二. 찻집의 하이 루오 ( 海若,茶庄) : 1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람은 건들건들 불어와서 마치 방향을 잃고 헤매는 것 같았다. 그러자 나무 잎들이 펄럭펄럭 박수를 쳤는데, 박수를 치고 또 치니, 많은 잎들이 제풀에 떨어져 버렸다. 그러는 사이 스모그도 점점 옅어져 갔다. 공원 담장 밖, 나무 의자에서 참새 몇 마리가 깡총대는 데, 색갈이 짙은 회색이고, 작은 것이 꼭 돌로 만든 계란 같았다. 그때 하늘에는 비행기가 떠 있었다. 어쩌면, 질투심에서 나온 건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참새는 유쾌하게 바라보았으나, 비행기에는 주의하지 않았다. 설령 하늘을 한번 쳐다본다 해도, 멀리 가고 있는 비행기의 그림자가 점점 작아지는 것 밖에 보이지 않거나, 혹은 보고도 모를 것이다. 이것은 취후신(曲湖新) 구의 부용로 중간쯤에서의 일인데, 이와는 벌써 거기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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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 서경성의 이와(伊娃,西京城): 2
문 앞에서 기침소리가 나더니, 집주인아주머니가 들어왔다. 그녀는 손에 부추, 호박, 고추와 파를 담은 망태기와 계란 한 판을 들고 있었다. 어젯밤에 왔고, 그때가 이미 늦은 늦은 밤이었는데도, 아주머니는 왜 미리 연락도 하지 않았냐고 나무라면서, 그랬더라면 후란빙(糊烂饼)이라도 만들어 놓았을 것이라 했다. 후란빙은 일종의 부침개인데 밀가루 반죽에 부추 줄기, 호박 가늘게 썬 것, 계란과 다진 고추를 넣고 만드는 것으로 보통 전(煎)보다 훨씬 먹을 만했다. 이와도 이것을 좋아했다. 그런 만큼 아주머니가 아직도 그녀가 그것을 좋아한다는 걸 기억하고 있는 것에 감격하여, 얼결에 말했다. "그럼 내일 먹죠, 뭐. 아주머니가 식재료까지 사 오실 줄은 생각도 몰랐어요." 아주머니가 말했다. "아이고, 어제 잠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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