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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부친 일생의 6개 기막힌 장면(父亲一生的六个别致场景) - 11 (끝) : 千岛

 

2016년 6월 21일. 76세. (후반부)

 

 

큰누나의 몸을 보니 아직 정정해서, 그는 속으로 기뻤다. 마누라가 침대를 정리하고, 큰 누나에게 누워서 한잠 주무시라고 했다. 나이가 많아지면, 흔들리며 오는 길을 견디지 못하니, 적당히 쉬면서 원기를 회복시켜야 한다.
그는 부엌으로 가, 앞치마를 걸쳤다. 우선 냉장고를 열고 냉동실에서 춘순(春笋: 봄 죽순)을 꺼냈다. 큰누나는 기름에 푹 익힌 춘순 요리를 좋아했다. 그는 준비된 재료를 급속 해동시켜서, 부드럽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었다.

이 춘순(봄 죽순)은 그가 산에 올라가 캐어 온 것이다. 매년 봄이 되면, 밤 비가 자주 내리는데, 다음날 새벽, 그는 언제나 마누라를 30년 된 바다 사자표 28형 자전거에 태우고 강 맞은편 기슭, 산속으로 춘순을 캐러 갔다. 어렸을 때와 달리, 살림이 곤궁하면 대개 야생의 먹거리를 가가호호 모두 다투어 찾으러 다녔시만 지금은 먹는 것, 입는 것 걱정 없는 세상이라, 산속으로 먹을 것을 구하러 가는 사람은 매우 드믈었다. 하지만 그는 동심으로 돌아가는 즐거움을 버리기 힘들었고, 또 활동을 통해서 근골격을 단련시키기도 했다. 그는 아들에게도 몇 개 보낼 수 있었으니, 아들은 그것을 보고 고향을 그리워하게 되고, 고향 땅에 대하여 좀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큰누나가 잠이 깨었다. 그는 큰누나에게 한 대야의 뜨거운 세숫물을 부어주었는데, 그녀 앞에 갖다주기 전, 그가 먼저 손으로 수온이 적당한지 만져보았다. 어렸을 적, 큰누나가 그를 돌봐주던 시절, 제일 많이 했던 행동이었다. 과거에는 집은 부유하지 않으면서, 아이들만 많아서, 모두들 큰 이이가 작은 이이를 보살피면서, 서로 고생하며 컸다.
당시 그녀를 보면 그보다 훨씬 얼굴이 나이들어 보였다.

그는 조금이라도 그녀를 더 오래 있게하면서, 그 역시 큰누나와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행복을 누리고 싶었다. 그도 잘되기를 바라서, 큰누나가 있으면, 마작을 하러 가지 않았다. 본래 일 년에 만나는 횟수가 그리 많지 않았으니 그러는 게 맞았다.
청명(淸明), 동지(冬至)와 7월 15일은 그가 반드시 고향집이 있는 산에 가서 부모 묘지에 성묘를 했다. 큰 누나집에 머물 때는 거기가 산이니까 단지 밥 한 끼 먹는 틈에도 서둘러 갔다가 되돌아올 수 있었다.

그가 자기 생각에 몰두해 있는 동안, 갑자기 큰누나가 그에게 물었다. "방금, 내가 자다가 꿈얘기 하지 않았니?" "아, 그랬어요. 그런데 내가 듣기에는 누나가 노래하는 것 같던데." 
큰누나는 양미간을 펴더니, 그에게 방금 꿈속에서 부친을 만났다고 했다.
부친이 고향 집 마당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다가 그녀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잡아당겼다. 부친이 말하기를, 그가 그들에게서 떠난지 20년이 되었다. 천당에는 편안한 집이 없는데, 그녀가 어렸을 때 제일 애창하던 산(山) 노래를 정말 듣고 싶다고 했다. 그녀가 바로 노래를 부르자 부친이 또 말했다. 듣자 하니, 정부에서 이 옛집을 허물고 농촌의 택지를 교외의 경작지로 바꾸어 부동산으로 경제발전을 하라고 설득한다던데, 그건 절대 허물면 안 된다. 옛집을 너희들 손으로 무너뜨리면, 너희들이 나중에 어찌 조상들을 보겠냐? 부친은 또 네가 계속 족보를 고쳐나가는 것을 보고 네가 가풍을 이어나가는 건 참 잘한 일로 위안을 받는다고 하시며 부친 대신 이 말을 너한테 전해달라고 하셨어.
어릴 적부터 술을 좋아하던 너이니, 이제는 마시고 싶으면 바로 마신다 해도, 네 엉덩짝을 때려줄 수도 없구나.

오직, 세월만은 사람을 비껴가지 않으니, 몸이 상하지 않도록 술을 취하도록 마시지 말고, 욕망에 이끌리지 말거라.
그는 눈시울이 축축해졌다. 마치 1942년 여름 날, 오후, 부친이 나뭇짐을 지고 산에서 내려와 집으로 오는데, 그가 세워진 통 안에서 모친을 향해 술을 달라고 떼를 쓰고 있는 것 같았다.

原載 "海量文萃"

작가 소개: 千岛(본명: 吴详羊) 한족. 千岛湖人. 청년 시인, 작가.
1985년 절강성 순안 위평,  산골마을 평범한 농민가정 출생.
중화 교원詩歌賞 등 문학상 20여 차례 수상. 신문 잡지 발표 작품 100편 이상.

대표작, 생명의 봄, 유랑 여로, 7월의 반딧불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