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작인(周作人)은 < 차를 마시다(喝茶) >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와집, 종이창 아래에서, 맑은 샘물에 녹차를 우려, 우아한 도자기 다구(茶具)로, 두세 명과 함께, 한가한 날 반나절, 차를 마시면 십 년간의 속세의 헛된 꿈에서 벗어 날 수 있다.
차를 마신 후, 계속해서 각자의 생업을 궁리하든,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든, 무엇이든 못할 것은 없다.다만 우연한 잠깐 동안, 유유자적하는 것은 결코 줄여서는 안된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이런 뜻이다. "기와 집, 종이 창", "맑은 샘물, 녹차", 우아한 도자기 다구(茶具)" 그리고 같이 차를 마실 두세 명의 지인, 이런 것들은 모두 차를 마시는 심미 활동 혹은 예술 활동에 필요한 조건을 말하는 것이다
"한가한 날, 반나절, 십 년 동안 품었던 속세의 헛된 꿈", "우연한 잠깐의 시간, 유유자적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줄일 수 없다" 운운,
이것은 한가함은 인생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설명한다.
그래서 차를 마신다는 것은, 바로 한기하고 편안한 최고로 좋은 시간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이것이 중국인의 창조성이며, 또한 중국의 문화 정신과 물질생활의 최고로 완벽한 결합이다.
이렇게 말하면, 차를 마시는 것이 마치, 오직 신경이 예민한 문인이나 돈 있고, 시간 많은 부자들이나 하는 것이고, 손발에 못이 박히도록 일하는 노동자는 거의 차를 이해도 못 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 이 말은 소위 고귀한 자들의 편견일 뿐이다.
나는 몇 년 전에, 퇴직하고, 고향으로 돌아간 스승을 찾아뵌 적이 있다. 그는 네모난 탁자 아래에 있는, 오지항아리에서 비닐봉지를 꺼내더니 여러 겹 비닐봉지를 풀고 나서, 안에 있는 찻잎을 꺼내 보며 주었다. 그는 설명하듯 말했다.
"맛(味)아, 제발 그냥 있어다오!"
그는 손잡이 달린 구식 주전자로 차에 끓인 물을 부었다. 찻잎은 봉지가 완전히 밀폐되어 있었던지 여전히 맛과 향이 진했다.
우리 산둥성(山東省) 시골에서, 손님을 존중해서 내오는 차는 빼놓을 수 없는 예의 격식이며 손님과 격의 없이 한담을 나누게 하는 수단이다. 그들은 자기들도 차를 마시면서, 대단히 정중하게 차에 끓는 물을 부었다. 왜냐하면, 이일은 그들의 고생스러운 노동 생활에서 극히 얻기 힘든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나의 짧은 이해로는 현재 차를 마시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그들 중에서 어떤 사람들은 차를 일종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하는 수단으로 인식한다. 나의 이 책이 그들에게 얼마간의 의의가 있었는지는 모른다.
나는 아마추어 꽃 심는 농부,
아스팔트와 시멘트, 벽돌로 바닥이 온통 덮여있는 도시에서,
한 뙤기 노출된, 작은 토지를 찾아내어,
돈 안되는 들국화를 심는다.
가을바람이 휘휘 불고, 초목이 시들어 떨어지는 계절,
어떤 사람이 눈에 띄지도 않는 들국화 꽃잎의 태양빛 같은 황금색을 보게 된다면,
그리고 이 때문에 한 가닥 따스한 느낌을 갖게 된다면,
나로서는 커나란 기쁨과 위안이며 또한 행복일 테니.
'중국 수필, 단편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해에 가서 나무 한 구루를 심다.(去南海栽一棵树 ) 2/5 : 刘醒龙 (2) | 2023.01.09 |
---|---|
남해에 가서 나무 한 구루를 심다.(去南海栽一棵树 ) 1/5 : 刘醒龙 (0) | 2023.01.07 |
중국 차(茶) : 편안해지니까, 깨달았다(因宁静而清醒) 2/3 : 徐晓村 (1) | 2023.01.03 |
중국 차(茶) : 편안해지니까, 깨달았다(因宁静而清醒) 1/3 : 徐晓村 (1) | 2022.12.31 |
일본의 세 장면(东瀛三章)(三) 교토 이야기(京都物语) 끝 :尔雅 (1) | 2022.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