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賈平凹의 장편소설 "잠깐 앉으세요(暫坐)"

十六, 찻집의 하이루오 (海若•茶庄 ). 1

 

저녁에 하이루오는 소 구역 맞은편에 있는 중의원에 가서 쑥뜸을 받았다.

그녀는, 돌아와 침대에 눕기 전, 내일이 일요일이니 영업을 안 한다는 생각을 하고, 늦잠을 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핸드폰을 껐다.

하지만, 예상외로 새벽 네시 반에 잠이 깼고,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유리창을 바라보았다.

창틀 위에 있는 제비 둥지에서는 아직 제비들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제비둥지를 발견한 것은 재작년이었다. 그녀는 그때서야 도시 속에서도 제비가 둥지를 틀 수 있고, 이렇게 심한 스모그 속에서도 제비가 돌아와 집을 짓는다는 것도 알았다. 하이루오는 놀랐고, 오랫동안 가빠했다.

옛날 책에 나와있기를, 제비가 둥지를 튼, 대들보에서 꽃이 피는 것보다 더 좋은 길조는 없다고 했다.

그녀는 옥상 위, 나무로 된 곳을 모두 찾아보았으나 령화(灵花: 불교에서 유래한 신묘하고, 아름다운  꽃. 이 꽃이 피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한다)는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제비가 언제라도 둥지 만들기를 그만두고, 다른 곳에 가서 둥지를 틀지나 않을까 걱정했다. 그래서 십여 일 동안 감히 그쪽 창문을 열지도 못했다.

다행히 둥지는 창 위에 만들어졌고, 제비는 해마다 왔다.

금년에도 12일이나 당겨서 왔다.

하이루오는 제비 집을 보면서, 다시 연추초연(燕处超然: 제비가 있는 곳은 속세에서 벗어난 곳이다)이란 네 글자를 떠올렸다.

제비는 사람과 친근하지만, 개나 고양이같이 늘 사람과 뒤섞여 사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문틀, 들보와 창문 위에 있으면서 사람과 가까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멀리 있는 것 같기도 했다.

하이루오는 침대에서 일어나 몸치장을 하고, 우유를 한잔 탄 후에 거기 시리얼을 넣었다.

그녀는 그것을 먹고 나서 문득 자기가 사는 게 제비만도 못하다고 탄식하며, 찻집으로  갔다.

이렇게 일찍 일어났는데도,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았고, 차량들은 더욱 왕래가 끊이지 않았다.

그것은 말하자면 속세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기보다, 속세의 수레바퀴는 밤낮없이,  끊이지 않고 돌아간다고 하는 편이 맞았다.

하이루오는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떠 올랐다.

천만명이 넘는 사람이 사는 대도시에서, 사람들은 모두 어딘가에서 살 텐데, 어째서 사람들이 자기 집을 잘 못 찾아갔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을까?

그녀는 멀리  또는 가까운데 있는 높은 빌딩들을 보았다.

벌써 무수한 창문들이 등을 밝히고 있었다.

그녀는 감탄하면서, 커다란 거무칙칙한 콘크리트 산들을 바라보았다.

본래 산(山)은 빈 것이고, 텅 빈 것이 산이다.

찻집 문 앞에 왔는데도, 날이 아직 밝지 않았다.

하이루오는 가게로 들어가지 않고, 가게 뒤편의 새벽시장으로 갔다.

오사장네 불당에서 경쇠(부처 앞에 절할 때, 흔드는 종) 소리가 났다.

그것은 오사장이 새벽 시장을 뒤져서 사 왔다고 한 바로 그 경쇠였다.

이렇게 일찍 오는 것도 쉽지 않은데, 나도 한번 뒤져봐야지. 하이루오는 찻집 이층에도 경쇠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새벽시장이 도깨비 시장이라고 불리는 것은 전혀 틀린 말이 아니었다. 모든 판매자와 구매자는 겉모습만 봐서는 구분할 수 없게, 모습이 불분명하며, 소곤소곤 낮은 소리로 흥정을 했다.

하이루오는 천천히 몇 군데 돌아다녔으나, 경쇠를 발견하지 못했다.

돌아다니다가 오히려 동라(구리 징)를 발견하고 그것을 샀다.

판매자는 이 동라가 명대(明代) 물건이라고 하며, 자기 조상이 야경 도는 사람에게 사서, 집안에 전해 내려오는 물건이라고 했다.

하이루오는 연대의 진위여부는 상관없었고, 야경을 돌 때, 들고 다니던 동라면 좋다고 생각했다.

야경을 도는 사람은 일찍 일어나서, 사람들에게 평안을 가져다주었을 테니까.

그녀는 신이 나서, 동라를 들고 찻집으로 돌아왔다.

찻집 문은 뜻밖에 열려있었고, 샤오 탕과 가오원라이가 죽렴(대나무 발)을 말아 올리고, 유리창을 닦고 있었다.

웬일인지 물어보니, 구역 사무소에서 5시에 전화가 왔다고 했다.

샤오 탕에게 찻집 사장이냐고 묻기에 '여기 사장님은 하이루오 고 나는 종업원 탕 인인이라고 하며,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라고 했다.

구역 사무소 사람은 짜증을 내면서, 찻집에서 자기들에게 두 개의 전화번호를 남겼는데, 하나가 꺼져있어서, 지금 이 번호로 전화한다면서, 당신이 사장은 아니지만 긴급 통지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연한 어조로 지시했다. "오늘 오전 시장(市長)님이 위생 환경 검사를 오시니, 모든 관할 구역 내의 회사, 개인점포는  6시 전후로 반드시 청소를 해야 한다. 특히 찻집은 가게 앞 노면과 광장에 하나라도 쓰레기가 있으면 안 되고, 광장 가장자리에 있는 의자에도 먼지가 쌓여 있으면 안 된다. 상록수 녹화 숲에도 폐지나 비닐봉지가 떨어져 있으면 안 되고, 마른 나뭇가지, 시든 잎이 있어도 안된다."

샤오 탕이 어이가 없어 말했다. "그런 것까지 모두 우리들에게 시키면서, 아예 초미세먼지까지 싹 없애란 말은 왜 안 하나요?"

구역 사무소 사람이 소리쳤다. "너 뭐라고 그랬어? 뭐라고 그랬냐고?"

샤오 탕은 얼른 전화를 끊어 버렸다.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얼른 하이루오에게 전화를 해보았는데, 하이루오의 전화는 정말 꺼져있었다.

그래서 바로 가오원라이에게 오라고 연락했다고 하였다.

샤오타이 말했다. "시장이 검사를 하러 오면 오는 거지, 구역 사무소 놈들이 대중을 동원해서 사전에 위생 청소를 시키는데 이거 구라 아닐까요?

하이루오가 말했다. "청소하자. 청소 다 하고, 너희들은 일찍 들어가 쉬어."

그녀는 가게 위  2층으로 올라갔다.

하이루오는 징을 계단 입구에 걸었다.

집안은 아직 어두웠고, 모든 가구, 전시한 물건들이 마치 모두 잠들어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징을 "쾅 쾅 쾅" 세 번 쳤다.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징 소리가 울리자, 가구, 진열품들이 의식을 회복하고, 서로 진동하면서 총기가 되살아났다.

또 모든 작용이 하나의 자기장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매일 이층에 오면, 언제나 징부터 세 번 치리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