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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2018 겨울, 만주 유랑기 - 비자신청서 접수시키고 연길로. (1.26~27)

연길 중심가 (부르하통하강 부근)



26일 (금요일)아침 부리나케 공안국 출입경센터에 가서 비자 신청서를 접수시켰다.

아침 9시에  첫번째로 접수시켰는데, 이번에는 심술쟁이 여경아가씨가 찬찬히 서류를 검토하더니 군말없이 서류를 받아주며 30일에  찾으러 오라고 한다.

나는 서류를 받아주는 것만도 고마워 넙죽 절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이었고, 이어서 비자신청비 160元까지 납부하고나니 마치 일이 다 끝난 것 같이 홀가분했다.

그동안의 하얼빈 - 심양을 오가며 겪은 도저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이 막막했던 찰나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중국에서는 외국인인 경우 의례 주숙등기증을 요구 하는데 그것도 어제 민박집 주인 아주머니가 그 동네 파출소에서 만들어다 주었기 때문에 서류가 접수될 수 있었다.

나는 혹시 민박집이라 주숙등기를 못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뜻밖에 수월하게 해결 된 것이다.

만약 안된다고 했다면 비싼 호텔에 가서 숙박을 다시 하고 주숙등기증을 끊을 수 밖에 없으니 괜히 생돈 들어갈 뻔한 것이다.


공안국에서 비자 신청하는 일이 막막한 기분만 들고 영원히 끝날 것 같지도 않게 느꼈는데. 막상 비자신청서 접수를 마치고 나니 할 일이 없다.

오늘이 금요일인데 다음주 화요일인 30일에 찾으러 오라고 했으니 나흘 동안 무얼 할까? -  문득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연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떠 올랐다.


민박집 아주머니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짐을 싸서 심양 역으로 갔다.

한참 줄을 서서 연길 가는 기차표를 샀는데 4시간 걸리는 동차표는 모두 팔려 없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오후 4시에 출발하는 침대차 표를 샀다.

연길에 내일 새벽 6시 30분에 도착하니 무려 14시간 반이 걸리지만, 밤을 새워 달릴테니 하루 숙박비도 절약되고 딱이 할일도 없는 판에 오히려 잘 된 일이다.

기차에서는 친구가 술을 못하니 혼자서 계속 술을 마시기도 그렇고 다소 지루했지만  억지로 잠을 자며 시간을 보냈다.

시간을 지루하게 보냈든 어쨋든, 기차는 어둠을 뚫고 쉬지 않고 달렸고,  더불어 시간도 그럭저럭 흘러갔다.


심양역 (여기서 연길 가는 기차를 탔다)


연길 가는 철도 풍경


같은 찻간의 중국 아이와 셀카를 찍었다.


잉워(일반 침대차) 내부


연길역 -  새벽 6시 30분


연길역전 풍경


연길 도착 인증샷 (숙소 부근)



새벽 6시 30분 연길역에 도착했다.

연길은 모든 도로가 넓직넓직한 깨끗한 도시였고 겨울인데다가 이른 시각이라 거리에는 사람이 아무도 다니지 않았다.

역에서 택시를 타고 심양에서 미리 예약해둔 역에서 멀리 않은 민박집을 찾아갔다.

중국공상은행 해란강지점이 있는 8층 건물의 주상복합 아파트인데, 넓고 깨끗했으며 시내 중심지라 교통이 좋았다.


짐을 풀고 연길 시내 구경을 나갔다.

날씨는 영하 20도가 넘는 차가운 날씨지만 훨씬 추운 하얼빈에서,심양을 거쳐 남쪽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별로 춥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제일 큰 백화점에 가서 물건도 사고, 중심가를 이리저리 걸어서 돌아 보았다.

연길 시네에는 중심가 한복판을 흐르는 부르하통하라는 낯선 이름의 넓은 강이 있는데 부르하통하란 만주어로 '푸른 수양버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부르하통하 다리 앞에 가니 차가운 강바람이 불었고, 꽁꽁 언 강위로 사람들이 걸어서 건너다니는 게 보였다.

사람들이 다리로 건너지 않고 강바람이 몰아치는 얼어붙은 강 위로 걸어다니는 것은 아마 다리까지 오려면 멀어서 그런 것 같다.

연길 시내는 내가 상상했던 연변과는 달리 무척 번화하고 활기있어 보였고, 거리가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또 조선족 자치주라 그런지 모든 간판에 한글이 병기되어 있어 눈이 편했으며, 대충 한국말을 해도 다 통하는 것 같았다.


연길은 인구 60만의 길림성 연변 조선족 자치주 주도이며, 상업 중심지로 주변 농업지역의 농신물 집산지라고 하며,일제 때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다.

연변 조선족 자치주는 뷱한 - 중국 국경지대 북부 산악지역으로 조선 후기부터 조선족이 이주, 개척한 곳으로, 전체 인구 227만의 40%가 조선족이라고 한다.

자치주에는 연길, 도문, 돈화, 용정, 화룡 등 6개 시와 안도, 왕청의 2개현이 속해 있는데  이 지역은  얫부터 우리나라와 중국간의 국경분쟁이 잦던 곳이라고 한다.  

 일본이 패망하면서 1948년 8월 소련군과 동북항일연합군이 간도임시정부를 세웠으나 1월에 해산되었고 1955년 12월 연변 조선족 자치주로 승격되었다.

연길에는 한국어 라디오 방송국과 신문사가 있고, 의과대학과 단과대학인 연변 대학이 있다.


 공상은행 해란강지점 (우리 숙소 건물)


한글과 한문이 뒤섞인 간판들


부르하통하 강변



시내 중심가


부르하통하 강 다리


사람들이 걸어서 강을 건너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