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는 이튿날 아침 성중촌을 떠나 찻집으로 왔다.
찻집에 오니, 경덕진에서, 주문했던 다구(茶具: 차종, 차주전자등 차를 마실 때 쓰는 도구)가 막 도착했고, 하이루오가 인터넷으로 주문했던 한 보따리의 책들도 특급 택배 차로 배송되어 왔다.
샤오 쩐, 샤오 황, 가오원라이와 장 씨 아줌마가 바쁘게 짐을 내리고, 포장을 뜯은 다음, 다구를 하나하나 깨끗이 씻어서, 진열대에 올려놓았다.
이와는 다른 사람이 일하는 것을 보면서, 배달되어 온 책들을 뒤적여 보았다. <전습록> <신종 언어> <종경록 략장> <고졸(古拙:독특하고 소박함)> <부생 육기> <맥경 교석> <유여 시전> 이 있었다. 그녀는 그걸 보고 말했다. "하이루오 언니는 무슨 책이든 다 사네!"
고개를 들고 문밖을 보니, 비가 그쳐있었다.
모두들 비에 대하여 얘기하기 시작했다.
너무 급하게 오고, 빨리 끝나지만 자주 올 수록 좋다고들 했다.
비는 스모그를 밀어내어, 비가 오면 날씨가 맑아지니까 좋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아닌 건 아니다. 밖에 일 보러 나 기기 불편하다.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날씨는 하늘의 뜻이야."
샤오 황이 말했다. "날씨가 어떻게 하늘의 뜻이야?"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요 몇 년 동안 스모그가 왕창 심했는데, 너 인간이 미쳐서 난 뛰니까, 하늘이 눈에 거슬려서 그렇게 하는 거라는 생각 안 들어? 인간을 벌주려고 말이야."
다구를 정리해 놓고, 샤오 쩐은 상표에 가격을 써 놓았다.
또 가오원라이에게는 상표에 '잔주오 찻집'이란 빨간 도장을 찍게 했다.
샤오 쩐이 말했다. "그럼 비 오는 것은 하늘이 은혜를 베풀어 주는 거겠네?"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맞아, 맞아."
샤오 쩐이 말했다. "그럼 어째서 또 끝나는 거야?"
가오원라이는 대답하지 않고, 뜯어낸 나무상자와 물건을 고정시키려고 넣은 플라스틱 판, 짚단, 폐휴지들을 치웠다.
샤오 쩐은 이와에게 다구 세트에 상표를 붙이라고 했다.
이와가 말했다. "어라, 저 세트들은 모두 500원인데, 이 것들은 왜 1,300원이에요?"
샤오 황이 말했다."이것들은 낙관이 있어서 그래. 바로 장인이 만들었다 이거지."
이와가 말했다. "내가 보기엔, 그게 그건 거 같은데, 그렇게 차이 나게 비싸요?"
샤오 황이 말했다. "물건이 비싼 게 아나, 사람이 비싼 거야."
이와가 말했다. "잘 팔릴까요? "
샤오 쩐이 말했다. "비쌀수록 더 잘 팔려."
그녀는 상표에 다시 "판매 완료"라고 써놓았다.
이와가 말했다. "판매 완료?!"
샤오 쩐이 말했다. "먼젓번 진열했던 세트 중에 판매 완료라고 써놓았던 것을 어느 사장이 사간 거야. 팔면 안 되는 건데, 굳이 사가겠다고 하여 사귀었고 갔어."
이와가 말했다. "그 사장이라는 사람, 벽옥 가락지를 낀 그 사장이에요? 그녀는 목에 건, 금 목걸이도 꽤나 긁던데. 마치 개 목걸이 같았어요!"
샤오 쩐은 이와를 흘겨보았으나, 뭐라고 말을 하지는 않았다.
샤오 쩐은 닭털 총채를 들고 진열대로 가서 먼지를 털었다.
샤오 황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류(刘) 사장이야. 여자지. 네가 말하는 그 사람이, 턱 성형이 잘 못되어 구부러 졌다고 말하려고 그러지?"
이와가 말했다. "알아요. 알아. 오십여 세 정도 되고, 온몸을 명품으로 감싸고 다니고, 굽이 높은 신을 신고 다니죠. 그 사람은 정말 성형이 잘 못되었어요. 그 사람 무슨 장사를 하지요?"
