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이 그리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넓은 바다를 사랑할까 아니면 산속의 옹달샘을 사랑할까?
나는 마치 하나의 물방울, 대문 앞 잡아 온 물고기를 넣는 작은 어탕(鱼塘) 속의 물방울, 하지만 건방지게도 먼 곳을 그리워했다. 이 작은 물방울은 작은 물고기처럼, 시골 마을, 어머니의 강으로 보내졌다. 거기서 흘러 흘러 대요하(大辽河: 랴오닝 물줄기 중 하나)로 들어가고, 다시 흘러 흘러 발해(渤海)로 들어간다. 또, 해하(海河: 허베이성 최대 수계)로 흘러가서 강과 바다를 통과하여, 영정하(永定河: 바이허 강의 대지류) ----- 북경까지, 나는 결국 노신(老迅) 문학원의 파란 못에 도착했다.
여기엔 비단잉어 떼도 있다. 그러나 나는 한마리의 눈에 잘 안 띄는 산천어일 뿐이다. 나는 결국 여기 왔다.
여기 오려고, 나는 삼십년을 몽상(梦想) 했고, 오랜 세월, 굽이지고 힘든 길을 걸어왔다.
(一)
나는 동북지방(东北:중국 동북부, 랴오닝, 헤이룽장, 지린, 내몽고 지방을 가리킴)의 남쪽, 요하(辽河) 평원 중부의 한 작은 마을에서, 반세기 전에 태어난, 평범한 아이였다.
그 마을은 읽기 힘들고, 사기가 왕성한 이름이 있었는데----후에 라오바오(老薄) 라고 불렸다. 나는 아홉 살, 소학교 삼 학년 때까지 거기서 컸다. 시골 마을에 왜 그렇게 이상한 느낌을 주는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겠다.
그해, 여름날 새벽, 잠에서 깨어나니, 다리가 빨갛게 부어있었다. 심한 고통이 느껴졌으며 길을 걸을 수 없었다. 류마티즘 관절염이라고 하는 불치병인데, 나와 곧 친해졌다.
나는 다니다 말다 하면서, 중학 2학년 까지 공부했다. 나는 그때 16세였고, 그때 학교를 그만두었다.
18세 때, 내 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고질적인 바람(風氣)은 나의 척추와 두 사타구니를 모두 뻣뻣하게 강직시켰다. 나는 완전히 온돌방에만 누워있는 반신불수가 되었다.
이때, 나는 햄릿같이 생각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 당시는 우리 집안이 제일 곤궁하던 때었다. 건강했던 누나와 형은 시집을 가거나 가정을 꾸렸다. 다른 사람은 그냥 살아가야 했는데, 집안에 남은 식구가 일곱이었다. 노동능력을 상실한 팔십 세가 남은 할아버지 할머디는 부뚜막에 앉아 곰방대로 담배나 피우고 있었고, 환갑나이의 부모는 나와 같은 류머티즘을 앓고 있던 둘째형, 세째형의 용기를 북돋느라 애쓰고 있었다. 형 하나는 온종일 온돌 윗목에 누워있었고, 하나는 밤낮없이 담 구석에 있는 두꺼운 솜 의자에 깊이 파묻혀 있었다.
세째형이 반신불수가 되었을 때부터 나는 일을 기록했다.
내가 여섯 살 때, 둘째형이 반신불수가 되었다. 이 병마가 특별히 우리 가정을 돌보아 주었으니 우리는 당연히 절망에 빠져야 했다.
그러나, 십팔 세, 움직이지 못하는 병이 들어, 고통 중에 있던 나는, 마음속에 꺼지지 않는 몽상의 촛불을 품게 되었다.
나는 문학 이상(文学理想)을 뜨겁게 사랑했으며, 내가 세상과 만난 것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다시 걸어갈 수 있는 그 어떤 것을 남기고 싶었다. 이것은 바로 희망이었고,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였다.
문학은 나에게 첫 번째 구세주였다.
나의 문학에 대한 몽상은 마비가 생긴 후, Paul과 헬렌 켈러를 배우고 나서가 아니라, 글자를 알기 시작해서, 어린이 책을 보면서부터 마음속에 생겨났다. "나는 커서 위대한 책을 쓸 것이다."
그러니까 먼저 문학 몽상이 있었고 나중에 병이 든 것이다.
나는 책 읽기를 좋아했다. 둘째 형, 셋째 형도 책 읽기를 좋아했으나 그들은 책을 오락 삼아 ,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읽었고, 자신이 책을 쓸 생각은 안 했다.
이것이 나와 그들의 차이였다.
※노신(老迅) 문학원 : 중국 청년 작가, 문학평론가. 문학이론가, 문학 편집자들을 받아들여 교육하는 기관.
작가협회 직속 사업 조직으로 중국 내 최고의 학자, 교수와 일류 작가, 평론가들로 교수진을 구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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