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입구 양편에는 각 한그루 씩 느티나무가 있었는데, 결코 높고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뭇가지와 잎이 무성해서 마치 빽빽한 뚜껑으로 덮은 것같이, 큰 이모네와 셋째 외숙모네 마당을 반쯤 가리고 있었다. 그들 집의 남쪽 집은 느티나무 아래에 있어서 벗겨진 담장 표면과 느티나무의 오래돼 보이는 나무껍질이 묵묵히 서로 마주 보고 있었다. 느티나무의 속 심은 텅 비어 있어서 나무의 나이를 알 수 없었다
나무의 내심 안쪽에는 두 무더기의 말벌 집이있었고, 웅대한 천군만마 같았다. 이상한 것은 이 말벌들은 결코 주동적으로 사람들에게 말썽을 부리지는 않았다. 날아갔다, 날아왔다, 들어갔다 나왔다 하며, 하루 종일 분주했다. 두 마리의 황소가 느티나무 아래 나누어 매어져 있다. 이놈들은 느긋하게 점점이 비치는 햇볕 아래 누워 온종일 되새김질을 한다.
방물장수들이 느티나무 아래 잠시 머물며, 시원한 바람을 쐬고 있다. 그들은 땡땡이 북을 쉬지않고 흔들며, 딩동 딩동 나뭇잎 그림자를 흔든다.
이른 새벽, 이웃마을 노인이 자전거를 끌고 왔다. 자전거 양편으로 버들가지로 짠 광주리를 매달았는데, 그 안에는 한줄한줄 붉은 가시나무 껍질로 싼 황금색 요우 티아오(油条:밀가루를 기름에 튀긴 대중음식)가 들어있다. 그는 몇 번 소리를 친다.
마침, 할머니가 비칠비칠 골목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다가, 여러 겹 가지런히 덮은 손수건을 헤치고, 돈을 꺼내어 두 개를 산다. 맛있는 냄새가 온 골목 안에 진동을 하는데, 할머나는 천천히 우리들을 오라고 한다.
나는 그때 요우 티아오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으로 알았다. 그것은 황금빛깔을 띠고 있으며, 사람을 미치게 하는 냄새기 났다.
할머니는 손으로 요우티아오를 하나씩 잡고 작게 잘랐다. 우리들은 조심조심 손에 받아 들고, 한참 동안 먹기 아까워서 먹지 못했다.
할머니는 함박웃으을 지으며, 말했다.
"꼬마들아, 좋은 세상 만나거라!"
그녀의 비틀비틀하는 몸은 막 떠오른 태양빛 속으로 묻혀버렸다.
사람들은 꽃이 아름답게 피었고, 가는 길 내내 향기가 날것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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