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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기를 "여자친구"는 바로 "애인"의 학명(學名)라고 하는데 말하기는 거창하지만 그것은 마치 장미꽃이 생물학상 "장미과 나무의 겹잎식물" 라고 하는 것이나 마친가지고, 혹은 소박 맞은 마누라를 법률 용어로 "협의 이혼"이라고 하는 것이나 같다.
황홍지엔은 쑤 아가씨와 같이 홍콩에서 이틀간 놀러 갔다오고 나자 비로소 여자친구와 애인이 사실상 절대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쑤 아가씨는 가장 이상적인 여자 친구 였다.
머리도 좋고, 훌륭한 집안이며, 태도와 용모 또한 대갓집 규수로서 부족함이 없었고 그녀와 함께 음식점에 가거나 극장에 가더라도 절대 자기가 체면을 깎일 일은 없었다.
그들 두 사람이 비록 아주 가까운 사이기는 했으나, 황홍지엔은 그녀와의 정이 여기서 더 나가지 못하고 멈추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두줄의 평행한 직선처럼 어찌 되었든 서로 서로 가까와 질 수 없고, 아무리 선이 길어져도 결국 합쳐져서 하나가 되지 못한다는 것과 같았다.
비록 구룡에서 내릴때 그녀가 부끄러워얼굴이 빨갛게 되었던 적이 있지만 그것은 찰나에 불과했고, 마음이 갑자기 부드러워져서 역량이 뛰어오를리도 없었기 때문에 그 이후로는 그와 비슷한 느낌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가 발견한 지금의 쑤 아가씨는 적지 않게 어린애 같은 기질을 갖고 있었는데 그녀는 장난도 잘 쳤고, 천진난만 하기도 했는데 그가 전혀 생각도 못한 것들 이었다.
하지만 그는 어쩔지 모르기는 했지만, 그런 여자아이 같은 기질을 갖고 있는 쑤 아가씨를 전부터 인식하던 대로 그리 높게 평가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나이가 그렇게 많아서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었다. 그녀는 바오 아가씨에 비해 보았자 얼마 더 먹지 않았다.
게다가 마음속으로 사람하는 남자를 앞에 두기만하면 모든 여자들은 젊음을 되찾고 어리광을 부리는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
그저 말하자면 픔격에 별로 어울리지는 않은 것이라 할 밖에;
예를 들어 새끼 고양이가 원을 그리며 자기 꼬리를 쫏아 빙글빙글 도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재미있어 하지만, 강아지가 고개를 돌려 자기의 짧은 꼬리를 쫏아서 말뚝을 마구 돌면 재미가 훨씬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몇몇 배에 같이 탄 학생들은 황이 바오 아가씨를 떠나 보내자마자 쑤 아가씨로 바꾸는 것을 보고 그를 놀리는 재미 또한 어찌 기쁘지 않았겠는가.(不亦乐乎)
쑤 아가씨는 매우 시원시원하게 행동했다;
배가 상해에 도착하기 전 5-6일간, 한마디도 바오 아가씨에 대해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녀는 사람을 대할때 퍽이나 온화하게 대했다.
황홍지엔 아직 그녀에게 사랑을 속삭이지는 않았고 배에 오르고 내리면서 계단을 디딜때 한번씩 잡고 부축해주기는 했으나 그녀을 손을 잡지는 않았다.
하지만 쑤 아가씨는 때때로 그와 구혼이나, 약혼, 신혼 같은 것은 멀고, 장구한 관계인 것처럼 행동했다.
그녀의 무미건조함은 홍지엔의 의구심을 불러왔고 이것은 애정이 너무 열렬하여 안정된것처럼 생각 되었고, 마치 태풍이 지나가고 나서 다시 사태가 잠잠해지기는 했지만, 언제든지 밑에서는 다시 용솟음칠 엄청난 힘이 잠복해 있는 것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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