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마쿠의 별동대대는 산하에 3개 중대를 관할하고 있었다.
1중대는 기마중대로 66마리의 이리마(伊犁马: 신장 위그루 지역의 이리에서 나는 말)와 몽고마의 교배에서 나온 잡종 말로 구성되어 있고, 병사들은 모두 미국산 톰 총으로 무장했는데, 이 총은 날씬하고 아름다웠으며 연속발사가 가능했다.
2중대는 자전차 중대로 66대의 카멜 자전차로 구성되어 있고, 병사들은 모두 독일제 대형 미러 20 연발 모제르총을 어깨에 메고 있었다.
3중대는 노새 중대로 66마리의 빠르게 걷는 노새로 구성되어 있고, 병사들은 모두 일본제 38식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그밖에 1개 특별 소대가 있는데 열세 마리의 낙타에 자전차 수리공구와 자전차 부품을 싣고 있었다.
그밖에 총기 수리공구와 부품 및 탄약을 싣고 있었다.
그리고 쓰마쿠와 상관자오디를 태우고 있었다.
또 쓰마쿠와 상관자오디 사이에서 낳은 두 여자아이를 태우고 있었는데, 바로 쓰마펑(司马凤 봉황), 쓰마황(司马凰: 봉황)이었다.
그리고 미국인 배빗을 태우고 있었다.
마지막 한 마리의 낙타에는 검은원숭이 같은 쓰마팅이 타고 있었다. 그는 군복 바지에 담화홍색 비단옷을 입고 있었는데, 무뚝뚝한 얼굴에 불만이 가득 차 있어 보였다.
배빗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푸른 두 눈, 부드러운 금발머리, 아름다운 붉은 입술을 하고 있었다.
그는 붉은색 가죽점퍼와 십여 개의 크고 작은 주머니가 달린 캔바스천 바지를 입고 있었고, 발에는 부드러운 사슴가죽 부츠를 신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일행들과 다른 복장으로 숫 낙타를 타고, 스마쿠와 쓰마팅을 따라 흔들흔들하며 마을에 들어섰다.
쓰마쿠의 기병중대는 한줄기 번쩍이는 회오리바람처럼 다가왔다.
첫 번째 열, 여섯필의 말은 모두 검은색이었고, 말에 탄 기병들은 모두 준수한 청년들이었다. 그들은 귤황색 모직 제복을 입었고, 앞가슴과 소맷부리에 달린 구리 단추가 반짝반짝, 발에 신은 굽 높은 승마화도 반짝반짝 , 안고 있는 톰 총 역시 반짝반짝, 머리에 쓴 헬멧도 반짝반짝, 하다못해 검은 말 엉덩이까지 반짝반짝거렸다.
여기저기 누워있는 군중들 가까이 가자, 기마대는 속도를 약간 늦추었다.
열을 맞추었던 말들이 고개를 들었고, 애교 있게 종종걸음으로 걸었다.
여섯 명의 기병들이 총구를 하늘로 향하더니, 모색창연한 밤 하늘을 향해 한 탄창을 일제사격했다. 반짝이는 탄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총성이 귀를 찢었으며, 나뭇잎이 어지러이 떨어졌다.
루리런과 상관펀디는 갑작스러운 총소리에 놀라서 황급히 서로 떨어졌다.
루리런이 큰소리로 외쳤다."당신들 어디 소속이야?"
기마병중 하나가 대답했다. "당신 할아버지네 소속이다."
대답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한 방의 실탄이 루리런의 머리가죽을 스쳐 지나갔다.
루리런은 당황하여 얼른 땅에 엎드렸지만, 바로 일어나 소리쳤다. "나는 폭파대대 대장 겸 정치위원이다. 당신네 최고 상관을 만나야겠다!"
그의 고함소리는 일제 공중사격 소리에 묻혀버렸다.
폭파대대 대원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나, 좌충우돌 대들었다
.
기병대는 종대로 얖으로 나갔는데, 거리에서 일대 혼란이 발생했고, 기마대 대형도 헝클어졌다.
이 잡종 교배 말들은 몸집은 왜소하지만, 다리와 발이 민첩하여, 그들은 마치 한떼의 재빠르고 난폭한 수코양이 떼 같았다.
이놈들이 사람들을 살짝 피해 뛰어오른 곳에서는 미처 일어나지 못한 사람들과 막 일어난 사람들이 엉켜 부딪쳤다.
한 대열의 말이 뚫고 지나가자, 뒤쪽에 있던 말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고,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말을 사이에 두고 피해서 돌다가 넘어져 부딪쳤으며, 놀라 소리쳤다. 그들은 마치 어떤 역경도 참고 견디는, 뿌리를 땅에 박아서 벗어날 방법이 없는 식물들 같았다.
기마대가 물러갔지만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노새 중대가 또 밀고 들어왔다.
노새 중대의 걸음은 질서 정연했고, 똑같이 반짝였는데, 병사들은 모두 보병총을 들었고, 노새처럼 자랑스러워했다.
거리 끝에서 기마대가 다시 대열을 정비하고 사뿐사뿐 밀고 들어왔다.
