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 수필, 단편소설

남해에 가서 나무 한 구루를 심다.(去南海栽一棵树 ) 2/5 : 刘醒龙

 

황하구곡 제일만 ( 2016년 5월에 갔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장족 할아버지

 

2006년 4월 20일, 한구(汉口)의 백 보정(百步亭)에서 진충실을 다시 만났다.

특별히 이 날짜를 언급하는 이유는 그날 그가 동호(东湖)에서 돌아왔기 때문인데, 그는 나를 보더니 감탄의 말을 했다. "동호(东湖)가 호수는 무슨 호수, 완전히 바다야!

집안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진충실은 나를 보고, 남해의 넓고 끝없는 파도와 우리들 네 명이 둥그렇게 둘러싸고 심은 나무가 분명히 다시 생각난다,고 했다.

거기다 우리 딸애가 작은 두 손으로 물을 준, 어찌 되었는지 소식을 알 수 없는 나무가 다시 생각난다,고 하였다. 당시 나는 무덤덤하게 들었는데, 여러 해 지난 후, 나도 다시 생각났다. 그때 그 순간 당연히 무어라고 대답을 했어야 했었는데....

이번 만남 전후해서 < 엉윈으로 향한 문 >의 출판 때문에, 백여 차례나 되는 많은 인터뷰를 핬다. 여러 차례 내가 읽은 책에 대한 말을 했으나, 어찌 된 판인지 실제로 기사로 실어준 매제는 한 군데도 없었다. 이건 나를 위해서는 오히려 잘된 일인지 모른다. 어쩌면 내 말이 사실 그대로 나갔더라면, 나는 많은 사람의 미움을 샀을지도 모른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당대 중국 작가의 작품 중 내가 세 번 읽은 것은 < 백록원 (진충실의 대하소설)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만난 후, 이십 일째, 진충실은, 내가 친구를 위해 부탁한 그의 서예 글씨를 부쳐왔다.

"胸中云梦波澜阔,眼底沧浪宇宙宽" (가슴속의 구름과 꿈의 물결은 넓고, 눈앞의 푸른 파도는 우주처럼 크다), 병술년, 고시(古诗)에서 옮겨 쓰다. 진충실.

이 시구는 바다 기분이 든다. 나는 진충실이 동호(东湖 )가 바다라고 했을 때, 그에게 당연히 "백록원, 글의 기상도 바다와 같습니다"라고 말했어야 했다.

2006년 정월 7일. 이날은 마침 일요일이었다. 나는 시닝(西宁: 청해성의 성도)에서 열린 < 방초(芳草) > 잡지사가 추천한 청년작가 용인청(龙人青)의 작품, 연구토론회에 참가하고 있었다.

아침 아홉시 정각, 이 시간은 바로 북경의 출근 시간이다. 갑자기 연이어 걸려온 중국 작가협회, 친구들의 전화를 받았다. 이들은 출근하자마자, 따로따로 우한시(武汉市) 종가촌 우체국에서 부친 익명의 편지를 받았다는 것이다."문혁(文革: 문화대혁명)" 등등 여러 가지 변혁을 경험한 그들은 보편적으로, 통한에 사무쳐서 쓴 익명 편지를 믿지 않았다. 그래서 나에게 소인배들을 조심하라고 알려준 것이다.

설날을 전후해서, 중국 작가협회에서는 제7차 모순(茅盾) 문학상 사상 평가 조례를 반포했는데, 이와 관련된 문단의 비정상적이고 조급한 행동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나는 그저 하나 마나 한 대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덕(德) 없는 소리를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은 그렇게 했어도 기분은 상당히 좋지 않았다.

나는 이 생애 중, 다른 사람이 끼얹는 오물을 뒤집어쓰는 일이 없을 것이라 근거도 없이 자신했었는데, 어쩌다 이런 일을 만나게 된 것이다.

나의 원래 계획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지만, 기분도 그렇고, 일정을 바꾸었다. 둘째 날 구곡황하 제일만( 九曲黄河第一湾: 황하 발원지, 사천성 대초원, 해발 3000 m가 넘는 고원지대에 있다)의 쉰화(循化)로 가서, 뜻밖에 황하 물이 그렇게 맑고 깨끗한 것을 보았다.

또 우리가 머문 곳은 쉰화 여관 201호실인데, 벽 두 개를 건너서 205호실이, 11대 판첸(티벳 불교의 달라이라마 뒤를 잇는 지도자)이 10대 판첸이 전에 이곳에 살 때, 참배한 곳이라고 한다.

그날 오후, 우리는 함께 10대 판첸의 모친 집에 갔다. 이어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이, 현지 사람들이 평하기를 대단한 행운이 있었다고 했다.

이것저것 복잡한 심정에서 나는 노래도 아닌 노래를 한수 지었다.

설산(雪山)은 백조를 그리워하고, 하다(哈达: 티베트인들이 축하의 뜻으로 쓰는 백색, 황색, 남색 비단 수건)는 탁마(卓玛 장족 어린 소녀를 묘사한 노래)를 그리워하네.

꽃구름 같은 몽환의 아가씨는 설연(雪莲 : 눈 연꽃) 중의 설연.

수유등(酥油灯:야크 버터 등)을 켜, 천년 고원(高原)을 밝히니, 길상 호반에는 꽃들이 가득 피어있네.

아, 설연 중의 설연, 너의 눈동자는 내 잘 못, 너의 눈물은 내잘 못.

초원은 양 떼를 그리워하고, 흰 구름은 사랑 노래를 그리워하네.

양 우리 속에서 태어난 너의 어머니는 탁마 중의 탁마.

어린 딸이 늙은 이의 손을 끌면, 근심 걱정하던 사랑은 축복을 견디지 못하리.

아, 탁마 중위 탁마, 너의 눈물은 내 잘못, 너의 눈은 내 잘못.

다 쓰고 나서, 갑자기 진충실에게 문자를 치고 싶었다. 진충실은 답신 문자를 치지 않고, 바로 전화했다. 자기는 고소증세가 심하여 이쪽 지방에는 감히 갈 생각을 못 한다고 했다.

우리는 돌아가는 여정에 시안(西安:섬서성의 성도)으로 간다고 하자 그는 매우 기뻐했다. 그리고 특히, 나와 동행한 주샤오루(朱小如)를 꼭 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단박에 "주샤오루를 못 본 지 여러 해가 지났어"라고 했는데, 이 말을 어찌나 정겹게 했는지 모른다.

황하는 3200m가 넘는 구얼까이 대초원에서 발원하여 구불구불 흘러간다.
고소증세가 심한 사람은 두통이 심해서 이곳까지 가서 아무 것도 못보고 왔다고 하기도 한다
점점이 보이는 것은 야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