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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남해에 가서 나무 한 구루를 심다.(去南海栽一棵树 ) 5/5 (끝) : 刘醒龙

사천성에 있는 홍군 장정 기념비
인증 사진, ㅎ

 

2009년 11월 6일, 진충실이 뜻밖에 전화를 걸어와, 나에게 < 천행자(스카이 워커) > 한 권을 보내달라고 하였다. 그는 책에 쓰여있는 그 당시, 자기가 민반교사(民办教师: 시골 사립학교 교사: 생계 보장이 안되었다)를 할 때라고 했다.

< 천행자 >의 속표지에 이런 말이 쓰여있다.

"중국의 대지 위에서 묵묵히 고행의 길을 걷는 민간 영웅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이 말은 진충실 같은 사람에게 써도 나무랄 데 없다.

2016년 4월 7일, 오후, 강서성 위도우현(于都县) 홍군 장정 기념비 앞에서, 나는 장정(长征: 중국 공신군이 장개석 군에 쫓겨, 변방으로 만 km 이상 도망 다녔던 험난한 여정) 길을 다시 걷는 작가들을 대표해서 말했다. 서두의 말은 진충실에게 보내는 말로 시작했다.

"10년 전, 장정길 다시 걷기에서, 진충실은 단장이었습니다. 10년 후 다시, 장정길 걷기에 나서는데, 진충실은 중병이 들어 같이 올 수 없습니다. 위도우 같은 과거 10만 홍 군을 감싸준 큰 보금자리가 있었으니, 이번에도 위도우가 크나큰 기적을 진충실에게 내려주기를 희망합니다. 장정 정신의 최고 해설자 진충실이 무사히 건강이 회복되어 다시 단장이 되도록, 보호해 주시기를 희망합니다.

아울러, 우리들도 이 길을 계속 걸어, 정치와 군사의 장정이 문학 정신의 장정과 융합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때, 나는 백록원의 빨간 앵두 씨를 란저우 교외에 뿌렸던 것이 기억났다. 어릴 적 경험에 의하면, 사람 입에서 뱉어진 빨간 앵두 씨가 모두 흙 속에 들어가 발아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비례상, 백록원의 빨간 앵두 씨가 자라서 몇 구루는 충분히 묘목이 될 수 있다. 이것은 바로, 남해 작은 섬의, 서로 다른 손이 힘을 합쳐 심은 한 구루의 나무와 같다.

하늘의 보우가 있다면, 꼭 자라나서 조국 최남단의 최고로 강인한 큰 나무가 될 것이다.

나는 남해의 그 작은 섬,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또 진충실과 함께 심었던 그 나무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다. 더욱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사람들이 고생했을 것을 모르는 어린 딸아이가 황금같이 귀중한 담수 한 통을 작은 나무에 뿌렸을 때, 그대로 넘겨주었던 군인들 이름이다.

하지만, 결코 잊을 수는 없다. 백록원과 대별산, 동호(东湖)와 남해, 남해에 있는 이름 모를 작은 섬, 그 섬 위에 있는 이름 모를 작은 나무와 란저우 교외에서 친구들이 깡그리 먹어치운 백록원의 앵두, 그것들은 모두 공통된 이름이 있다.

장강(양쯔강)변 내 고향 말로 하자면, 남자의 눈물은 황금같이 귀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남해에 있는 묘목에 물을 주면 자라나게 하는 담수이기 때문이며, 그것은 인생의 시고 달고 쓰고 매운맛을 모두 우려낸 순수한 술이기 때문이며, 그것은 북방 대지 위에서 푸르스름하게 우거져 찬란한 빨간 앵두를 열매 맺게 해주기 때문이다.

천하의 문학은 남해에 심은 한 구루의 나무가 아닐까?

천하의 많은 사람들은 아름다운 빨간 앵두가 아닐까?

아름다운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북방 황토 고원에서 키워진 것이라 더욱 보기 좋고, 다른 사람의 생명에 영양을 줄 수 있는 것이다.

 

原載 : 당대 2016년 제 4기

 

*참고 : 원본에 써있는 櫻桃를 처음에는 체리로 번역했으나, 글 맥락 상, 앵두를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되어 앵두로 바꾸었습니다.

 

* 홍군 장정기념비 사진은 친구와 사천성 구채구 여행시, 중국 여행사를 따라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홍군 유적지를 중국인들 단체 여행때, 의무적으로 거쳐가게 했는데, 정작 중국인들은 아무도 탑까지 올라가는 사람이 없었고, 우리만 올라가서 구경하고 왔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장소와는 다른 곳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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