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나와 농민 형제는 밭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고 있었다. 생산대 아줌마가 벌써 밥을 지어놓았는데, 드물게 흰쌀밥이었다. 그 당시에 이런 행운을 만나려면, 생산 대장이 무더운 여름에 사람들이 수확과 모내기를 동시에 진행하기 너무 고생스럽겠다고 생각하고, 생산대의 양식을 풀어 모두에게 공짜 잔치를 한번 베풀어야만, 얻어걸리는 일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농기구를 던져놓고, 흰 쌀밥을 담은 나무통을 에워싸고, 나무주걱을 이손에서 저손으로 급하게 전했다. 사람들은 동작이 신속해야, 배불리 먹을 수 있고 ----- 배부른 것이 최고다라고 잔뜩 기대했다.
하지만 모든 아름다운 것은 인색하고, 유한한 것이다. 매우 빠르게, 흰 쌀밥 한통이 바닥을 보였다. 나는, 아직 배 불리 먹지 못한 사람이 밥공기를 들고 나무통으로 다가오다가, 틀림없이 절망했으리라 믿는다. 왜냐하면, 그는 쌀밥이 이렇게 빨리 떨어졌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을 테고, 한 그릇 더 먹을 열정적인 기대가 산산조각 났을 테니---- 그에게 이 잔치는 벌써 끝난 것이다. 사람들 모두 동작이 너무 급했고, 계속 이어지며, 마치 길을 서두르는 것 같았다. 이런 동작들의 뒤는 우울했고, 보이지 않는 배고픔이 다시 매우 빠르게 따라왔다.
아직 손씻는 시대가 오지 않았다. 손은 진흙 부스러기 투성이거나, 온종일 들판에서 농가의 비료 냄새를 맡으며 일하는데, 사람이 두 손으로 만지는 물체가 오죽이나 많겠는가? 아직 손을 씻을 때가 아니다.
사람들은 모두 안다. 손이나 깨끗이 씻는데 몰두한다면, 흰 쌀밥은 아마 먹고살 수 없을 것이다.
뱃속에서 쪼르륵 소리가 나는 사람과 깔끔한 것을 챙기는 사람, 어느 것이 옳은가? 여기 사람들은 손 씻는 습관이 거의 없다. 오랫동안 진흙을 주물러 대고, 농기구에 마찰되었기 때문에 손은 거칠게 변해서, 손바닥, 손등의 무늬는 마치 마른땅처럼 찢어져 금이 갔고, 진흙 먼지가 거기에 박혀, 힘들여 세척하려 해도, 헛수고였다. 어디까지 피부고, 어디까지 피부의 부착물인지 나누기도 불분명했다. 그들은 오직 밤이 되어야, 대규모로 씻어낼 수 있었다. 물이 끓을 때까지 솥을 데우면, ---- 이런 온도는 내가 놀라자 빠질 판인데, 그건 분명히 피부가 견뎌낼 한도를 넘었다. 그들은 초라한 욕실에서 이렇게 뜨거운 물로 공 들여, 전신이 발그레해지도록 천천히 몸을 문지른다.
이때는 한 농촌 일꾼로서 제일 마음 편한 시간이며, 또한 그들이 최고로 청결해지는 시간이다. 이때, 그들의 동작은 대단히 느리다. 자기 도취의 시간이다. 그것과 낮 동안 힘든 노동할 때와는 다르고, 나날을 비교하다 보니 점차 밀고 나가게 된 것이다.
농촌에서 도시로 나오면서, 나는 다시 점차 손 씻는 습관을 회복했다.나는 내가 다시 문인들의 섬세한 동작을 시작해야 함을 알았고, 그 동작들은 대부분 종이 위에서 진행되니까 손 씻기는 필연이 되었다.
