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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紀行

"나마시떼, 순다리!" 나마시떼란, 원래 의미가 당신을 존경합니다라는 뜻의 힌두교 인사말이다.현재 이말은 만나고  헤어질 때, 단순 인사말로 널리 쓰이게 되어, 우리의 안녕하세요, 중국인의 니하오(你好)처럼 굳이 원래 의미를 따질 필요도 없어졌다. "순다리"는 네팔 말로 예쁜 여인을 의미한다.그러니까 "나마시떼  순다리."는 "안녕하세요. 미인님"이라는 말인데 나는 이 인사말을 히말라야 산중에서 만난, 세계각지에서 온 여인들에게 했다. 그러면서 그녀들에게 이 말의 의미를 설명해 주었다.그러면 거의 100%, 파안대소하며 좋아했다.자기를 예쁘다고 칭찬하는 데, 좋아하지 않는 여인은 정말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내가 "나마시떼 순다리"라고 인사하면서 나마시떼는 다 아니까 설명을 생략하고, "Sundari(순다리) means a pr.. 더보기
나는 휴대폰을 잃고, 자유를 찾았다. 2024.3.12.날이 참으로 화창했다.우리는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끝내고, 처음 출발했던 높은 마을 좀롱에서 잤다. 그리고 이침에 촘롱을 내려와 포카라로 가는 차들이 대기하고 있는, 가게와 음식점이 몇 집 있는 제일 아랫마을에 내려와 점심을 먹었다.식사 후, 가이드 보라딥은 시간도 많으니 노천 온천에 가자고 했고, 우리는 식당에 짐을 맡겨둔 채 수건 등 간단한 물품만 챙겨서 그를 따라나섰다. 보라딥이 노천온천이 멀지 않은 곳이라 슬리퍼를 신고 가도 된다고 해서 나는 슬리퍼를 신고, 핸드폰과 수간을 넣은 비닐백만 들고 따라갔다.15분이면 간다던 노천 온천은 꽤나 멀어서 30분은 걸린 것 같았고, 길도 오르막 내리막이 만만치 않았다. 나는 등산화를 신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며 겨우 겨우 가.. 더보기
촘롱의 밤 3월 11일. 닷새간의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래킹을 마치고, 일정 마지막 마을인 촘롱에 도착했다.어제는 새벽 MBC(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를 출발, 오전에 ABC에 올라갔다 내려와 히말라야 롯지에서 잤고, 오늘도 또 계속 8시간을 걸어 시누아 마을을 지나, 마지막 마을인 여기까지 왔다.당연히 피곤할 만도 한데, 무사히 첫 일정을 마친 안도감에 피곤한 줄 몰랐다.힘든 일은 일단 끝났으니 오늘은 시원한 구르카 맥주나 먹고 자면 된다.거기다 내일 일정은 그냥 포카라에 가서  노는 것 뿐이다.그걸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은 100% 완비되었다. ​마라톤을 뛰다 보면, 힘들고 지칠 때, 뛰지 않고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거기다, 걷다가 잠깐 서면 행복감은 배가 되고, 한술 더 .. 더보기
나는 맑은 영혼을 보았다 히말라야 산행 중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서로 "나마시떼"하고 인사한다. 남녀노소, 국적불문 모두 "나마시떼"하면 이를 받아서 다시 "나마시떼"라고 대답한다."나마시떼"는 힌두교도의 인사말로 "안녕하세요"라는 뜻으로 쓰이는데, 원래 의미는 "당신을 존경합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힌두교도의 인사말이 "나마시떼"인 것과 달리 티베트 고산족의 인사는 "따시델레"이다. 이 말도 안녕하세요와 같은 뜻인데 원래 의미는 "그대에게 행운을 기원합니다"라는 뜻이라고 한다.티베트 고산족은 중국 장족(藏族)과 같은 민족으로 불교를 믿으며 네팔의 고산지대, 인도의 라다크 지방 등 히말라야 고산 지대에 산다 ​나는 "따시델레"라는 인사말을 중국 쓰촨 성 오지에서 장족 할머니에게 배웠다. 장족할머니는  "따시델레" 라고 할 때, 마.. 더보기
