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은 없는 곳이 없다. (无所不在的石头)
돌은 없는 곳이 없다. 그것들은 오후차가 원하든 말든, 언제나 분명히 주위에 존재하고, 생활에 매일 존재한다. 돌과 떠나는 것 같이 어려운 일도 없을 것이다.
성봉(成峰)은 각별히 돌을 줗아하는 것 같다. 그는 오로지 돌캐는 일만 한다. 비록 땅 밑으로 도망쳐 숨은 돌일지라도 마지못해 그에 의해 한 층 한 층 끌려 나온다. 돌은 얌전하게 성봉의 명령에 따른다. 돌은 한 무더기 한 무더기 줄지어 서서 햇볕의 검열을 받아들인다. 그런 다음, 마차, 트랙터에 의해 한차 한차 끌려가서, 돌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간다. 출토된 후, 돌은 무감각해져서, 어느 쪽으로 실려가든지, 상관치 않는다.
지하에 숨은 돌은 아주 오랜 세월 잠을 잔다.
잠을 오래 자면, 함께 빽빽이 있던 돌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서로 뗄 수 없는 한 덩어리가 된다. 성봉은 드릴로 강제로 그것들을 떼어낸다. 이것은 마치 산 채로 껍질을 벗겨내는 일처럼 특히 고통스러운 일 같다.
그러나 때때로 대항하는 중에 고집 센 돌이 드릴과 충돌하며, 불통이 튕겨 나오기도 한다. 불똥은 순간에 소멸하는데, 드릴은 아픔을 모르는 것 같다. 돌은 단단하고, 드릴도 똑같이 단단하다. 돌에 비해서, 그리고 드릴에 비해서 더욱 단단한 것은 성봉의 집착이다.
오후차가 언제나 마주 대하는 것은, 눈에 띄는 것이 그것밖에 없는 돌이라고 하면, 일종의 오만한 생각일까? 한 발을 아래로 내디딜 때, 어떤 돌이든 안 밟는다는 것이 가능할까? 뛰어오를 때, 청개구리같이 뛰어올랐다 하자. 하지만, 뛰어왔다 뛰어갔다 하더라도, 결국 돌을 벗어나지 못한다. 길은 흙과 돌의 길이요, 벽은 돌 벽이다. 고옥은 돌을 쌓아 만들었고, 지붕의 천층판 마저 돌을 눌러서 만든 것이다. 설령 집으로 가서 온돌에 벌렁 누웠다 해도, 몸 아래 한 층의 갈대 돗자리로 격리되어 있을 뿐, 그 이래는 역시 얇은 돌조각이다. 닭장, 돼지우리, 개 집, 어느 것이라도, 돌을 쌓아놓거나, 돌로 만들지 않은 것이 어디 있는가?
갑자기 나무가 생각났다. 사뿐사뿐 원숭이처럼 마당에 있는 대추나무에 기어올랐다. 히야, 이번에는 간신히 돌에서 벗어났구나. 눈을 들어 멀지 않은 우물둔덕에 두 개의 거석이 낡은 도르래를 떠받치고 있다.
은홍(银红)이 허리를 구부리고 돌 구유에서 빨래를 하고 있다.
이때, 펑펑펑 소리가 우물 가에서 요란하게 나기 시작하더니 온 마을에 가득 퍼졌다.
그건 은홍이 빨래판 돌 위에서 빨래를 두드렸기 때문인데, 그녀가 손에 든 빨래 방망이도 역시 돌을 갈아 만든 것이다.
오후차는 그의 두 다리가 비록 대지를 떠났다 하더라도 눈에 보이는 것은 여전히 돌, 돌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다.
돌은 석문의 지배자이다. 돌이 없다면, 석문도 석문이라 부를게 뭐 있겠나?
대추나무에서 뛰어내렸다. 거리 입구, 큰길 옆에 있는 돌에 자리 잡고 앉았다. 이 돌은 할아버지가 정성 들여 고른 돌인데, 한여름 저녁 무렵, 더위를 피할 때, 할아버지만 앉던 돌이다.
돌도 생각이 있을까? 돌도 번뇌가 있을까?
돌은 정녕 고통을 전혀 모를까? 손 가는 대로 돌을 하나 주워 자세히 살펴본다. 마치 돌의 생각을 꿰뚫어 보려는 것 같다.
돌은 말이 없다. 돌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영원히 변하지 않는 자태로 오후차의 의문에 응답하고 있는 것이다.
점심때가 되었다. 모친이 집에 외서 밥 먹으라고 오후차를 부른다.
사람은 하루 세 끼를 먹는데, 그래도 배고픔을 느낀다.
돌은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는데, 늙지도 않고 오래오래 산다. 살면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그러면, 내세에 돌로 환생하면 고통도 가려움도 없이, 배고프지도 춥지도 않고, 사랑도 미움도 없을 테니, 얼마나 좋을까?
간단히 밥을 먹고 나서, 오후차는 어슬렁어슬렁 문을 나서서, 관같이 움푹 들어간 채석장을 향해 갔다. 그는 거기 가서, 성봉이 돌을 쪼는 것을 보고 싶었다. 그것은 한 사람이 정하나로 돌과 게임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가보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앞으로 가까이 가니, 한쪽에서 성봉이 돌이 튀어나온 부분에 기대어 자고 있었다. 밥을 가지고 왔던 성봉의 처도 역시 돌이 튀어나온 부분에 기대어 자고 있었다. 돌 들은 아무 소리도 없는데, 역시 자는 것일까?
오후차도 졸음이 몰려와서 돌에 기대어 눈을 붙였다. 그도 역시 잠깐 동안에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꿈은 갑작스럽게 떨어지는 비에 놀라 깨어버렸다.
빗속에는 우박도 섞여 있었는데, 돌에 떨어져, 부서지며, 우당탕우당탕, 큰 소리가 났다.
돌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빗물과 우박이 두드려대는대로 그냥 내버려 두었다.
"비 온다!" 성봉이 소리쳤다.
"비 온다!" 성봉의 처가 소리쳤다.
"비 온다!" 오후차가 소리쳤다.
세 사람은 본능적으로 겉옷으로 머리를 가렸다.
우박이 몸에 떨어지니 매우 아팠다. 그걸 견디며, 오후차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돌이 아프지 않으니 나도 아프지 않다.
돌이 울지 않으니 나도 울지 않는다.
오후차는 정말 자기가 하나의 굳고 강한 돌이 되었다고 상상하며, 비바람과 우박 한가운데 용감히 섰다.
이 순간, 오후차는 문득 자기가 훌쩍 커버린 것을 느꼈다.
석문에는 돌이 얼마든지 있다. 돌이 있으니, 한 개 한 개 벽이 생겼고, 한 채 한 채 집이 생겼으며, 처마와 지붕 이 있는 사원과 묘대, 북석개가 생겼으며, 학교, 대대부(중국 생산대 조직), 청년점(지식청년의 거주 지역),소매점들이 생겨났다.
돌이 없어진다면 누가 감히 생각이나 하겠는가? 석문이 어떤 모양이 되고, 세월이 어떤 모양이 될지?
돌은 고집 세지만, 지혜로운 인간의 명령을 따르고, 부드럽고 약해 보이는 물의 명령에 따른다. 사람은 돌을 바꿀 수 있고, 큰 물도 돌을 바꿀 수 있다. 그밖에는, 언제나 막무가내인 돌.
돌은 석문의 표정이며, 시골 마을의 영원불변의 깃발이다.
돌들을 다시 보면서, 오후차는 각별한 친근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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