양쪽에서 협공하자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우르르 가운데로 몰렸다.
어떤 사람들은 거리 양편의 골목으로 잽싸게 뺑소니쳐 들어갔지만 곧바로 카멜표 자전차를 타고, 자색 면으로 짠 천으로 된 사복을 입고, 모제르 총을 멘 제3중대에 저지당했다. 그들이 잽싼 사람들 발 앞에 실탄 사격을 하자 먼지가 팍팍 일었고, 혼비백산한 약삭빠른 사람들이 다시 급히 거리로 되돌아왔다.
결국 폭파대대 전체 관병들이 복생당 문 앞 거리에 내몰리게 되었다.
무엇 때문에, 그들은 복생당의 깊숙이 자리 잡은 광대한 저택의 포루와 엄폐호로 돌입하여 저항하지 않을까?
그것은 쓰마쿠의 밀정들이 벌써 폭파대대에 섞여 들어가, 그들이 거리에서 우왕좌왕하는 틈을 타서, 대문을 걸어 잠그고 문 앞 뒤로 주렁주렁 지뢰를 걸어놓았기 때문이었다.
노새에 탔던 병사들이 명령을 받고 일제히 노새에서 내렸다.
그들이 가축을 한쪽으로 끌고 가니, 가운데 길이 생겼다.
이는 대인물이 출현한다는 예고였다.
폭파 대대 병사들은 멍하니 그 길을 바라보았다. 재수 없게 병사들 무리에 휩쓸려 들어간 일반 백성들도 그 길을 바라보았다.
나는 희미하게 느꼈다. 분명히 상관 집안과 관계있는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고.
태양은 이미 반 이상 모래 언덕너머로 가라앉았다.
그저 남은 것은 옅은 장미색의 붉은 가장자리가 두드러져 보이는 숲 끝의 슬프고 처량한 분위기뿐이었다.
햇볕을 받아 붉은 금빛이 된 까마귀들이 외지인들이 들어와 사는 진흙 벽돌 초가집 위를 분주히 날고 있었다.
몇 마리의 박쥐도 휘황찬란한 하늘을 비행 기교를 마음껏 뽐내며 날고 있었다.
잠시 동안의 고요함은 대 인물이 곧 나타날 것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승리! 승리!"
두 차례의 우렁찬 고함소리가 기병과 노새병들 입에서 터져 나왔다.
이때, 드디어 대인물이 나타났다.
대인물은 서쪽에서, 붉은 비단을 걸친 낙타를 타고 왔다.
쓰마쿠는 고곱 모직의 올리브색 군복을 입고, 머리에는 우리가 농담 삼아 '나귀 좆 모자'라고 부르는 배(船) 모형의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는 가슴에 두 개의 말발굽만 한 훈장을 달았고, 허리에는 은색 총탄을 두르고 있었으며, 복부 오른쪽에 한 자루의 리볼버 권총을 차고 있었다.
낙타는 용의 목을 치켜들고, 음탕한 말의 입술을 펼치고, 뾰족한 개의 귀를 세우고, 속눈썹 무성한 호랑이 실눈을 뜨고, 앙상한 양 엉덩이를 바짝 죄고, 큰 걸음으로 노새 병사들 사이의 좁은 길을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
낙타는 떠 오르고 가라앉고 하는 배 같았고, 쓰마쿠는 자부심 넘치는 선원 같았다.
그는 두 개의 특등 소가죽 승마화에 담긴 두 다리를 곡괭이같이 쭉 뻗었고, 가슴을 내밀었고, 몸을 살짝 뒤로 젖혔고, 하얀 면장갑을 낀 손을 들어 '나귀 좆 모자'의 주름살을 가지런하게 했다.
그의 구릿빛 긴 얼굴은 비할 데 없이 단단해 보였고, 뺨 위의 붉은 반점은 한 조각의 서리 맞은 빨간 단풍잎 같았다.
그의 얼굴은 자단목(紫檀木: 붉은빛을 띠며 곱고 단단하여 고급 가구 미술품의 재료로 쓴다)으로 조각하고, 또 세 번 방부 방습을 위해 유동나무 기름 칠을 해놓은 것 같았다.
쓰마쿠의 낙타를 뒤따라 오는 것은 쓰마쿠 부인, 상관자오디의 낙타였다.
수년 동안 보지 못했는데, 상관자오디의 얼굴은 별로 변한 데가 없었다. 그녀는 여전히 청초하고 부드러웠다.
그녀는 몸에 반짝반짝 빛나는 하얀 망토를 걸치고 있었고, 망토 안에는 노란 비단 겹저고리를 입고, 아래는 붉은 비단 겹바지를 입고, 발에는 정교하고 작은 노란색 가죽 구두를 신었다.
그녀의 두 손목에는 각각 청록색 옥팔찌, 엄지 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에는 여덟 개의 금 가락지가 끼워져 있었다.
그녀의 두 귀에 두 개의 짙푸른 포도가 늘어져 걸려있었는데, 나는 나중에 가서야 그것이 비취라는 걸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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