샤오 황이 말했다. "장사하는 거 없어. 하지만 그 여자는 지도자들을 많이 알아서, 숫한 사람이 승진, 인사이동, 공사 따내기, 정협 위원 되기, 이런 거 할 때 그녀에게 줄을 대고, 그녀는 알선 대가로 돈을 벌지."
이와가 말했다. "그런데 꽤 오래 안 보이던데요."
샤오 쩐이 진열대에서 큰 차통을 옮기며 말했다. "그 여자 이제 못 올 거야."
이와가 말했다. "못 올 거라니요, 왜요?"
샤오 쩐이 말했다. "소문에는 그녀에게 조사가 들어가려고 하니까, 전 주 금요일, 도망갔대!"
가오원라이는 문 입구 계단에서 플라스틱 판을 묶으며, 이와에게 도와 달라고 소리쳤지.
이와가 가까이 가서 말했다. "이까짓 거 하면서 날 오라고 한 거야?"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오늘 아침에 밥을 안 먹어서 힘이 없어서 그래."
이와가 말했다. "내가 요 앞 골목에 가서 먹을 것 사다 줄까? 거기 잡곡 부침개도 팔아."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잡곡 나 안 먹어. 널 오라고 한 건, 너와 같이 일하고 싶어서 그런 것도 아니야."
이와가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럼 나와 두부 먹고 싶단 거야?"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너네 외국인들은 엉터리로 말을 해!"
이와가 웃으면서 물었다. "하나 물어보자. 도망간다는 게 뭐야?"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그건 왜 물어?"
이와가 말했다. "물으면 묻는 거지 뭐."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안 가르쳐 줘. 가르쳐 줘도 모를 거야!"
이와가 말했다. "되게 이기적이군! 안 가르쳐줘도 좋아. 내가 꼭 말해줄 게 있어. 광장 저쪽에서 어떤 사람이 이쪽으로 너를 쳐다보고 있어."
가오원라이가 흘끗 보니 과연 어떤 사람이 광장 가생이에 서서 이쪽을 보고 있었다.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누가 날 보는 거지? 아니야, 그건 네 금발 머리를 보는 거야!"
이와가 말했다. "거리에 금발로 염색한 아가씨도 많아. 저 사람은 틀림없이 너를 찾아온 네 고향 사람일 거야."
가오원라이가 말했다. "네가 어떻게 내 고향 사람인 걸 알아?"
이와가 말했다. "너나 저 사람이나 모두 평상복을 입었는데, 옷을 품이 넓고 편하게 입었지 않아?. 거기다 신발은 낮은 단화를 신었고."
가오원라이는 "흥"하는 소리를 냈다.
이와가 말했다. "저 사람이 이리로 온다."
그 남자는 정말 이쪽으로 걸어왔다.
그는 가게 앞에 서서, 가오원라이놀 보고는 아무 소리도 안 하고, 오히려 이와어게 말했다. "여보세요. 하나 묻겠는데, 이 머리 염색한 거 아니죠?"
가오원라이가 바로 일어나 말했다. "왜 그래요?"
그 남자가 말했다. "물들인 게 아닐 거요. 모근까지 모두 노란 걸 보니. 외국인이요?"
이와는 웃긴다고 생각하고, 고개를 들고 말했다. "외국인 맞아요!"
그 남자가 말했다. "당신 시리수이나고 알아요? 여자인데, 당신보다 약간 작고, 약간 통통하고, 언제나 입술을 빨갛게 칠하고 다니죠."
이와가 말했다. "시리수이? 시리수이 언니면 알죠."
그 남자는 갑자기 얼굴이 변하면서, 이와를 잡아끌면서 말했다. "잘 됐다. 바로 너구나! 이제 찾았네!"
가오원라이가 얼른 이와를 도로 끌어내며 말했다. "당신 지금 뭐 하는 거야? 여긴 찻집이야. 어디서 부녀자를 희롱하고 그래?!"
그 남자는 찻집 문을 발로 '쾅'차고 뛰어들면서 고함쳤다. "사장 누구야? 사장 나와!"
'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카테고리의 다른 글
三十四, 찻집의 가오원라이(高文来•茶庄). 3 (2) | 2024.10.19 |
---|---|
三十四, 찻집의 가오원라이(高文来•茶庄). 2 (1) | 2024.10.17 |
三十三, 주차장의 하이루오 (海若•停车场). 2 (8) | 2024.10.10 |
三十三, 주차장의 하이루오 (海若•停车场). 1 (10) | 2024.10.08 |
三十二, 습운당의 핑잉(冯迎•拾云堂). 2 (1) | 2024.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