오웬랑의 얼굴에는 수면에 돌을 던졌을 때처럼 잔잔하고 동글동글한 파문이 퍼져 나갔다.
"바로 그것이 이시의 정수를 헤아릴 수 있게해주는 것이고, 거기에는 어떤 의미를 두어도 안됩니다.
시가 의미가 있다는 건 불행한거죠.!"
쑤 아가씨가 말했다; "미안한데요, 잠간만 앉아 계세요.내가 보여 드릴게 있어요."
쑤 아가씨가 등을 돌리자 홍지엔이 말했다.
"차오선생, 쑤 아가씨가 쓴 <18인의 백화시인> 재판을 찍을 때 틀림없이 당신이 추가되어 19인이 될것 같은데요.""
차오웬랑이 말했다; "그럴리가 없어요. 나는 그들과 너무 달라 맘이 서로 통하지 않아요.
어제 쑤 아가씨가 내게 말했는데 그녀는 학위 취득을 위해 그 책을 썼을 뿐이라 했고 솔직히 그녀는 그들의 시를 중시하지 않는대요."
"정말이요?"
"황선생, 당신도 그책을 읽었죠?"
"보긴 했는데 잊어버렸어요."
홍지엔은 쑤 아가씨가 보낸 그 책을 받긴 했지만 그저 간단히 한번 들척여 보며 18인이 어떤 사람들인지 보았을 뿐이었다.
"그녀는 머릿글에서 Jules Tellier의 비유를 분명히 인용했는데.탈모증에 걸린 사람이 이발을 하러 갔을때 이발사가 그에게 이발을 할 필요가 없소, 며칠 안되어 머리카락이 몽땅 빠질테니까 라고 말할 거라고 했어요.
대부분의 현대 문학 역시 똑 같이 비평할 가치조차 없어요. 그 비유가 아주 세련됬어요."
홍지엔이 마지못해 말했다.
"하지만 나는 특별히 머리에 남는 것이 없었어요."
그러면서 속으로 자기는 쑤 아가씨를 얻으려고 눈독들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쑤 아가씨의 책을 저렇게 숙독할 뻔 했다고 생각했다.
아쉬운 것은 자오씬메이의 프랑스어가 책을 볼만한 수준이 아니어서 망정이지 그가 차오웬랑 수준만 되었어도 틀림없이 쑤 아가씨의 환심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탕아가씨가 말했다;
"사촌언니의 책에서 말한 시인 18인의 머리가 몽땅 빠진다 하더라도 앞으로 차오 선생님은 구두쇠처럼 머리카락 한올도 나눠주지 않을 것 같아요."
보두들 크게 웃는데, 쑤 아가씨가 자주색 의 잘 만든 부채 함을 하나 들고 들어오면서 탕아가씨에게 눈짓을 하자 탕아가씨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쑤 아가씨는 함 뚜껑을 열고 정교한 조각 문양이 있는 침향목 살로 된 여자용 접는 부채를 꺼내어 차오웬랑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여기 시가 한수 쓰여 있는데 한번 보세요."
차오웬랑은 부채를 펼치고 소리 높여 한번 읽었는데 음조가 마치 중이 염불하는 듯하기도 했고, 배우가 대사를 외우는 것 같기도 했다.
홍지엔은 한자도 알아들을 수 없었는데 이유는 죽음을 앞둔 사람이 헛소리 하는 것 같이 끙끙 신음하는 듯 했거나, 모두 지방 사투리로 읽었기 때문이었다.
웬랑이 낭송한 후 다시 사근사근 작은 소리로 독경하듯 하는데 입술이 다시한번 똑같이 소리내지 않고 읽는듯 나불대었다.
"정말 좋군요! 소박하고 진지한게 고대 민가의 풍미가 있네요."
쑤 아가씨는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차오 선생 안목은 정말 대단하세요. 당신 솔직히 말해보세요, 이 시가 그럭저럭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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