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라고 부르는, 그리움(有种思念叫忧伤)- 下
여름에 사람들이 제일 가고 싶어 하는 곳은 물론 자라만(老鳖湾)이다. 구불 구불 하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따라 내려가면,갑자기 눈앞에. 평탄하고 움푹 들어간 곳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서북와라는 곳이다. 여기는 석문의 "지안(地眼: 땅의 눈)"으로 옥수수, 좁쌀, 콩 등, 어디서나 농작물이 잘 자랐고, 언제나 생명 럭이 충만했다. 길은 울창한 농작물에 파묻혀서, 끝이 보이지 않았다. 날이 저물면, 조금은 무서워져서, 감히 혼자서는 가지 못했다.
청사장(青沙帐)으로 들어가면, 눈앞에 황사 모래언덕이 가로지른다. 황사 모래 언덕 아래쪽에는 배나무 괴수원이 대갓집 규수같이 숨겨져 있다. 가을이 되면, 가지마다 배가 주렁주렁 달리고, 그건 은혼 여학생보다 더 매력적으로 사람들을 유혹했다.
반대로 모래 언덕은 사람들이 질색을 했다.
특히 여름날에는 모래가 매우 뜨거워져서, 사람들은 매번 여기를 걸어갈 때마다, 바람이 총총히 대지를 훑고 지나가듯, 일분일초도 멈추려 하지 않았다. 모래 언덕을 넘어가면, 온통 나무 밖에 안 보였다. 대부분, 아까시 나무와 백양나무였다. 유일하게 높은 곳은 대머리처럼 벗겨졌는데, 나무도 자라지 않고, 심지어는 풀도 자라지 않았다.
자세히 보면, 드문드문 풀 포기가 바위 틈에서 고독하게 우뚝우뚝 서있을 뿐이다. 마치 노인의 어수선한 수염 같았다.
오후차는 지금까지 예배산(禮拜山)에 대해서 "예배"라는 두 글자가 왜 들어가 있는지 잘 모른다. 석문에서 분명하지 않은 일이, 어디 그것뿐이랴?
매번 예배산에 갈 때마다, 오후차는 언제나 마음속의 격동을 숨길 수 없었다. 산정에 올랐을 때, 그는 심지어 곧바로 북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아까워했는데, ----- 산 북쪽은 바로 온통 백태 만상의 푸른 물, 사람의 얼이 빠지게 하는 자라 만(湾)이 아니던가!
달빛이 언제 만 안으로 뚫고 들어왔는지 모른다. 오후차는 짙은 푸르름과 훈훈해지는 마음을 혼자 마음껏 즐겼다.
오후차는 멍하니 물가에 섰다. 물론 검둥이도 똑같이 서서 멍하니 바라보았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 깊은 푸르름이 바로 사람을 저항할 수 없게 훈훈한 마음으로 변화시키고, 사람이 미녀를 탐하게 만드는 것이다.
오후차는 심호흡을 했다. 그의 얼굴이 저녁놀 처럼 붉어졌다.
그는 아무렇게나 훌렁 벗어버리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곧장 물의 품 안으로 뛰어들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통쾌함이 몰려왔다. 홀로 남겨진 검둥이는 옷 옆에서 멍하니 기다렸다.
이것은 세상에서 제일 순수한 성수(聖水)이다.
하늘이 석문에 내려준 최고로 풍부한 은혜이다.
많은 세월이 지나고, 또 많은 세월이 지났어도, 어렸을 때 자라 만에서 물장난하던 것이 생각나면, 오후차는 두려움에 빠진다.
그가 보기에는, 이 검푸른 물은 성모(聖母)가 아니던가? 그런데 거기서 매번 맘껏 수영을 하다니! 의심할 수 없는 성모에 대한 모독이다!
자주 자라 만에 가는 사람은 은홍도 있고, 샤오친(小芹 )도 있다. 은홍네들과 함께 웃으면서 걸었는데, 마치 봄날 지지배배 우는 새 같았다.
그녀들은 이곳에 와서 머리를 감았고, 물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기껏 바짓가랑이를 걷어붙이고, 허리를 굽혀 정성껏 길고 긴 머리를 감았을 뿐이다.
오후차는 멀리서 그들을 보면서, 뜻밖에 알 수 없는 걱정에 빠졌다.
걱정은 자라 만 전체에 가득 찼고, 석문 전체에 가득 찼다.
原載 《해연(海燕)》2015. 第 10期.
※ 번역을 마치고, 오후차(午後茶)라는 필명의 작가를 바이두에서 찾아보았으나,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이 글의 무대인 석문(石門)이라도 찾아보려 했으나 석문이란 지명이 중국에 13군데나 있다고 하며, 글에 나오는 석문이 어디인지는 분명치 않았고, 자라 만(老鳖湾)은 랴오닝省 대련에 있다고 나오는데, 석문이란 지명과 연관성을 찾지 못했습니다.
본 산문, (风从石门过)은 작가가 겪은, 토속적인 이야기들을 서정적으로 잘 표현하여, 가슴에 와닿았는데, 작가가 누군지 찾지 못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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