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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손 씻기 (洗手) 3/4 朱以撤

 

나의 계산은 위(余) 선생의 지도로 점점 나아졌다. 여러 해동안 그는 내가 숫자와 공식을 사용해서 하나의 추상 왕국의 질서를 세우도록 도와주었고, 나를 산술 단계에서 수학 경계로 진입하게 했다. 일상생활에서는 근본적으로 이런 복잡한 논리와 추리가 필요 없고, 소학교 단계 정도 만계 산할 줄 알아도, 일상의 일을 처리하는데 충분하다.

단지 나 스스로 진취적 열정을 품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스승 삼았다.나는 문학적 재능이 있었지만, 우연히 계산에 재미를 붙이고, 스승의 가르침 아래 이방면에 많이 성장했다. 나는 원래, 수의 계산에 지나치게 우둔해서 문제가 주어지면, 실제 답안과는 언제나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위 선생에게는 식은 죽 먹기여서, 그는 여유 있게 숫자를 즐겼다.

하지만 그의 일상생활은 혼돈 투성이였다.어두운 그림자에 잠겨있는 듯, 그의 소맷부리는 언제나 기름때에 절어있었고, 머리칼은 언제나 마구 헝클어져 있었으며, 손은 거의 씻지 않았다. 나는 계속 그의 이런 행위가 그가 일종의 재능을 펼쳐 보이지 못해 아쉬워하는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만 여겼다.----- 그가 한 말 중에, 그는 자기 일생은 이미 망가졌다고 한 적도 있었다. 내가 풀어지지 않는 문제를 그에게 보여주면, 그는 언제나 대충 손에 쥔 음식물을 삼키고, 내 책과 노트를 받아 들고, 주섬주섬 먹어가며 나에게 문제를 풀어주었다.

그와 그의 부인은 자반 갈치에 대하여 관심이 많아서, 그는 여러 차례 자반갈치를 쥐고 지도하기도 했다. 갈치 냄새가 공식과 숫자에 배어서 책은 점점 냄새의 집합체가 되었고, 그 냄새를 맡으면 그가 강조한 부분이 떠올랐다.

그는 책은 공부하기 위한 것이지, 장식품이 아니니, 더러워지든 망가지든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위 선생은 전형적인 실용주의자였다. 나는 진작부터 그의 몇 권의 책을 수리하여 복원하고 있었는데, 그는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풀어져 뭉치가 된 책을 보면, 뭉치가 된지도 오래되었고, 둘러싼 상태가 더 이상 잘 펼쳐지지도 않았다. 그의 씻지 않은 손 때문에 그가 본 책은 모두 더러웠다.

그는 억지로 보통 집짓는 시공자가 되어, 우리 몇십 명의 노무자를 관리하는 형국이었다. 그는 당연히, 높은 직급의 엔지니어로서, 학문이 깊고 점잖으며, 후방에서 전술 전략을 세우는 사람이었다. 수하에 있는 한 무리의 엘리트들이 그의 통제하에 움직였고, 힘을 합해 난제를 극복해 나갔다. 그 당시, 그는 당연히 넓고 환한 사무실에 앉아 깨끗한 옷을 입고, 손가락 손목을 청결하게 하고, 능수능란하게 뜻을 펼쳐나가야 했다.

손 씻기, 역시 마음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