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내가 글로 썼던 일은 더 이상 그대로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오래된 중요한 일로 정리해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해서, 우리 집 마당에, 계속 습관적으로 우편함을 설치했고, 집배원은 우편물을 직접 집으로 가져오게 되었다. 나는 창작생활을 준비하면서, 속도가 느린 우정과의 관계를 회복했다. 끊임없이 독촉하니, 우정국 사람이 내가 우편함 설치하는 것을 도와주었다. 하지만, 매우 적은 양의 편지들이 상자 속으로 들어갔다.
우체국도 시대의 영향을 받아, 어쩔 수 없이, 개인의 창조를 통한 사회 공헌을 도외시하고, 대량 우편과 연계를 가지려하기 때문에, 문화단체나 기업 위주로 거래를 발생시키려 한다. 나 개인의 별로 많지 않은 우편물 왕래는 그들에게 완전히 홀대되었다. 여기에, 택배업무까지 출현하니 우리는 전통적인 느린 우편이 필요 없어졌다. 나의 타향에서의 우편함은 거기에 그대로, 겉만 번지르르하게 걸려있었다. 그리 오래지 않아, 나 개인의 저작 활동이 아직 완전히 전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는 당황스럽게 북방을 떠나, 남방의 성(省) 청으로 이사 온 것이다. 그 우편함은 교정 한구 퉁이 담벼락에 멈춰있었다. 마치 거기 남겨진 부호의 상징 같있다. 결국 그것은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생활이 요동쳐서 편안치 않았지만, 우체국은 여전히 거기 있었다. 어쨋든 우체국은 나를 버리지 않았고, 나를 따라 남방으로 왔다. 이사하는데 꼬리를 물고 따라온 것이다. 내가 집을 수리할 때, 아직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녹색 그림자가 출현했고, 그는 내 이름을 불러 돌아보게 했다.
왕향청도 여기저기 건너서,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북경의 편집부로 전화했다. 그는 나의 안부를 물었는데, 전화는 Q시의 나와 친숙한 그의 사무실에서 건 것이다. 거기는 도처에 우편행낭이 널려있는 공간이었다. 그는 부하 직원들에게 분배, 기록, 배달을 하게 했는데---- 우편물은 하나하나의 배달 함안에 넣어졌다가, 현의 각지로 보내졌다. 나의 우체국 친구는 하나의 안정된 존재이다. 그는 거기에서 우편집배원의 소박하고 믿음직함을 갖추고 있다. 내가 보기에 그는 우정(邮政)의 화신(化身)이다. 곰곰이 생각하면 그와의 근 삼십 년간의 우정은 우체국에 대한 지금까지 지속된 감정과도 상당히 유사하다. 그는 일생 동안 집배원이었으며, 나 역시 계속 글 쓰는 일에 종사했다. 누가 청춘 시기에 맺어진 우정이 중단될 수 있을 거라고 믿겠는가?!
거주하고 있는 작은 구역에서, 한 우정분소에 많은 은행이 입주한 것 같다. 나가는 문은 하나, 우체국이다. 푸른색, 우체국의 문을 보니, 생활이 너무 편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 우체국이 함께하다니.
우리들은 헤어질 리 없다. 우리들은 원래부터 함께였다.새로운 회사에 도착 보고를 한 첫날, 문학원 동료들은 나에게 작은 열쇠를 하나 주었다. 개인 우편함을 여는데 쓰는 열쇠였다. 열쇠를 받자,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형언할 수 없는 친근감이 우러났다. 내 편지는 담당자가 내 이름이 쓰여있는 우편함에 집어넣는다. 대학에 가서, 출근하여, 회의를 하는데, 그 우편물들이 떠올랐다. 나는 어쩌면 우편물이 도착했을 거라고 늘 생각하고, 일찍부터 가지고 있었던 우정과의 관계가 회복된 것을 기뻐한다. 나는 습관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시대가 어떻게 변하든 이 느리고 느긋한 우정(邮政)을 사랑할 것이다.
나는 가슴아픈 일이 하나 생각났다. 어느 날 편지를 한통 썼는데, 부칠 방법이 없는 편지가 된 것이다. 통신 기록에 오직 휴대폰, 전화, 채팅, 웨이신, 우편함, 계좌번호 같은 것은 있지만, 유독 주소가 없다는 것을 갑자기 발견한 것이다. 나는 홀연히 오늘 우리가 이런 시대에 살고 있구나 의식했다. 어쩌면, 우리들은 모두 각각 코드만 있고 주소와 고향이 없는 인간이 되어버렸는지 모른다."言而无信(말에 신용이 없는)"의 현시대에서 우체국은 퇴출되어, 과학 기술 시대의 언저리에서, 사람들 마음속에 옛날에나 있었던, 그런 것이 되어버렸다. 나 같은 사람은, 매우 빠르게 시대에서 도태된 꼰대, 완고하게 옛 생각이나 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나는 재빠른 휴대폰 정보, 전자우편과 위 채트 통신에서 유리되었다.
나는 등불 밑에서 철필로 종이 위에 글을 쓸 때 사각사각 하는 소리, 날씨에 좌우되는 우편 송수신을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것을 좋아한다. 새벽의 어스름한 하늘빛, 큰 기러기가 홀연히 공중으로 솟구쳐 날아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또 얼마나 좋은가!
나의 편지는 어느 도시에 도착하는 중이고, 누군가의 두손으로 접수되었다. 혹은 편지 한 통이 도중 먼 곳으로 이사 간 나를 따라 지금 다시 나를 향해 오고 있다. 그 녹색 집배원 같이.
나는 우편 집배원이 녹색 자전거를 타고 멀리 가는 모습을 멍하니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나는 우정 인원들이 나의 일상생활에 들어와 소리치거나, 혹은 우리 집 초인종을 울릴 때 기쁘게 듣는다.
내가 갈망하는 것은 내가 우정과 함께하는 것이다. 내가 어디 있든지 그것과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으며, 그것에 대하여 관망하고 그리워하기를 계속한다. 한통 한통의 우편물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동시에 그치지 않고 글을 써서 허무한 곳을 향하여 편지를 투고했다.
친구여, 만약 나를 찾고자 한다면, 제일 좋은 방법은 우체국에 가는 것이다. 나는 신체를 녹색 우체통에 던져 넣고, 그러고 나서, 다시 다른 도시의 우체통에서 나와도 나를 알아볼 수 있게 할 것이다. 나는 언제나 어느 도시의 하늘 아래에 앉아서 추상화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곧 올 한통 한통의 안부편지들을 생각한다. 그 주고받는 정감(情感)이 마치 하나의 끊임없이 중량이 초과하는 편지 안에 끼워져 있는 것 같다. 아! 내가 꾸어온 오래된 꿈, 우정(邮政)의 요동침이 느껴진다.
原載 2015년 제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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