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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2P-2 (전종서의 위성)

황홍지엔은 그녀가 신경과민이라 말하고 넘겼으나 내심 앞으로 우연히 쑤 아가씨를 만나게 되면 점점 언절부절 못할 것 같았다.

 

배는 세일론과 싱기폴을 거쳐 며칠 안에 사이공에 도착할텐데 이곳은 불란서 선박이 행해 도중에  제일 자랑스럽게 뽑내는 본국 식민지 인 것이다.

배에 탄 불란서 인들은 마치 개가 어쩌다 바라보니 자기 집이 보인 것처럼 기세 등등해져서 거동과 목소리가 우렁차고 상당히 힘이 들어갔다.

배는 오후에 부두에 접안했고, 이틀밤을 정박항 것이다.

쑤 아가씨는 이곳 중국 영사관에 근무하는 친척이 있어 부두에 차를 보내서 그녀를 영접하여 저녁을 먹기로 했기 때문에 모두가 부러원하는 시선 속에서 혼자 먼저 하선했다.

다른 학생들은 모두 중국 음식점에 가서 회식을 하기로 했다.

황홍지엔은 바오 아가씨와 단둘이 다른 곳에 가서 저녁을 먹고 싶었으나 모두의 면전에서 입을 떼기가 쑥스러웠는지라 할 수 없이 그들을 따라 갔다.

 

식사후 쑨씨 부부는 아이를 데리고 먼저 배로 돌아갔다.

남은 사람들은 커피집에 들렀는데, 여기서 바오 아가씨가 캬바레에 가자고 제안했다.

황홍지엔이 비록 불란서에 서 돈을 써 가며 두어가지 춤을 배우긴 했으나 기량이 아직 한참 먼 상태였다.

바오 아가씨와 한스텝 춤을 춰보니 곧 자기의 기량이 들어날까 켕겨서 어쩔 수 없이 자리에 앉아서 그녀가 다른 사람과 춤추는 것을 바라만 보았다.

 

12시쯤 모두들 흥이 다 해 자려고 배로 돌아왔다.

부두에 도착해서 차를 내렸는데 황홍지엔과 바오 아가씨가 뒤쪽에 남았다.

바오 아가씨가 말했다. "오늘 쑤 아가씨가 안돌아온대요."

"내 선실에 있는 월남 사람도 배에서 내렸는데 그의 자리가 사이공에서 홍콩으로 가는 중국 상인에게 팔렸다는군."

"우리 둘다 오늘은 혼자 자게 생겼네요." 바오 아가씨가 전혀 주의하지 않고 말했다.

황홍지엔은 가슴속으로 갑자기 번갯불이 번쩍 지나가는 것처럼 느꼈고,그것을 얼핏 보았으나 감히자세히 보지는 못한 그런 기분과 함께, 온몸의 피가 역류하여 얼굴로 올라오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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