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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가장 멀면서, 가장 가까운. (十) :(最远的,最近的) 指尖

사무실 동료가 나에게 다이어트를 위한 야채 탕 레시피를 알려주었다.
그것은 지금까지 먹어본 것 중 제일 맛없는 탕이었고, 차라리 한약 맛보다 못했다.

그때 그는 열살, 열 살배기가 내가 탕을 먹는 모습을 보고, 맛있는 것이나 맛없는 것이나 효과는 똑같다고 했다.

이 말에, 나는 탕 그릇을 내려놓았다.
맞다, 탐식이 모든 사람의 비만의 원인이다. 내가 탐식을 안 한다면, 초과 영양이 생길 리 없지 않겠는가?

그는 내가 경탄하는 사람이다. 경탄한다는 말은 내가 어떤 사람에게도 한적 없는 말이다. 그의 억제능력은 대단해서, 자주 나를 진땀 나게 한다. 식탁에서, 그의 먹는 모양은 우아하고, 먹는 양도 대단히 절제한다. 맛있는 음식일지라도, 한입 더 먹지 않고, 좋아하는 장난감일지라도,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달라고 칭얼대지 않는다. 오늘에 이르러서도 여전히, 물건을 살 때는 제일 좋은 것을 산다. 하지만 계획을 잡 고물 건을 사러가지 않으며, 또한 빈번히 사지도 않는다.

어느날 가다가 우연히 이웃 사람을 만났다.
그녀의 아이는 북경에서 공부하고 있다. 화제는 공부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습관으로 옮겨갔고, 결국 결혼 상대에까지 이르렀다. 그녀가 말하기를, 자기가 만약 처녀 시절로 돌아가 결혼 상대방을 찾는다면, 바로 당신 아들 같은 사람을 찾을 거라고 했다. 그는 목표가 뚜렷한 훌륭한 남자라 했다.

나는 웃기는 했는데, 어찌 대응해야 할지 몰랐다.
옆에 있던 조금 늙은 아줌마가 '엄마를 보면 아들을 안다'라고 했다.
알고 보니, 그는, 나말고 다른 사람들 눈에도 이렇게 우수한 사람으로 보였나 보다.

나는 지금까지, 그가 좋은 것이, 내가 낳았기 때문이며, 내가 길렀기 때문이며, 내가 사랑했기 때문이며, 그리워하고, 걱정하고, 내가 이기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의 좋은 면은 내 자신의 내면에도 역시 있었다.

작은 애가 말했다. "우리 형은 엄마 앞에서 진짜 모습을 드러내 보인 적이 없어요." 나는 그를 생각하면 "장난꾸러기" "막무가내" "엉터리" 이런 단어들만 연상된다.
그러면, 그의 진짜 모습은, 도대제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