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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촌(村)이었던 선전(作为村的深圳) : 1/7 陈再见

 

* 중국 선전(深圳 : 심천) : 광동성 중심부의 인구 1,300만의 도시.

중국 기술의 허브로 불리며, 첨단 반도체 기업이 밀집해 있다.

이화촌(怡华村)

둘째 형이 이화촌에서 작은 가게를 연지는 벌써 여러 해 전이다. 구체적으로 몇 년이나 지났을 때인지는, 현재 나는 물론 둘째 형도 확실히는 모른다.

"새까맣게 오래전"이라는 말로 묘사하는 게 맞다.----- 새까맣게 오래전, 여름 방학 때, 나는 동생과 함께 선전(深圳)으로 가는 장거리 여객 버스를 탔다. 그때는 선산(深汕) 고속도로도 없을 때라, 느림보 버스는 구불구불, 덜컹덜컹, 그것도 지루하게 달렸다. 대충 하루 걸렸는데, 우리는 땅거미가 질 때쯤 불빛을 보았다. 우리는 그 불빛들이 선전의 불빛인지는 알지 못했다. 동생은 눈치 빠른 아이라, 주변에 있던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아저씨, 선전에 도착했어요?" "그래 왔다. 여기는 송강( 松岗)이다"

그때 우리는 선전이 얼마나 큰지 몰랐다. 그저 다 왔다고만 알았고, 지방 도시나 현청(县城: 우리나라 읍 정도 규모)과 비슷하려니 생각했다. 송강(松岗)에서 신안(新安- 당시 현청이라 불렀다)까지, 또 그렇게 먼 길이 남았는지 누가 알았겠는가! 당연히 길이란 걸어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당시에 갔던 길이 지금 알기로는 아마 107번 국도였는 것 같다.

나와 동생은 마음이 조마조마 해져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창밖의 불빛이 점점 더 휘황찬란해졌다. 우리는 무심히 창밖을 보는 척 했으나, 마음속으로는 혹시 앉아있다 내릴 곳을 지나쳐 버리면 어쩌나, 걱정이 태산이었다. 왜냐하면, 여기 올 때 식구들이 이렇게 신신당부했기 때문이다. "절대 지나쳐 가면 안 된다. 현청에서 한번 지나치면 바로 난토우관(南头关)이 되는데, 거긴 시내고, 증명서가 필요한 데야."

우린 당시에 어떤 증명서도 갖고 있지 않았고, 심지어 신분증마저 없었다. 우리는 깜빡 실수로, 총구 잎에 서서, 두 덩어리 고기처럼 감옥에 갇히지나 않을까 겁이 더럭 났다.

당시 겨우 열다섯이었던 나와 열세 살이었던 동생에게는 그건 정말 너무 겁나는 일이었다.

동생은 거의 틈믈 두지 않고 승무원에게 물었다.

"바오후이(宝暉)빌딩 다 왔어요?" ----- 오기 전에 둘째 형이 가게에서 전화로 우리에게 바오후이빌딩에서 내리라고 신신당부했었다.

승무원은 성질이 그다지 좋지 않은 데데한 중년 아즘아였다. 솜털이 부숭부숭한 아이가 귀찮게 물어대니, 그녀는 소리를 꿱 지르며 대답했다. "아니야" 바로 이 한마디였다. 다른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 예를 들어 아직 얼마나 더 가야 한다든가, 혹은 도착하면 내가 말해줄게 하는 것 같은.

만약 그런 말을 했더라면, 우리는 저으기 안심했을 것이다. 그 여자가 기껏 "아니야", "아니야" 하는 바람에 우리는 여러 차례 안심했고, 얼마 있다, 또 물었다.

 

붐비던 버스가 절반 정도 텅 비었다. 동생이 너무 여러 번 물어서 그랬던지, 승무원은 아예 "아니야" 소리도 게으르게 대답했다. 그 여자는 의자에 벌러덩 누워, 옷을 입은 채 잤는데, 동생이 아무리 물어도 도무지 깨어나지 않았다. 버스가 빨리 달리자 차에 탄 사람들이 모두 자는 것 같았고, 아무도 우리가 도대체 어디를 가고 있는지 알려줄 것 같지 않았다. 우리는 둘 다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버스가 여러 차례 정차하는 가운데, 누가 소리쳤다.

"너희들 바오후 이 빌딩서 내린다고 하지 않았어?" 그건 잠이 들었던 승무원의 목소리몄다. 그녀가 결국 제때 잠이 깬 것이다.

우리는 거의 용수철처럼 일어나서, 각자 커다란 보따리를 등에 메었다.

차를 내려서, 우리는 짐칸에서 두 개의 커다란 자루를 꺼냈다.---- 그것은 인편에 집에서 둘째 형에게 보내는 고구마와 땅콩이었다.

나는 차멀미가 나서, 오면서 토하고 난리를 치던 끝이라, 차에서 내리자마자 풀밭을 찾아 주저앉았다.

불빛 가운데 동생이 두 자루의 무거운 물건을 메다가, 길가 풀밭에 올려 놓는 것이 보였는데, 그는 나에게 짐을 잘 보고 있으라고 부탁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주머니에서 종이쪽지를 꺼냈는데 ---- 거기에는 둘째 형의 전화번호가 쓰여있었다. 그는 육교 밑의 통로를 가로질러 가서 공중전화를 찾았다. 나는 동생이 부탁한 대로 풀밭에 앉아 고구마 한 자루와 땅콩 한 자루를 지키고 있었다.

주변의 등불이 매우 밝았다. 나는 고개를 들고 바오후이 빌딩을 쳐다보았다. 정말 멋있는 건물이었다.

부근에는 입체교차로가 하나 있었는데, 부르릉부르릉, 자동차가 달리며 내는 소리가 귓가에 울려왔다.

나는 또 맞은편에 있는 건물과 탁 트인 광장을 보았는데, 나중에 그곳이 바로 도우즈도우(都之都) 광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러는 사이에, 꽤 많은 오토바이를 탄 사람들이 내 주위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오토바이를 세우고, 나에게 어디로 가는지 물었다.

나는 감히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겁이 덜컥 났는데, 그건 낯선 환경에서 온 공포감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