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불어를 할줄 몰랐고, 그렇다고 삼등선실의 광동 웨이터와 시시시한 고향얘기를 나누지도 않다보니 매우 무료했다.
그녀가 황홍지엔을 보니, 2등선실에 탄사람인데다 사람도 괜찮아 보여서 여행중 소일 할 반려로서 놓지고 싶지 않았다.
쑤 아가씨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자신은 "곱기가 복숭아나 오얏 같고, 쌀쌀하기가 얼음,서리같은 여자"인 만큼 황홍지엔이 얌전히 자기를 흠모하여 그녀에게 굽히고 들어와 구애하게 되기를 꿈꿨다.
그러나 누가 알았겠는가? 기후가 화씨 100도를 오르내리다 보니 이런식의 달콤하고 차가운 아이스크림같은 태도는 내내 통하지 않았다.
반면에 바오 아가씨는 그저 가볍게 몇마디 했는데 황홍지엔이 걸려들었다.
홍지엔이 3등선실로 내일 이사한다고 한 그날 갑판에서 산책하고 있을때 우연히 바오 아가씨가 혼자 배의 난간에 기대서서 바람을 쐬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바로 인사하면서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몇마디 하지도 않았는데 " 황 선생, 당신은 내 fiance (휘앙세)를 생각나게 하네요.당신 모습은 그사람과 정말 똑같아요!"
황홍지엔이 이말을 듣고 한편으론 부끄럽기도 했으나, 한편으론 득의 양양하기도 했다.
한 귀여운 여인이 당신은 약혼자와 닮았다고 했다는 것은 만일 그녀가 약혼만 하지 않았다하면 당신이 그녀의 사랑을 차지할 자격이 있다는 것과 같다.
냉정하게 해석하자면 아마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은 그녀 약혼자의 권리를 즐길 수 있으면서도 그녀와 결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
어쨋든 이때부터 그들 두사람의 친분 은 열대식물처럼 쑥쑥 빠르게 자라났다.
다른 중국 남학생들이 모두 황홍지엔을 놀리며 전원에게 일차로 냉커피와 맥주를 사라고 닥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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