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은 시골 소학교 교장이어서, 집안에 책이 조금 있었다. 이 책들이 내 최초의 계몽 서었다. 그 후, 나는 라오양(辽阳)에 병 치료차 가다가, 버스 정거장 신문판매대에서 에서 < 소설선간 >과 < 소설월보 >를 샀다. 읽다 보니, "작자 소개" 란에서 "현재 노신문학원 재학 중"이란 말이 있었고, 나는 처음으로 노신문학원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 나도 장래에 거기 가서 공부해야겠다고 몽상했다.
내가 중풍 병이 든 다음, 사범학교 시험에 붙은 중학교 여자 동창의 편지를 받았다.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물었다. 나는 답장에, 이상주의에 충만해서 말했다."나는 대학에 갈 수 없으니 앞으로 노신문학원에 가서 공부할 거야." 나는 마음속으로, 노신문학원이 대학보다 훨씬 높고, 훨씬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마음 속으로, 내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나는 언제나 내가 잠시 병이 들었을 뿐, 앞으로 잘하면, 건강을 회복할 수 있고, 다시 일어나 마을을 걸어 다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신문학원에도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일개 시골 병든 아이가 현실에 맞지않는 몽상을 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게다가, 나는 맹목적으로 자신감에 넘쳤고, 내가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믿었다.
라오보(老薄) 마을은, 비록 평원에서 커졌지만, 경계 구역에 속했고, 마치 "삼불관(아무도 관할하지 않는 구역)"을 방불케 하는 땅이었다. 깊은 산처럼 폐쇄되지는 않았지만, 절대로 특히 개화된 곳도 아니었다.
청대(清代) 이전, 이 땅위의 문명은 어떠했을까?
경작하던 밭에서 당대(唐代) 및 요대(辽代)의 옛날 돈이 출토되었고, 강 맞은편 기슭 높은 곳에서 한나라 때의 분묘가 출토되었다.
200년 전, 청조 중엽, 산동(山东)에 심한 흉년이 들었을 때, 선조들은 관동(关东: 산해관의 동쪽 지역)으로 정처 없이 떠났다. (중국인들은 이를 闯关东 : 창관동 (중국어 발음)이라고 함)
그들은 짐을 짊어지고, 여기까지 와서 발걸음을 멈추고, 물가에 거처를 마련하였다. 이곳은 본래 낙후되고 외진 곳이지만 그들에게는 그야말로 "몽둥이흘 휘두르면 노루가 맞고, 바가지로 물을 뜨면 물고기가 들어있고, 꿩이 솥 속으로 날아드는 곳"이었다.
※관동(关东)의 세 가지 신기한 것 : 위의 세 가지 예로 물산이 풍부했음을 나타냄. 관동의 세 가지 보물 : 인삼, 담비 가죽, 녹용.
"关东三大怪“棒打獐子,瓢舀鱼,野鸡钻进饭锅里。”这三大奇讲的是关东丰富的物产。人参、貂皮、鹿茸角是著名的“关东三宝”。
고기를 집기 위해서, 선조들은 풀을 꼬아 줄을 만들었고, 나뭇가지와 쑥대를 묶어 발을 만들었다. 그것을 보(薄)라고 불렀다. 강변 얕은 곳에 이 어창을 던져놓으면,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들어올 수는 있으나 나갈 수는 없었다. 이 생산도구로 인하여 이 지방 이름이 보(薄)라고 붙여졌다.
산동, 산서, 하남과 허베이 성처럼 후(后) 라오 보촌은 황하 북안에 있고, 남안에는 전(前) 라오 보촌이 있다.
촌 이름에 라오(老) 자가 붙은 것은 바로 우리가 남을 부를 때 라오징(老張), 라오왕(老王) 하는 것이나 같은데, 이는 옛사람들이 토지에 대해서 친밀함을 표시한 것이다.
나는 벌써 창관동(闯关东) 8대(代)에 이른다.
마을에는 몇 개의 큰 성씨가 있었고 상호 간 통혼하여 많이 퍼졌다. 하나의 마을이 따지자면 전부 친척이었다.
막 태양이 솟아오르면, 마을 동쪽에서 흐르는 물 위로 안개가 피어오르고, 이어서 뚝을 따라 높은 하늘로 솟구친다.
석양이 마을로 떨어지면 서쪽, 황하의 파도가 불붙는 듯하다.
이 강을 혼하(浑河:혼탁한 강)라고 불렀는데, 앞서 옛 이름은 심수(沈水: 푹 꺼진 강)였다. 전설에 따르면 누르하치가 흥성(兴城)에서 원숭환의 대포에 부상을 입고 패퇴하여, 여기까지 도망처 와서, 적을 속이기 위해 말똥을 강에 쏬아부었다고 한다. 이것이 흘러내려가자 명군(明军)이 적이 원병을 보낸 줄 알고 감히 더는 추격하지 않았다고 하며 그때부터 깅 이름이 혼하(浑河)가 되었다고 한다.
물을 건너, 남쪽으로 3리를 가면 여기가 바로 태자하(太子河)이다.
여기서 다시 강을 건너 서쪽으로 8리를 가면 바로 대요하(大辽河)이다. 여기는 세 강이 같이 흐르고, 지류도 많다. 수로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마치 강남, 물의 고향 같다. 애석한 것은 모두 물이 말라버려서, 하상이 뼈가 드러날 정도로 여위였고, 계절에 따라 강이 될 뿐이다.
선현들이 묘사하기를, 봄철에 강이 열리면, 얼음 언덕 넘어 닥쳐오는 전쟁의 무시무시한 광경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 기후와 풍토에는 역사가 있다. 지명을 보면 소위 당태종 이세민의 동정(东征 동쪽 정벌 664-668) 때 여기까지 와서, "수산(首山)을 한번 만져보고 안산(鞍山)에서 말에 올랐다"라고 시를 읊었다고 한다.
다시 태자하를 말한다.
춘추전국 시대, 연(燕) 나라 태자 단(丹)은 진시황을 찔러 죽이려고 협객 형가(荆轲)를 보낸다. 형가가 지도를 펼치다가 비수가 드러나면서 암살은 실패했고, 태자 단은 여기로 피난을 온다. 강한 진나라가 연왕 희에게 태자 단의 머리를 바칠 것을 요구하자, 아버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들을 희생시킨다. 태자 단의 피가 옛 양평의 연수(衍水)를 물들였다. 큰 강 물줄기가 온통 빨갛게 되었다. 그래서 이강이 태자하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청대의 규방 여류시인 서찬(徐灿)은 유배 온 남편을 따라 이 추운 곳까지 와서, 옛일을 회상하며 시를 읊었다.
역수의 형경(형가의 높임말)은 가고, 요하에 태자가 오다.
연(燕) 진(秦) 모두 적막한데, 물소리만 슬프고나.
소동파의 시구, 황하는 동쪽으로 흘러간다. 무슨 말을 하리오.
문 앞을 흐르는 물은 서쪽인데.
우리 고향 혼하, 태자하는 바로 요동 장백산(백두산)에서 발원해서 서남쪽을 향하여 바다로 가는, "거꾸로 흐르는 강"이다.
나도 바로 한 방울의 거꾸로 흐르는 물이다!
이 검은 토지, 온 들판에 농작물이 자란다. 한 병든 아이의 두 가지 몽상도 자란다. 문학 꿈, 건강 꿈!
심장, 빈사상태에서 숨소리가 움직인다. 다만, 토지의 맥박과 뛰는 수는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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