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이 말했다. "초상화를 잘 그리려면 사실 나체로 그려야 해."
이와가 말했다. "나보고 나체가 되라고요? 여기는 전문 화실도 아니고, 나도 전문적으로 고용된 모델이 아니에요."
이광이 말했다. "난, 다른 뜻은 없어."
이와가 말했다. "선생님은 다른 뜻이 없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건 마음속으로 이미 그런 생각이 있었다는 거 아니에요?"
이광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번에 네가 왔을 때, 너에게 키스했지만 오늘은 포옹조차 안 했어."
이와는 이광을 보면서 말했다. "선생님은 나에게 술수를 쓰고 있어요!"
그녀는 스스로 가서 술병을 들고 잔에 따르고, 고개를 젖혀 마시고 나서, 다시 소파에서 자세를 잡았다.
이광이 말했다. "예술품이야."
이와가 말했다. "뭐라고 하는 거예요?"
이광이 말했다. "네가 바로 예술품이야"
그는 가까이 다가와, 그녀의 머리를 흔들면서, 그녀의 허리를 바쳐 꼿꼿하게 세웠다. 그리고는 그녀에게 배를 잡아다니고 엉덩이를 밖으로 옮기게 했다.
매번 움직일 때마다, 이와는 경련을 일으켰으며 이광은 긴장을 풀라고 하였다.
이와가 말했다. "잔 하나가 예술품이라면, 그건 사용할 수 없고, 선반에 올려놓고 귀하게 소장해야 하는 거예요."
이광이 말했다. "그건 당연해."
이와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 "내 이런 모습은 선생님이 찻집 벽화에 있는 비천상 자세로 만들어 놓은 거 아니에요?"
이광이 말했다. "그래, 그래."
이와가 말했다. "거기 사람은 비상하지만, 나는 추락하는 자세 아니에요?"
이광이 말했다. "추락도 일종의 비상이야."
이와가 말했다. "선생님, 그건 나를 유혹하는 거예요!""
이광이 말했다. "이건 철학자가 말한 거야."
이와가 말했다. "뭐라고요?" 이광은 대꾸하지 않았다."
이광은 다시 작업대로 돌아와, 새로 종이를 깔고는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분명히 그림 그릴 상태가 아니었고, 그리는 것이 매우 느렸다. 한참을 관찰하고 겨우 붓 한번 대고, 또 역시 그림이 잘 못되었다고 종이를 찢는 일이 거듭되었다.
이렇게 연달아 세장을 찢자, 이와가 말했다. "방금 전화받은 일 때문에 그래요? 내가 그 전화를 대신할 수 없나 보죠?!"
이광이 말했다. "아니야. 이와, 너는 잘 모르겠지만, 너에게 초상화를 그려주는 것이 나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몰라. 특히 지금은."
이와가 말했다. "고통스럽다고요?"
이광이 말했다. "나 심호흡 한번 할게." 그는 정말 길고 긴 호흡을 했다.
이와가 말했다. 나는 벌써 긴장이 풀어졌는데, 오히려 선생님이 긴장했어요? 보아하니 선생님은 처음 여인의 초상화를 그리나 보네요."
이광이 말했다. "그래, 맞아. 너의 그런 신제는 내가 중국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
이와가 말했다. "종족이 달라서 그런 거예요."
이광이 말했다. "들은 말인데, 거기 여자들은 젊었을 때는 예쁘지만 나이가 들면 몸이 붓는다고 하던데."
이와가 말했다. "꼭 그런 건 아니에요. 우리 언니는 아이가 셋이나 있는데 여전히 나하고 똑같아요. 나도 내가 앞으로도 계속 이러리라 생각해요."
이광이 말했다. "음 그렇지. 네가 뚱뚱하게 변할 리 없어. 세상에는 영원한 것도 있는 법이야."
이때 또 휴대폰이 울렸다. 이광이 급히 보았더니 광고 소식이었다.
그는 다시 그녀의 팔뚝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손가락 끝을 제대로 그릴 수 없었다. 그래서 말했다. "손을 앞 뒤로 움직여 봐."
하지만 이와는 움직이지도 않았고,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광이 다시 보니, 그녀는 소파 팔걸이를 베고 이미 잠들어 있었다.
이광이 몇 번 소리쳐 보았으나, 이와는 여전히 깨어나지 않았다.
이광은 소파 앞으로 가서 가까운 거리에서 이와를 들여다보았다.
밤이 깊어 조용한데, 갑자기 와지끈 소리가 났다. 벽 옆에 있는 궤에서 울린 소리인가? 궤는 때때로 열에 팽창했다가 차갑게 응축되면서 소리가 난다. 이광은 궤에서 나는 소리를 다시 체험한 것이다. 그는 거기 서서 소리를 들었다. 소리는 몇 분 후 사라져 버렸다.
울림소리가 사라지자, 창밖에서 이따금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등불 아래에서, 이와의 몸이, 특히 얼굴과 목이 희고, 밝은 빛을 내뿜고 있었다. 또 일종의 열기를 품은 체향이 미세하게 공기 중에 퍼지고 있었다.
이광은 손목시계를 보았다. 시침이 한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는 중얼거렸다. "너 자는구나. 넌 어떻게 바로 잠들 수 있는 거니?!"
사실 이와는 잠든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단지 너무 피곤해서 눈을 감고 있었는데, 이광이 자냐고 묻자, 차라리 자는 척했던 것이다.
