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의 연역이 제일 처음 등장한 것은 북송 시기 경극에 나오는 국가 영역에서였다. 당시의 이야기를 전개하다 보니 결국 범중엄과 구양수 등 이름난 인사도 관련되었는데, 나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조광윤 (宋 태조:927~976)은 5대에 걸친 분쟁을 종결짓고 천하를 통일한 후, 송 왕조의 북부 국경을 이곳까지 넓혔다. 하지만 변경의 장벽 뒤에는 두 이민족 정권이 호시탐탐 엿보고 있었다. 바로 당항족이 건립한 서하(西夏)와 거란족이 건립한 요(辽)였다. 하, 요, 송은 다시 한 편의 "삼국지연의"를 엮었다. 서하는 그들의 수령, 이원호의 영도 아래 대단히 강하고 흉폭했다. 서하는 끊임없이 남하하여 송에 소요를 일으켰으며, 송은 여러 성(城)과 땅을 잃는 등 손해가 막심하였다. 조광윤은 무장 출 싱이었기 때문에 병권에 의지하며 천하를 얻었다. 송대에는 억무양문(抑武揚文 : 무를 어누르고 문을 숭상함) 정책을 써 왔기 때문에 문신이 군사를 통솔했다. 보통 사람들도 범중엄(范仲淹 : 북송의 정치가, 문학가), 구양수(欧阳修)의 문장이 뛰어나다는 것을 모두 안다. 그들의 명문장은 <고문관지(古文观止)>에 그대로 남아있다. 하지만 그들이 북방 혹한 지대, 거친 사막 모래 바람이 부는 전쟁터에서 글을 썼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매우 적다. 범중엄의 유명한 글 <어가오(渔家傲)> 에서, 북부 국경에서 군사를 거느리고 변방을 지키던 자신의 전쟁 생활을 썼다.
요새가 가을이 되니 풍경이 아름답고, 헝양의 기러기는 무심히 날아가는구나. 사방에서 뿔 피리 소리가 들려온다. 높은 산, 능선에 있는 외딴집에서 긴 연기가 피어오르고, 해 질 녘 외로운 성은 굳게 닫혀 있구나.
탁주 한사발 마시니, 만리 밖 집 생각 떠오른다. 제비가 돌아 가는 건 어쩔 수 없구나. 강족의 피리 소리 아득하고, 서리가 세상 가득 내린다. 사람들은 잠 못 들고, 장군은 백발이 되고, 원정온 군사는 눈물 짓는다.
이 시는 <어가오. 인주(麟州)의 기을 이야기> 라는 책에 실려있다. 이글에 나오는 굳게 닫힌 외로운 성은 인주(麟州)를 가리킨다. 바로 현재 신목(神木)을 가리키며, 거리가 고한령에서 25km도 안된다.
당시, 서하는 대단히 강성하였고, 송의 정치,군사의 부패는 전선에서 연전연패의 결과로 나타났다. 조정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대다가, 강정(康定) 원년 1040년, 범중엄을 기용했다. 그는 용감히 현재 처한 상황을 말하고, 조정에서 의논하고, 황제와 황후에게도 의견을 내었다. 바로 얼마 전, 벌써 세 차례나 외적에게 멸시를 받았던 때였다. 그는 명을 받자, 개인의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아름다운 저장 땅을 떠나 서둘러 황량한 서북지방으로 부임했다. 그의 세 아들도 모두 앞서거니 뒤서거니 그를 따라 전선으로 나갔다. 이때는, 그가 52세 되던 해였다. 그는 임지에 도착하자, 출전을 서두르지 않고, 맹렬히 군사들을 훈련시켰다. 그리고 당지에서 장령들을 선발하였으며, 적극적으로 성벽공사를 벌이고, 또한, 병역제도를 개혁했다. 그는 병졸과 장수가 하나 됨을 강조하고 장령이 병졸들보다 앞장서게 했다. 송의 병역제도는, 일단 군인이 되면 종신토록 병졸로 근무하게 하였고, 군대에서 도망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사병의 얼굴에 글자 하나를 새겨놓았다. 범중엄은 이것이 지나친 인격 손상이고, 사병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 여겨, 영을 내려 얼굴 문신 대신 손바닥 가운데 글자를 새기는 것으로 개혁했다. 또 군사들에게 가족들을 대동하게 하고, 이들로 하여금 변경 지역 둔(屯)에서 농사를 짓게 했다.
그가 3년간의 노력 끝에, 여러 차례 승리하자, 송은 패배에서 다시 되살아나, 마침내 서하와 서로 대등한 세력으로 버틸 수있게 되었다. 서하인들은 그를 기피하였고, 그의 흉중에 강력한 백만 대군을 갖고 있다고 말하였다. 송 인종(仁宗)이 말하기를 범중엄이 전선에 있으니, 나는 비로소, 편안히 잠들 수 있다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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