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얼빈 기온은 -30˚~-22˚. 공기는 차갑지만 날은 쾌청하다. - 하얼빈은 눈이 별로 오지 않는 것 같다.
오전 10시, 하얼빈 공안국 담당 여경 양추앤루(양전여 : 杨传茹)에게 전화를 걸어 보실증명이 나왔나 물어보았더니 의외로 11시에 찾으러 오라고 한다.
원래 내일 오라고 했던 터라 별반 기대도 안했는데 하루가 당겨진 것이다. "이게 웬떡인가? " 서둘러 택시를 타고 출입경 사무소로 갔다.
하얼빈 공안국 출입경센터 (담당자별 업무내용과 전화번호 안내판- 안건과 보실증명 담당자 : 양전여)
일이 많지 않은지 보통 자리에 근무자가 없고 민원인이 창구에 가서 전화로 담당자를 호출하여 업무를 본다. (하얼빈)
중국 공무원들은 실제 처리 시간은 어떯든 관행적으로 법정 처리 시한의 마지막 날 오라고 하는 모양이다.
양 순경은 붉은 별 스탬프가 찍힌 보실증명을 내주면서 한국 여행허가서가 나오면 중국 비자신청은 심양 공안국에가서 신청해도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하얼빈 공안국은 처리기간이 4일 걸리지만 심양공안국에서는 이틀이면 비자가 나오니, 이왕 심양에 갈거면 일부러 하얼빈에 다시 안와도 된다고 한다.
짐작컨대, 하얼빈은 흑룡강성이고 심양은 랴오닝성이라 같은 비자 업무라도 처리 지침이 다른 것 같다.
서둘러 출입경 앞에있는 사법서사 사무실 같은 곳에 들어가 15원을 내고 심양영사관에 보실증명을 팩스로 보냈다.
또 전화를 빌려 팩스 전송 사실을 알리고 오늘 여행증명서를 만들어 달라 부탁하고, 심양 영사관으로 찾으러 갈테니 하얼빈에 택배로 부치지 말라고 말했다.
오늘중으로 심양에 가서 여행증명서를 찾으면 최소 하루 이상 절약되니 서둘러 가야한다.
급히 호텔로 돌아와 부랴부랴 짐을 싸서 체크아웃 절차를 마치고, 역에 가서 가장 빠른 기차표를 사서 1시 18분에 출발하는 동차(중국 KTX)에 올랐다.
심양에서도 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이제 다시 하얼빈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된다.- 여행증명서라는 중요한 고비를 하나 끝내서 마음이 홀가분했다.
심양 하얼빈은 여러번 오가며 애써서 얻은 대한민국 여행증명서
심양 가는 길.
오후 4시30분 경 심양영사관에 가니. 여행증명서를 미리 만들어 놓았다가 바로 건네주면서 친절히 공안국 출입경센터 주소도 적어 주었다.
여행증명서를 받이들고, 급히 택시로 북릉공원 옆에 있는 심양 공안국 출입경사무소에 찾아갔으나 시간이 4시30분이 넘어 문이 닫혀있었다.
하는 수 없이, 북릉공원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심양역에 내린후 터덜터덜 밤길을 걸어 심양의 코리아 타운 서탑거리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경회루라는 한식집에 가서 갈비탕을 먹었는데 양도 푸짐하고 맛도 있었다. 숙소도 경회루 여사장님에게 근처 민박집을 소개받아 오랫만에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다음날 (25일) 아침 공안국 출입경에 가서 비자신청을 했다. 담당자는 신경질적으로 생긴 아가씨 여경이었는데 서류에 귀국 비행기표를 첨부하라고 한다.
날짜를 며칠로 잡아 귀국 비행기표를 사야 하는지 물으니 31일자로 바행기표를 사라고 했다. 이말을 들으니 적어도 31일에는 출국 가능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 아무리 중국공안이라도 돈을 주고 사야하는 비행기표를 제멋대로 다시 바꿔오라고 하지는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다시 서탑가로 돌아가 여행사에서 31일자 심양 - 인천 비행기표를 알아보니 31일 대한항공 표가 있는데 취소할 수 없는 표라고 말해서 약간 겁이 났다.