그녀는 이광이 그녀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 옆에 가까이 앉아 그녀를 보고 있으니, 그의 시선에 다리가 달린 것처럼 그녀의 머리칼에서 이마, 코, 입술, 계속 가슴에서 다리까지 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그녀도 마치 책을 펼친 것처럼 그가 자세히 읽을 수 있게 했고,
동시에 자기도 말없이 신체의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이광의 머리는 아래로 숙여지지 않았고, 손도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그녀는 잠시 기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이광은 결코 그녀를 갈구하지 않았나? 이건불가능하다. 그가 그녀를 찬미할 때, 그 눈동자, 입술, 얼굴과 손의 근육이 모두 욕망으로 충만해 있지 않았던가? 그녀는 분명히 그걸 느꼈었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전화가 그의 마음에 영향을 주었을까, 아니면 그가 정말 오로지 초상화만 그리려고 집중해서 작업을 하고 있었을까? 그는 바닥을 쓸고, 탁자를 닦았으며, 바람이 불어 창문이 열리고 다시 바람이 가며, 창문이 닫히는 동안, 그녀가 잠에서 깨기를 기다렸다. 혹시 그는 그녀가 술이 깨었을 때 자기가 하려던 일을 하려고, 그런 짓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려 했을까? 혹은 그는 정말 신사일까?
이때, 이광은 술병을 가져다가 다시 술을 따랐다.
그런 다음 마시기 시작했는데, 매우 급하게 마셨다. 그는 거의 목이 메는 것 같았다.
집 안의 모든 것이 정적에 싸여있는데, 무언가가 창을 두드렸다. 바람이 부는 걸까? 아니면 쥐가 어느 곳을 갉고 있는 걸까?
이렇게 높은 건물에 어찌 쥐가 있을 수 있겠나?
이와는 살그머니 눈을 떴다.
작은 탁자 위에서 타고 있던 양초는 벌써 다 타서, 한 무더기의 촛농 위에 심지만 펄럭펄럭 빛을 내뿜고 있었다. 마치 최후로 스스로 자신을 불사르는 것 같아 보였다.
그 옆에는 찻주전자, 찻잔, 차 접시가 마른 상태로 있었다.
이와는 얼른 다시 눈을 감았다.
그녀는 이광이 술을 다 마시고, 작은 탁자에 내려놓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그러면서 말했다. "자는 거야?"
그녀가 자는 척하니 이광은 더는 깨우려 하지 않았다.
그때, 이광의 한쪽 팔이 다가오더니, 소파 등받이를 짚었고, 머리가 그녀와 매우 가까워졌다.
그의 호흡하는 숨결이 보송보송 그녀의 얼굴 위를 기어갔다.
이와는 느닷없이 두 손으로 이광의 목을 끄러 안았다.
그러자 그녀의 상반신이 공중에 매달리게 되었다.
이광이 말했다. "너 자지 않았어?"
이와가 말했다. "선생님은 나를 유혹해 놓고, 오히려 모른척하네요!"
이광이 말했다. "나는... 나는..."
그의 입을 이와의 입이 꽉 막았고, 동시에 두 사람은 '어어' 하며 함께 뒤엉켰다.
이어서, 헐떡 거리며, 발버둥 치듯 서로의 옷 단추를 풀었다.
어떤 단추는 떨어져 나가 작은 탁자 위에서 튀어서 술병을 울렸고, 찻주전자도 울렸다.
작은 탁자가 어디 부딪혔는지 꽈당 엎어졌고, 소파는 배처럼 창을 향해서 한자쯤 미끄러지며 방향을 돌렸다.
이때 소파 위에서 휴대폰 소리가 울렸다.
이광은 어리둥절해져서, 휴대폰을 집으려고 했다.
이와가 말했다. "망할 놈의 휴대폰!"
그녀는 발로 휴대폰을 차서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휴대폰은 바닥에서 왔다 갔다 하더니, 밝은 빛이 들어왔다.
이광은 역시 손을 뻗어 그것을 줏었으나 뜻밖의 말을 했다. "죽어 버려!"
그는 벽 모서리에다 집어던졌고, 휴대폰은 두 동강이가 났다.
정알 더 이상은 기척도 없이 죽어 버린 것이다.
하지만, 해야 할 일은 해야 했고, 그것도 한시가 급했다.
그는 온몸이 땀에 젖었으나, 하필 되지가 않았다.
이광은 끝없이 중얼거렸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이런 적은 없었어! 해야 되는데, 안되지 않아!"
이광이 할 수 있는 건 이와의 몸에 키스하는 것 밖에 없었다.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발끝에서 머리까지 키스를 했다.
마지막에는 개처럼 거기 엎드려 핥기 시작했는데, 더 이상 몸을 일으키지도, 머리를 들지도 않았다.
이와는 갑자기 그의 머리를 안았다.
그녀는 그의 얼굴이 온통 물 투성이인 걸 알았다.
그녀는 일 수 없었다. 그게 땀인지, 그게 진액인지, 그게 눈물인지.
'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카테고리의 다른 글
二十二, 커피점의 잉리호우 (应丽后•咖啡吧). 2 (6) | 2024.07.14 |
---|---|
二十二, 커피점의 잉리호우 (应丽后•咖啡吧). 1 (1) | 2024.07.12 |
二十一, 습운당의 이와 (伊娃•拾云堂). 1 (0) | 2024.07.06 |
二十,취후(曲湖 )의 샤오 탕 (小唐•曲湖). 4 (0) | 2024.07.04 |
二十,취후(曲湖 )의 샤오 탕 (小唐•曲湖). 3 (0) | 2024.07.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