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맴맴맴맴 요란스럽게 울어댄다.
수도 북경에 있지만 꼭 고향 집에 있는 것 같다. 대자연의 소리는 그의 귓가를 에워쌌다. 이건 그가 생각도 못한 일이었다.
문을 나서면 산이 보이고, 문을 열면 물이 보였다. 그는 항상 자기 일생은 언제나 산수(山水)를 떠나 본 적이 없다고 농담을 했는데 그건 일생동안 자연 속에 노닐었다는 것과 같다. 나이가 지긋해지니 그는 더욱 고향을 그리워하게 되었고, 요즘 유행하는 퇴직하고 나서, 국내 나아가 외국 여러 곳을 다니며 구경하는 소위 여행에 대하여, 그는 대단히 배척했다. 외면의 세계가 아무리 커도 자기를 길러준 땅은 그의 마음속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손자가 태어나서, 아들 내외가 급히 도음을 청하지만 않았어도, 그는 이렇게 고향을 떠나 멀리 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퇴직 수속을 위한 업무 인수인계를 몇 개월 앞당겼다. 반평생을 일했는데, 손자를 위하여, 마지막 임무를 마치지 못했으니, 마음속으로 섭섭했으나, 그럴만하다고 생각했다.
손자가 노란색 시트가 깔린 소파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다. 이세상에 온 지 겨우 일주일 되었으니, 새끼 고양이 강이지 보다 별로 크지 않은 자식이지만, 엄연히 전가족 중에서 제일 중요한 인물이다.
그가 먹고, 마시고, 싸고, 잠자는, 매분 매초는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마누라와 그는 군대식으로 말해서 후방지원 업무 밖에 할 게 없었다. 손자를 양육하는 최전방 진지는 역시 며느리와 아들이 점령했다. 그 전 시대의 거칠게 아이를 키우는 방식은 요즘 젊은 부모들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이가 막 깨어나면, 며느리는 바로 체온을 재기 시작하고, 또박또박 수첩에 기록한다.
그는 조심조심 손자를 안았다. 왼속바닥으로는 녀석의 발가락을 위로 밀어 올리고, 오른쪽 팔로는 녀석의 몸 뒷부분을 감싸 안고, 천천히 베란다 창 앞으로 간다. 유리창을 통과한 태양빛이 바로 내려 쪼이는데, 집안에 에어컨을 켰기 때문에 열기를 느끼지 못한다.
따뜻하고 상쾌한 것이 이때 그의 마음 속을 비춰준다. 손자의 흑수정같이 까만 눈동자가 긴박하게 응시하는데, 바깥 풍경, 혹은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흡인하고, 혹은 길 가는 사람을 보고 놀란다.
이 꼬마녀석으로 말하자면, 일제 모든 것이 신선하고 호기심이 넘친다
환갑이 넘은 그로서는 원래 만사 만물이 명확해서 모든 것이 뻔하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데, 자기도 모르게 손자의 깨끗한 어린아이의 천진함에 가슴이 울렁거렸다.
그는 개명한 아버지였다. 아들이 대학 시험에 응시할 때도 지역과 전공과목을 완전히 아들이 정하도록 내버려 두었고, 그에게 조금도 간섭하지 않았다. 아들이 졸업하고 직장을 잡을 때, 그와 마누라는 당연히 아들이 고향에 돌아와 일하며, 집에서 가까운 곳에 살아서 이삼일에 한번 씩이라도 서로 볼 수 있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아들은 북경에 남는 것을 택했다. 그들은아들의 생각을 존중해서 어떤 만류도 하지 않았다.
연애, 결혼, 주택 구입 등 모든 인생이 중대사를 아들은 모두 자기 생각대로 해결했다. 아들은 그들에게 걱정을 끼치게 하지 않았으나, 손자를 낳아 기르는 이번 문제는 워낙 큰일이다보니, 그도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갑자기, 그는 손바닥에 열기를 느꼈다. "아이고, 이 녀석이 쌌구나! "
그는 마누라를 불러서 손자의 기저귀를 갈게했다. 아들과 딸은 모두 마누라 손에 컸다. 그는 바깥에서 가르치느라 바빠서, 아이들과 같이하는 시간이 적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여러 중요한 단계들에서 그는 별로 별로 많은 인상을 받지 않았고, 그의 작은 지식, 작은 느낌 가운데 아이들은 넓은 세상을 바쁘게 뛰어다녔다.
현재, 하루 24시간 언제나 손자와 같이 있다 보니, 그는 아이를 양육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마누라를 보니 능숙하게 아이를 씻겨서 붉으스레 윤기가 돌게 만든다. 자기의 굼뜬 솜씨로는 손자 녀석의 기저귀 가는 것조차 땀을 뻘뻘 흘리며 난감해하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그는 자기가 젊었을 때 보다 많은 시간을 내어 마누라와 이이들과 함께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었다.
사람이 제 잘난 줄만 알며 일생을 살아도, 돌아 올 곳은 항상 집 밖에 없다
[출처] 부친 일생의 6개 기막힌 장면(父亲一生的六个别致场景) - 7: 千岛|작성자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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