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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돈 많은 지하철 거지.

 

그제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는데 한쪽 팔이 불구인 거지가 구걸을 하고 있었다.
퇴근시간대라 꽤 복잡한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그거지는 부지런하게도 좌석에 앉은 승객들을 일일히 면담하며 구걸을 했다.
나도 40대 가량 되어보이는 그가 측은해 보여서 1000원짜리 한장 주려고 지갑을 뒤지니 마침 만원권 지폐하나밖에 없었다.

이윽고 내 면담 순서가 되어 그가 내앞에 서서 돈을 구걸하기에 "미안하다. 마침 만원짜리 한장밖에 없어서 못준다." 하니까 대뜸 거슬러주겠으니 만원을 내란다.그래 꼭 속은 기분이 들어 "그럴 수는 없다."고 하며 내렸는데 집으로 걸어오면서 생각해보니 참 웃기는 예기다.

만원 밖에 없는 내가 그 돈을주고 9천원을 거슬러 받으면 나는 9천원이 남게되고 그 거지는 유동자산이 적어도 만원이 될텐데 그러다 보면 그 거지가 갖고있는 돈이 나보다 더 많아진다.
나는 9천원, 그는 최소 만원 이상.
따라서 없는 사람이 있는 사람을 도와주는 셈이 된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