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침략한 일본군 제731부대의 죄상 증거 진열관"이라고 써있다.
오늘 하얼빈 기온은 -29˚~-24˚, 날은 쾌청했다. - 이곳에서 며칠 지내다 보니 영하 이십몇도 정도는 그냥 심드렁하다.
수분하에 가느라고 서류 제출일이 하루 늦어졌다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급해져서 아침 일찍 하얼빈 공안청 출입경센터를 택시로 갔다.
심양영사관에서 써준 출입경센터 주소를 적은 메모지를 택시기사에게 보여주고 찾아갔는데, 막상 가보니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느 안내가 붙어 있었다.
"뭐, 제대로 되는 게 없다!" - 다시 안내문을 휴대폰으로 짝어 택시기사에게 보여주고 하얼빈 공안청 출입경에 찾아갔다.
하얼빈시 공안국 출입경 접대센터 : 작년 7월에 진작 이사간 곳이다.
한국영사관에서 발행해준 확인서(분실자가 한국인이 맞다는), 하얼빈 호텔의 주숙등기,파출소의 분실증명을 제출하고 보실증명(报失证明) 발급을 신청했다.
담당자는 얌전하게 생긴 40 초반쯤 되어 보이는 여경이었는데 분실경위를 다시 자세히 묻더니 모레 오전에 오라고 한다.
이제부터는 하얼빈에서 특별히 할 일도 없고 서류발급을 기다리며 우두커니 시간을 보낼 일밖에 없었다.
더 더 빨리는 안되느냐고 물으니 자기 사무실 전화번호를 적어주며 내일 오전 10시 이후에 전화해 보라고 한다.
출입경 일을 마치고 나와서 하얼빈 중앙대가와 송하강변을 돌아다녔는데 순전히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중앙대가
중앙대가에 있는 눈조각품
지금은 극소수가 남았지만 예전엔 이곳에 러시아에서 온 유태인이 많이 살았다고 한다.
소피아 성당
성당앞 거리 (제일 번화가인 것 같다)
성당 내부
성당 천정의 화려한 상드리에.
송하강변에 있는 스탈린 광장
스탈린 광장 옆에 있는 예식장 같이 생긴 건물,여기서 케이블카를 타면 빙설제 행사장까지 간다고 들었다.
얼어붙은 송하강
팽이를 치며 놀고있었는데 팽이가 무척 컸다.
문득 731부대 유적지를 가볼 생각이 났다.
버스를 타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복잡할 것 같아, 택시로 하얼빈 외곽에 있는 731부태 유적지에 갔는데 도착한 시간은 이미 3시30분이 넘었다.
이곳 하얼빈은 위도가 높아 오후 4시만 넘으면 해가 지고 5시면 완전히 캄캄하기 때문에 이곳 상황에서는 꽤 늦은 시간이었다.
731부대는 중국정부가 중국인들에게 역사 교육을 시키려는 차원에서 잘 꾸며놓고 입장료도 무료였으나, 관람객도 별로 없었다.
나도 중국인들 관람객에 끼어 안내 직원을 따라 여러 전시물과 많은 사진기록을 보고 나왔는데 무슨 커다란 박물관을 보고 나온 느낌이었다.
731부대 전시 주제는 잔학한 일본군의 만행 폭로와 일본군에게서 세균전과 생체실험 자료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학살자들을 그냥 사면해준 미국을 고발하는 내용이다.
이로 인해 일본 군부와 야합하여 무고한 민간인과 포로들에게 진학한 실험을 행한 일본 의학계 인물들이 버젓이 의대 교수나 의사로 여생을 편안히 살았다는 후일담을 사람별로 적시해 놓고 있었다.
일본군들은 희생자를 마루타(일본어로 통나무라는 뜻)라고 불렀다고 하며 731 유적관에서는 희생자들을 马路大(중국어 발음 마루따)로 표기하고 있었다.
오후 4시30분,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질 무렵에 이날 마지막 관람자로 731 부대 유적 전시관을 나왔다.
인간이 얼마나 잔인해 질 수 있나를 본 것 같았고, 나도 모르게 침울해졌다.
731부태 유적 전시관 출구
3개국어로 써있는데 한국어도 있다.
해부 당한 여인 : 나한테는 무슨 짓을 해도 좋으니 임신한 아이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했다고 써있다.
세균을 담아 비행기로 폭격하기 위해 만든 도자기 폭탄.
일본과 미국위 거래: 인체실험, 세균실험, 독가스실험의 자료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1945.9~1948.11 동경전범재판에서 기소를 면제해주었다고 한다.
"미국이 세균 전범들을 비호했다"고 쓰여있다.
끝내는 말 : 이런 범죄가 있었음을 바르게 알고 평화를 지켜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기를 기원한다.
731부대 유적지 옆에 있는 학교같은 건물. 용도는 잘 모르겠으나 근무자들이 퇴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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