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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내가 지단(地坛)에 간 것은 오직 너를 보려고 간거야 (3/5) - 杨海蒂

지단공원(지단 : 제왕이 지신을 모시는 제단)

그의 작품을 읽어보면, 당신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앞이 확 트이고, 마음이 넓어지고, 사람들을 불쌍히 여길 것이다.

사철생이 가장 명성을 날린 산문(散文: 시가, 희곡, 소설 이외의 문학작품 - 수필보다 넓은 범위) 은 < 나와 지단(地坛) >이다. < 나와 지단 >의 언어는 맑고 잘 다듬어졌으며, 산뜻하면서 또렷하고, 깔끔하면서 풍부하며, 인물은 생동감 넘친다. 이 글은 발표되자마자 바로 전국 독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여러 출판사에서 선별 전재하였고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으며, 신중국(新中國) 이래 최우수 산문의 하나로 공인받았다.
글 중에서 제일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인물 모습은 작자의 모친 ---- 한명의 고난 가운데 위대한 여성이었다. 모친에 대해서 사철생은 또 다른 작품에서도 썼는데, 독자들의 깊은 사랑을 받은 < 가을의 그리움 > < 합환수(자귀나무) > < 첫 번째 희망 > 등에서였다.
특히 < 나와 지단 >에서는 짧고 작은 지면에 정교한 필치, 순수한 정서로 모친의 고생스러웠던 운명을 남김없이 썼고, 참고 견디는 의지와 진지하고 깊은 어머니의 사랑과 모자간의 생이별과 사별의 고통을 묘사하여 사람들을 깊이 감동시켰다. 여운이 가늘가늘 이어지는 (의외로 교실에서 눈물범벅이 되었던 천진한 소녀 었던 나는, 이미 인생의 비바람을 모두 경험한 부인을 매번 다시 생각할 때마다, 눈물을 줄줄 흘리며, 한참 동안 책을 놓을 수 없었고, 오랫동안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하지만 세상에 제일 널리 퍼진 책은 역시 < 나와 지단 >이다.
몇몇 중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은 말한다. 교사가 < 나와 지단 >을 설영 할 때, 자주 여학생이 울면 남학생이 따라 울었고, 학생들이 울면 교사가 따라 울어서, 나중에는 교사와 학생들이 손을 잡고 눈물바다가 된 교실에서 서로 바라보는 일이 종종 있었다.
많은 세월, 많은 사람들이, < 나와 지단 >을 읽었다는 이유로 지단을 찾아가고, 지단에 가서는 사철생의 족적을 찾아본다.

나는 지단 부근에 살았기 때문에 여러 차례 갔었다.
내가 알기로는 사철생은 나중에 지단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살았고, 대부분의 시간을 병에 고통받으며, 병마와 싸우며 보냈다. 어느 때는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위한 정력을 모으려고 했으나, 겨우 반나절도 움직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지단에 가는 일은 적어졌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여전히 북경의 500년에 걸쳐 별의별 일을 다 겪은 오랜 공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지단에 간 것은 오직 그를 만나기 위함이었다. 나는 사철생이 한 말을 기억한다.
"지단 공원 문 안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경계선 같은 것이 있는데, 그걸 지나가면, 성큼 한 발작 내디뎌도, 바로 청순한 기운이 덮쳐온다. 아주 오래되고 소박하고 묵직하다."

그런데 내가 지단에 들어가면, 바로 그의 숨결이 얼굴에 덮쳐온다.

20여 년이 지났건만, < 나와 지단 >은 세월의 추이에 따라 퇴색되지 않았고, 현재까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북경에 가면 만리장성을 안 가볼 수 없고, 명 십삼릉도 안 가볼 수 없다. 하지만 꼭 가봐야 할 곳은 지단 공원이다. 이것이 바로 < 나와 지단 >의 영향력이며 또한 문학의 생명력이다.

사철생의 산문은 왜 이렇게 흡인력이 있을까?

세계가 발전할수록 인류는 작아진다. 물질이 발달할수록 인심은 정점 각박해진다. 요즘 사회가 시끄럽고 경박하다 해도 사람의 각종 욕망은 전에 없이 팽창했다. 수많은 사람들은 마음이 가난해졌고, 정신이 황폐해졌으며, 믿음이 몰락해졌다. 이렇게 물욕이 넘쳐흐르는 이런 시기는 도덕의 힘이 긴급히 요청되는 시대이며, 사회에는 정신적 식량이 필요하고, 독자들에게는 문학 영양이 필요하다. 관심을 가질 영혼, 부를 수 있는 훌륭한 벗, 영혼을 뒤흔드는 것,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드는 작품이 필요한 것이다. 이것이 시대가 부여한 작가의 문학적 사명이다.

사철생이 쓴 것은 매끄럽고 세상에 영합하는 안일한 산문이 아니었고, 빠르게 나타났다 빠르게 사라지는 패스트푸드 산문도 아니었다. 제 잘난 척하는 가짜 사대부 산문도 아니었고, 애교 부리고 아양 떠는 소녀적 산문도 아니었다.
좌절, 상처의 아픔, 비분, 절망 이런 것들이 물론 그 작품들에 흔적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는 시종, 자상하고, 안정되고, 편안하고, 문학 역량과 사람의 도리 역량을 겸비하고 있다.
그는 지혜로운 안목으로 세상을 보았고, 마음속에 순진무사를 유지하고 있어, 바로 이로 인해 애초의 순수 순박함으로 돌아가 천진하고 거짓이 없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넓고 깊은 진실함(眞), 착함(善), 아름다움(美), 지혜로움(慧)을 체현하였다.

풍요로운 속 마음과 핵심을 찌르는 영혼을 가진 지혜로운 자는 세속적인 득실에 따라 득의양양할 리 없다. 사철생은 영예가 깨지기 쉬운 허약한 것이고, 명성도 부식됨을 경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