나는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연로한 모친과 마주 앉아, 손톱 발톱을 깍아깎아 드렸다. 사람이 늙으면 손톱도 형태가 변하여, 도로포장 때 쓰는 돌멩이처럼 울퉁불퉁해지고, 단단해져서 손톱이 잘 깎아지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으니, 손톱부터 일을 시작했다. 다 자른 후에 모친이 나에게 손 씻으러 가라고 재촉해서, 나는 손톱을 자르고 나서 손을 씻었다. 모친이 보기에, 일과 일 사이를 넘어갈 때, 당연히 손을 씻는 것으로 구별 지어야 한다. 끝냄으로 곧 시작된다는 걸 나타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사람이 일을 하기 전에 정신적, 생리적 준비를 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남방인의 신제는 남방 하늘과 땅 사이의 대량의 습기가 들어있어 신체에서 북방인에 비해서 훨씬 많은 물을 짜 낼 수 있다. 아래로 내려뜨린 두 손은 체내의 많은 물기를 아래쪽으로 이동시켜, 마지막으로 손바닥과 열 손가락에 저장된다. 어떤 집안 어른이 손 씻기의 이런 자세한 부분에 주목하였고, 자기도 모르게 영향을 받아서, 다음 세대에 영향을 끼쳤고, 또 그다음 세대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받았다.
모친은 언제나 여러가지 많은 일을 분명히 구분하기를 잘했고, 그녀는 세분화하는데 명수였다. 장작불로 밥을 짓고, 물로 깨끗이 부시는 하나의 동작도, 빠르고, 민첩했다. 이어서 손을 깨끗이 씻고, 좁은 책상 앞에 단정히 앉아, 아이들이 낸 숙제를 고쳐주고 바로 잡아주기 시작한다.
한 사람의 농촌 소학교 교사로서, 마주 대하는 사람은 모두 세상 물정 모르는 소년들 뿐이어서, 숙제를 고쳐주고 바로잡아 주는 일은 특히 천천히 한다.
석유등의 불꽃이 바람결에 흔들리면, 불빛은 깜빡인다. 청결한 손은 숙제 공책으로 옮겨지는데, 한편으론 고쳐주고 한편으론 가생이에 동그라미를 쳐가며 격려해준다. 심하게 구겨진 부분은, 모친은 다 고친 다음, 두꺼운 책으로 그것들을 다음날 새벽까지 눌러 놓아서 완전히 평평하게 펴지게 했다.
빈번히 손을 씻는 것은 마음 속의 필요에 따른 것이며, 아주 섬세하고, 거칠게 하지 않는 일이다.
점점 더워지는 그해 여름, 소년이었던 나는 많은 시간, 농촌을 싸돌아 다녔다. 벽 주변 집 모서리에서 기와 조각을 들춰내기도 하고, 귀뚜라미를 잡기도 하고, 벽을 기어 올라 나무를 타기도 하고, 새에게 새총을 쏘고, 매미를 잡기도 했다. 하여간 얼굴에 먼지가 쌓이도록 놀았다. 다행히 집안에는 오래된 우물이 두 개 있었는데 수량이 풍부해서 아무 때나 깨끗한 우물물로 씻을 수 있었다. 양손을 물통에 깊이 넣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 언제나 이런 식일 수는 없는 일, 당연히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했다.
물은 여전히 맑았으나, 손 씻기를 좋아하던 모친은 나중에는 더 이상 씻을 수 없게 되었다. 오직 다른 사람이 젖은 수건으로 손바닥 예서 손가락까지 닦아 주었고, 더는 스스로 손을 씻는 즐거움을 느껴볼 수 없게 되었다.
'중국 수필, 단편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 씻기 (洗手) 끝. 朱以撤 (0) | 2022.10.03 |
---|---|
손 씻기 (洗手) 3/4 朱以撤 (0) | 2022.09.30 |
손 씻기 (洗手) 1/4 朱以撤 (0) | 2022.09.19 |
가장 멀면서, 가장 가까운. (十一) 끝 :(最远的,最近的) 指尖 (1) | 2022.09.12 |
가장 멀면서, 가장 가까운. (十) :(最远的,最近的) 指尖 (0) | 2022.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