하지만 담당자가 방금 전 얘기했는데, 설마 딴 소리야 하겠는가? - 현찰로 1380 元을 내고 비행기표 샀고, 항공권 예약증을 출력하여 출입경센터로 갔다.
그런데, 오전에 우리에세 31일 비행기표를 첨부하라던 여경은 안보이고, 웬 젊은 남자경찰이 그자리에 앉아서 일을 보고 있었다.
그에게 서류를 제출했더니, 우리가 낸 서류를 이리저리 들춰보고 비행기표 날자를 2월2일 이후로 다시 끊어오라고 한다.
나는 큰 소리로.말했다. "오전에 있던 여자경찰이 31일 비행기표를 끊으라 해서 방금 사왔는데, 갑자기 2월2일 표를 사오라면 어떻게 하느냐? 이건 물를 수 없는 표다!"
그 뺀질뺀질하게 생긴 젊은 친구는 그런건 내가 알바 아니라며 서류를 되돌려주더니, 내가 계속 항의하자 업무방해 하지말고 밖으로 나가라고 한다.
중국 경찰의 계급은 모르겠으나 그가 작대기기 제일 많이 달린 견장을 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자리에 앉아있는 경찰들 중에서 제일 계급이 높은 것 같았다.
벼라별 사정을 해도 요지 부동 안된다고 하면서 따지려면 그 여경에게 따지라고 했다. - '어이쿠! 생돈이 날아가게 생겼구나! 하고 겁이 덜컹 났다."
무작정 대기실 한구석에서 그녀가 나타나길 기다리니 3시쯤 지나 그녀가 돌아와,우리에게 비행기표 날짜를 바꿔 오라던 젊은 녀석과 교대했다.
아마 담당자가 자리를 비우게 되자 상급자로서 임시로 업무를 봐준 모양인데 자세한 실무를 모르니 지침에 나와있는 최종처리시한을 주장한듯했다.
반가운 마음과 두근두근하는 마음이 교차하는 가운데 그녀에게 다시 서류를 제출했다.
그녀는 서류를 들척여 보더니 비행기표 날자는 지적하지 않았지만, 서류를 되돌려주며 우리가 낸 사진은 안되니,1층에 있는 사진관에서 사진을 다시 찍어오라고 한다.
영문도 모른채 1층에 가서 다시 사진을 찍었는데, 자세히 보니 공안청에서 찍은 사진은 밑부분에 바코드가 찍혀 있었다. 바코드가 없는 일반 사진은 안되는 모양이다.
공안청 사진으로 다시 바꾸어 서류를 접수시키려하니 이번에는 자기 컴퓨터를 가리키며 "照片系统坏了.我办不了"라고 했는데 내가 "씨통"(系统 계통 :시스템)이란 단어를 알아듣지 못하고 자꾸 되묻자 쩌증을 내며 내가 내민 수첩에 글로 써 주었다.
글로 쓰니 금방 알아 볼 수 있었다. - "아하! 자기 컴퓨터 시스템이 망가져서 한참 기다려야하니 오늘은 그냥 가라는 모양이구나!"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다.
"밍티엔 지엔 (明天见. 내일 봅시다)하고 나오는데, 생전 웃지도 않던 신경질쟁이 여경도 미안한지 씩 웃는다.
- 뺀질이 녀석에게 하도 혼이 나서 그녀가 비행기표를 다시 끊어오라는 말을 하지 않은 것 만으로도 천사같이 착해 보였다.
심양 공안국 출입경센터 정문앞 인증샷.
심양 출입경 신경질쟁이 여경이 써준 메모 (중국애라 한문을 기가 막히게 잘썼다)
심양 출입경 업무시간 안내판
북릉공원 지하철역
심양의 코리아타운 서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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