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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紀行

"나마시떼, 순다리!"

 

 

나마시떼란, 원래 의미가 당신을 존경합니다라는 뜻의 힌두교 인사말이다.

현재 이말은 만나고  헤어질 때, 단순 인사말로 널리 쓰이게 되어, 우리의 안녕하세요, 중국인의 니하오(你好)처럼 굳이 원래 의미를 따질 필요도 없어졌다.

"순다리"는 네팔 말로 예쁜 여인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나마시떼  순다리."는 "안녕하세요. 미인님"이라는 말인데 나는 이 인사말을 히말라야 산중에서 만난, 세계각지에서 온 여인들에게 했다. 그러면서 그녀들에게 이 말의 의미를 설명해 주었다.

그러면 거의 100%, 파안대소하며 좋아했다.

자기를 예쁘다고 칭찬하는 데, 좋아하지 않는 여인은 정말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내가 "나마시떼 순다리"라고 인사하면서 나마시떼는 다 아니까 설명을 생략하고, "Sundari(순다리) means a pretty woman." 하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모두들 입이 찢어졌다.

내가 이말을 배우게 된 사연을 소개한다.

나는 이말을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하던 중, 점심을 먹은 어느 롯지 주인 아줌마에게 배웠다.

점심을 시켜놓고 기다리는데, 뚱뚱한 주인 이줌마가 열심히 콜라캔을 진열창안에 쌓고 있었다.

심심하던 차에 가까이 가서 보니, 쌓고 있는 것은 콜라가 들어있는 캔이 아니라 다 먹고 난 빈 캔이었다.

나는 장난끼가 발동해서, 그 이줌마에게 그녀가 쌓고 있는 콜라를 가리키며 물었다. How much? (얼마냐?)

아줌마가 말했다. "15루피(1500원)이다.

내가 짐짓 능청스럽게 물었다. " Empty cans are too expensive (빈 캔이  너무 비싸다)."

순간 나쁜 짓을 하다가 들킨 순박한 소녀처럼 아줌마의 얼굴이 빨개지더니 곤경에서 벗어나려는 듯, 얼른 다른 말을 했다.

그녀는 막 웃으며, 자신을 가리키며 "순다리"라고 하더니, 나를 가리키며 "순다르"라고 하였다.

무슨 뜻인지 몰라 가이드에게 물으니 "순다리"는 미인이란 뜻이고, "순다르"는 미남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피차 언어 소통은 안되지만 그때부터 아줌마와 나와의 분위기는 정말 화기애애해졌다.

히말라야 트레킹은 대부분 올라갔던 코스로 다시 내려오게 된다.

ABC 트레킹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우리 팀은 점심을 먹으러, 다시 그 롯지에 들렀다.

아줌마가 우리를 보더니 너무나 반가워했다.

아줌마가 우리를 반가워했는지, 나를 반가워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식사를 마치고 롯지를 떠날 때, 우리가 롯지 앞 좁은 길을 일열로 내려가는데 아줌마는 일행 하나하나에게 크게 손을 흔들며 배웅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내려가는데, 아줌마는 뜻밖에 나에게는 어깨너비 안의 작은 범위로 얌전히 손을 흔들었다.

의아해서 다시 보니, 그녀 뒤에서 그녀의 남편이 눈이 화등잔 만큼 커져서, 손을 흔드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Oh,  my  G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