예티(Yeti) 항공에서 생긴 일 예티(Yeti)는 히말라야에 산다는 상상 속의 유인원으로 보통 설인(雪人)이라고 부른다. 예티는 키가 2미터가 넘고 털은 흰색 또는 갈색이며, 힘은 야크를 제압할 정도로 세지만 겁이 많고 온순하여 거의 사람 눈에 뜨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 예티를 네팔 산악 박물관에 가니, 상상도와 발자국 등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 이 예티 이름을 딴, 예티항공 비행기를 타고 포카라에서 카드만두로 올 때 일어났던 실수담을 창피하지만 이실직고하겠다. ​ 나는 예티항공, 작고 아담한 비행기를 타고, 그 비행기에 하나밖에 없는 예쁜 여승무원에게 보딩패스를 내밀었다. flight no 687, 좌석번호 2D. 그녀는 나를 제일 앞에서 두 번째 자리로 안내했고, 나는 거기 앉았다. 아무 이상 있을 게 없었다. .. 더보기
나의 몽골리안 아들(My Mongolian son) 내가 몽골리안 아들이라 불렀던, 도조는 우리가 랑탕 히말을 갈 때 데려갔던 포터 중 하나다.랑탕 히말을 갈 때, 우리는 산악 가이드 유보와 포터, 도조와 나렌, 이렇게 셋을 썼는데, 가이드 유보는 산악 안내만 하고 짐은 지지 않는 전문 가이드로 영어를 잘했고, 포터인 도조와 나렌은 짐만 지고 다니는 역할만 했으며, 기초적인 영어 외에는 언어가 통하지 않았다.그들의 일당은 가이드 미화 35불, 포터 20불이었다. ​일반적으로, 가이드 포터를 데리고 산행을 할 때, 롯지에서는 비수기여서 그런지 모르지만, 방값은 거의 공짜 (방 하나에 우리 돈 3천 원)였다. 음식 값은 제대로 받았는데, 그 안에는 이들의 숙식비가 포함되어 있었다. 대개 롯지 주인은 이들의 숙박, 식사비를 따로 받지 않았고 등신객들에게 받는 .. 더보기
Tarcho in my heart. March 18, 2024. ​We walked 6km from Langtang Village (3,400m above sea level) to Gangjin Gompa (3,850m below sea level) and arrived at 11:30 a.m. ​ We decided on accommodation in a hurry, and after lunch, we began to climb a steep slope with a zigzag path toward Gangjin-ri peak right in front of the neighborhood. ​ ​ Our goal is 4,350m, Gangjin-ri 1peak. ​Not long after I started climbing the st.. 더보기
내 마음 속의 타르초 2024년 3월 18일. 랑탕 마을(해발 3400m)에서 강진곰파(하발 3850m)까지 6km를 걸어 오전 11시 30분에 도착했다. 우리는 서둘러 숙소를 정하고, 점심을 먹은 후, 바로 동네 앞에 있는 강진리 1봉을 향해 지그재그 형태로 길이 나 있는, 급경사를 오르기 시작했다. ​ 우리의 목표는 4350m, 강진리 1봉. 급경사를 오르기 시작한 지 얼마 만되어 나는 갑자기 고소증세를 느꼈다. 약간의 현기증과 함께 다리 힘이 쭉 빠지면서, 아주 천천히 걷는데도 힘이 들었다. 친구들은 벌써 나를 앞서 갔고, 나도 뒤에 쳐지긴 했지만 계속 멈추지 않고 따라갔다. 나는 어찌나 힘이 들었던지 고통을 잊기 위해서 발자국 수를 세면서 올라갔다. 하나, 둘, 셋.... 스믈. 거기서 숨을 돌리고 또다시 스무 발자국..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