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6일, 나는 차를 몰고, 감숙성에서 열린 한 문학활동에 참가했다. 시안에 곧 도착할 무렵, 나는 가면서 진충실과 시연로에 있는 어느 호텔에서 작은 모임을 갖기로 약속했다.
내가 막 도착하자 진충실도 바로 왔는데, 놀랍게도 백록원에서 딴 앵두를 한 상자 가져왔다. 한창때 수확한 앵두라 대단히 붉고 아름다웠다. 나는 각별히 앵두 밋을 좋아해서, 단숨에 많이 먹었다. 거기다 기회가 되면 백록원에도 가서, 나무 아래에서 앵두를 먹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진충실도 매우 기뻐하며, 진세욱, 유조림, 서정, 장위 등 친구들을 열거하머, 모두 그의 집 들판에서 체리를 먹었다고 했다.
둘째 날 아침, 나는 계속 차를 몰고 란저우(兰州)로 갔다. 어두워질 때쯤 란저우 교외의 한 리조트에 도착했는데, 한무리의 당지, 외지 작가들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거기서 양고기구이를 실컷 먹으면서, 시원한 맥주를 마셨다. 그 자리에서, 내가 먹다가 남겨온 반 바구니의 앵두를 꺼내 놓으니, 처음에는 아무도 손을 대지 않다가, 내가 이것이 진충실이 백록원에서 직접 딴 앵두라 하니까, 어디서 뻗은 손인지 모르게 수많은 손이 저마다 뻗어, 눈 깜빡할 새에 말끔하게 바닥이 났다. 다 먹고 나자, 몇몇 사람은 내 차 트렁크를 보면서 그 안에 아직도 더 있다고 오해했다.
2014년 8월 19일, < 방초(芳草) > 잡지가 시안에서 한 가지 활동을 했다. 그날 시안 시내에서 한 가지 울지도 웃지도 못할 사건이 발생했는데, 두 무리의 사람들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말다툼이 벌어져 서로 치고받는 일이 벌어졌다. 그중 한쪽 편이 상대방을 때린 후, 맞은 사람이 구 위원회 요인인 것을 알았다. 때린 사람은 하급 관리로,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고, 그 구 위원회 요원도 역시 무릎을 꿇고 장대방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모두가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나는 진충실에게 전화를 걸어서, 내가 시안에 왔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일정이 나무 빡빡해서, 둘째 날 정오에나 시간이 비니 그때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지 물었다. 진충실은 잠시 망설이다가, 그러겠노라고 했다. 내가 만날 장소를 말하자, 그는 시간 맞춰 가겠노라고 했다. 이어서 다시 이국평에게 전화를 걸어 그때 같이 보자고 했다.이국평이 내 말을 듣더니 계속해서 두 번이나 내일 정오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진선생은 정오에 쉬는 습관이 있어 그때는 누구도 절대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 내가 틀림없이 그렇다고 하자, 이국평의 매우 감탄하며, 내 파워가 대단하다고 했다.
이번이 그가 진선생을 알게 된 후, 처음으로 정오에 외출해서 친구를 만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국평이 매우 진지하게 말해서, 나도 심각하게, 내가 왜 타인이 여러 해 쌓아온 좋은 습관을 훼방하나 생각했다.
둘째 날 아침 식사를 하고, 진충실에게 문자를 보내, "정오에 당신을 번거롭게 하지 않겠습니다. 잘 쉬시기 바라며, 우리는 호텔에서 뷔페 식을 먹고 나서 화산(华山) 구경을 갈 겁니다!"
그날 오전에 나는 강좌가 있었는데, 9시 30분에 끝났다. 진충실이 막 전화를 걸어와 유감을 표시한 후, 다음에 꼭 만나자고 했다.
정오에 이국평이 와서 잠시 앉았다 갔는데, 그때 말을 해서 진선생의 상황이 매우 안 좋다는 것을 알았다.
섬서성 작가협회 당조직은 성(省) 위원회에 보고해서, 진선생을 빨리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으라고 독촉하려는 참이라고 했다.
그때 나의 마음은 갑자기 큰돌을 얹어놓은 것 같이 무거워졌고, 당연히, 내가 먼저 취소한 이 시각에 있었을 작은 모임이 이루어졌든 아니든, 그의 우정이 이토록 고귀하게 느껴졌다.
2015년 7월 7일, 나는 북경으로 가서, 중국 공산당 선전부의 한 행사에 참가했다. 팔대처(八大处) 신문사에 도착하고 나니, 친구, 지인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홍커(红柯)도 짐을 끌고 들어왔는데, 나와 몇 마디 말을 나누고나서, 그는 바로 모두에게 진충실이 구강 암에 걸렸다고 알렸다. 지금 약물 치료를 하는 중인데, 먹는 것이 곤란해서 완전히 콧줄에 의존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다급한 마음이 들기는 했으나, 내가 도울 방법이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홍커에게 시안에 돌아가면, 몇 마디 전 해달이라고 부탁했다. 며칠 후, 밤 9시에 홍커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내가 부탁해서 전한, 암증세 표적 치료법을 진충실에게 전하니, 진충실은 대신 감사를 전해달라고 했고, 이때 그밖에 같이 있던 다른 친구도 염려했다고 한다.
홍커는 당시, 전화로 말하기를, 진선생이 치료에 대하여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뒷날 지청(지식청년: 하방 시절 친구) 친구에게 알아보니, 상황 호전이 잘 되고 있다고 했다. 이상하게 다시 소식을 듣고 나서도, 스스로 무거운 마음이 되어 한마디 썼다.
"서쪽으로 가면 영원한 시안, 대도(大道)는 대현(大贤:어질고 현명한 사람)을 보내준다!"
그날 수영장에서 일어서다가, 소식을 들었는데, 믿고 싶지 않았다. 그리 오래지 않아, 전화가 그치지 않고 울렸다. 모두 언론사 친구들의 전화였다. 그들의 생각이 무엇인지, 마음속으로 알고 있어, 받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나는 분명히 내 마음속으로 아직 이 사실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버티더라도 결국 받아들일 수박밖에 없었는데, 나는 한 신문사 기자의 전화를 받고, 듣게 된 것이다. 막 입을 열어, 나는 네가 무엇 때문에 전화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진충실 세 마디가 나왔고, 이 이름 석자 말고는 말하지 않았다. 나는 이미 눈물 범벅이 되어 한참 동안 오열했다. 나는 한마디도 정확하게 말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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