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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일본의 세 장면(东瀛三章)(三) 교토 이야기(京都物语) 끝 :尔雅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게이샤의 추억 (장쯔이)

 

하나미 오솔길을 천천히 걸으니, 미국 작가 아서. 골든의 소설 <게이샤의 추억>과 장쯔이(章子怡)가 주연한, 동명 영화가 생각났다. (※ 영화의 중국명 : 艺妓回忆录)

치요(千代)는 회장이 그녀에게 보내는 돈을 안고, 신사로 소원을 빌러 달려갔다. "똑 똑 똑" 하는 게다(나막신) 소리가 급히 울렸다.

그녀는 후시미이나라 (伏见稻荷: 교토에 있는 8세기에 건립된 일본 신사) 신사의 센본토리이(千本鸟居)로 갔는데, 센본토리이의 황금색 아름다운 통로는 깊고 길게 이어졌다. 마치 치요의 길게 이어지는 애틋한 마음 같았다.

이 사람은 기생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고, 그녀가 우상같이 받들 남자, "회장"이다. 후에 게이샤가 된 그녀와의 세심하게 마음을 쓴, 뛰어나지만, 불완전한 아름다운 사랑이 전개된다.

하나미 오솔길은 영화의 주요 외부 촬영지이다.

갑자기, 날아갈 듯한 미인이 흘끗 보였다!

앞 오른쪽 골목에서, 연기처럼 가볍게, 게이샤가 한 사람 나타난 것이다.

화려하고 선명한 남색 기모노를 입고, 길고 긴, 빨간 허리띠를 늘어 뜨리고, 낮은 기모노의 깃고 대는 열려있었다. 머리는 높게 쪽을 지고, 머리 장식을 꽂았으며, 하얀 분가루를 칠한 얼굴 위에 선홍색 입술과 검게 빛나는 눈이, 돋보였다.

그녀는 두꺼운 나막신을 신고, 낮고 어지러우며, 낭랑한 발자국 소리를 냈다. 그녀는 아무것도 곁눈질하지 않았고, 옆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거리낌 없이, 정면을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그윽한 향기가 은은히 실려오는 황혼 녘, 적막하고 쓸쓸한, 아무도 없는 좁은 길, 그 짧은 찰나에, 시간은 되돌려졌고, 또 다른 세상이 스쳐 지나갔다.

나는 남아있는 의식을 번뜩 차리고, 이 놀라운 미인의 출현을 찍으려고,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이 아름다움을 사방에 뽐내는 게이샤, 얼굴에는 가시지 않고 남아있는 슬픈 표정이 있었고, 그것은 한줄기 연기처럼 다가왔다. 예부터 그려온 유령같이, 길고 긴 시간과 공간의 터널을 뚫고, 짧은 순간 돌아와 알 수 없는 종적을 보여주는.....

우리는 관광객으로서, 그저 게이샤의 멋지게 치장한 겉모습만 보았으나, 사실 그녀들의 생활은 대단히 고생스럽고 폐쇄적이다. 그녀들은 특히 현대사회에서는, 첨단 기술에서 굳세게 벗어나려고 하는 유혹이 필요하며, 또 오래되고 낡은 전통적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400년 동안 전승된 일본 게이샤 문화는, 엄혹한 규칙이 요구되며, 옛날 예법대로 치장을 해야 하고, 변화를 위한 빠른 걸음도 없어야 한다.

게이샤 학교를 설립하고, 미인 개구쟁이를 선발하여, 종사해야 할 잡기를 연마시키고, 나아가 무희로 만들어야 최종적으로 게이샤가 되는데, 여기에는 오랜 시간과 많은 돈이 소모된다.

게이샤는, 거문고를 타고 바둑을 두며, 그림을 그리는 문인 취미, 다도(茶道)와 꿏꽂이, 노래 부르고 현악기를 연주하고, 화장을 하는 자태, 또는 어떻게 시선을 운용하는지, 지체 동작 등을 배워, 사람을 유혹하는 매력을 발산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갖춘 게이샤를 하나 만들려면, 사실 완전한 일품의, 우아하고 고귀한 여인을 하나 만들어야 한다.

일본 게이샤는 대단히 신비스러운 직업이다.

많은 사람이 게이샤가 바로 기녀라고 오해한다. 하지만 그녀들은 예(艺 :예술)를 팔지, 몸을 팔지 않는다.

그녀들과 교제하는 사람들은 모두 상류사회의 돈 많고, 세력 있는 남자들이다. 그녀들은 남자들의"꿈 속의 정인(情人)"으로서, 남자들의 몽상, 향락, 낭만, 쾌락, 풍화 설원(风花雪月:문학의 대상이 되는 자연 현상)을 만족시킨다.

일본 문화에서 여성의 목은 성적 아름다움을 판단하는 대상에 포함된다. 그래서, 일본 게이샤는 기모노의 뒤 깃을 일부러 넓게 여는데, 이것은 꽃병의 주둥이가 바깥을 향하여 벌어져 있는 것과 같다. 하얀 분칠은 머리칼이 난 언저리부터 하는데, 고개 뒷부분은 원래 피부 그대로 놓아두고, 일부러 노출시켜 상상력을 자극한다.

"가장 뛰어난 것은 고개를 숙인 온유한 모습이다. 한 송이의 연꽃이 차가운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교태를 부리며 부끄러워하는 것 같은..."

이 일본의 유령은, 애교가 무궁무진하고, 시의(詩意)와 성감(性感)이 있으며, 시마의 시(詩)처럼, "그야말로, 한 글자도 덧붙이지 않고, 풍류를 다 얻는다!"

原載 : 《세계일보. 문화면》 2015. 11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