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얼빈 기온은 -19 ˚~-12˚ 라고 하며 날씨는 여전히 쾌청했다.
오늘 일정은 오전에 출입경사무소에 가서 분실신고 후, 보실증명 발급산청을 하고ㅡ 오후에는 하얼빈 빙설제를 보러 가기로 했다.
어제처럼 먼 거리를 다녀오지 않아도 되고,오전에 관청 일을 마치고 오후에 시내관광을 한 다음, 빙설제를 보러 갈 생각을 하니 그래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나는 중국 출입경 사무소는 의례 타이핑(太平)공항에 있으려니 생각하고 호텔에서 30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공항버스 정거장에 가서 무조건 버스에 탔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생각 없이 판단한 결과는 괜히 시간낭비한 것 밖에 없다. - 머리가 나쁘면 다리가 고생한다는 속어가 떠올랐다.ㅎㅎ!
버스를 내린 곳은 하얼빈국내선 공항이었는데 한눈에 봐도 우리가 입국했던 곳이 아니었다. - 국제선 공항은 은 거기서 셔틀버스로 다시 20분 가량 간 곳에 있었다.
어렵게 국제공항을 찾아가 2층에 있는 출입경 사무소로 올라가려고 하는데,1층 입구에있는 경비원이 완강하게 못올라가게 막는다.
한참을 여권 분실 어쩌고 설명을 하니 겨우 올라가게 해주는데 막상 2층에 올라가니 거기서 또 경비원이 사무실에 못 들어가게 막았다.
경비원에게 한국 영사관에서 보실증면 받아오라 했다고 한참 설명하는 중, 안에서 출입국관리 정복을 입은 직원이 나와 자기들은 그런 업무 안한다고 한다.
"이럴 수가?" 깜짝 놀라 어디로 가야하는지 물으니 하얼빈 시내에 있는 공안청 출입경센타로 가라고 알려 준다.
"어라!" 우리가 덮어놓고 찾아간 곳은 공항입국 심사를 하는 출입국 관리 직원들의 사무실이었던 것이다. - 못 들어가게 한 이유가 다 있었다.
하얼빈 시내로 되돌아오니 벌써 오전 반나절이 훌쩍 지나갔다. "토요일이니 어차피 관청도 안할테고, 맘 편하게 여행이나 하자"하고 원래 목적대로 관광에 나섰다.
오늘 오후는, 시내 구경과 빙등제 관람을 하고, 내일은 목단강을 거쳐 수분하에 가서 월요일 두사람을 블라디보스토크로 보내고, 밤기차로 돌아오기로 계획을 잡았다.
계획했던 대로 블라디보스토크로 갈 사람은 가고, 나와 여권분실 당사자는 월요일 밤 하얼빈으로 돌아와 화요일부터 절차를 밟기로 했다.
하얼빈 빙설제 (빙설대세계)
소피아성당 (시내 중심가에 있다)
중앙대가 거리 풍경
중앙대가(약 1.5km 정도 되는 번화가이다)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대부분 관광객이다.
이런 눈조각이 군데군데 있다.
송하강변 스탈린 관장
얼어붙은 송하강 (얼음이 두꺼워 자동차는 물론 중장비도 강 한복판을 달렸다.)
바람이 불고 무척 추워서 사진 찍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송하강 인증샷
강변 풍경
우리는 다시 여행자 모드로 맞추고, 하얼빈의 명소인 중앙대가를 1km쯤 걸어 송하강변에 있는 스탈린 광장까지 걸었다,
스탈린 광장은 광장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작았는데, 광장 전망대에 서면 눈과 얼음에 덮여있는 하얀 강줄기 - 송하강이 보였다.
한강 폭 정도로 넓은 송하강에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얼어붙은 강 위를 밟아보거나, 걸어서 건너가고 있었고, 우리도 강으로 내려가 강 한가운데 까지 걸어 보았다.
꽁꽁 얼어붙은 강을 걸어가는데, 강바람이 어찌나 세차던지, 얼굴이 따끔거리고 손이 시려워 커메라를 꺼내 장갑을 벗고 셔터를 누른다는게 끔찍한 고역이었다.
오후 3시 정도 하얼빈 빙설제 (정식 명칭은 빙설대세계)를 가려고 스탈린 광장 앞에서 택시를 탔다. 헌데, 이상하게 기사가 미터기를 꺽지 않고 그냥 달렸다.
기사에게 "打表" - 미터기 꺽고 가자 - 하니 그럴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럼 얼마 주면되냐?" 물으니 의외로 택시값이 무료라고 한다.
- "택시값이 무료라니? 이게 무슨 소린가? 그러지 않아도 골치가 지끈지끈 아픈판에 이번에는 또 무슨 꿍꿍이를 부리려고?"
택시는 3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여행사 사무실 앞에 섰고 기사는 우리를 안내하여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접수 여직원에게 빙설제 입장료를 내라고 했다.
나는 버쩍 의심이들어 일인당 330원, 네사람 1320원(224천원)이란 거금을 내기가 영 찝찝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줄은 서서 돈을 내는 것을 보고, "설마"하며 돈을 냈다..
여행사 사무실에 와서 돈을 내고 영수증을 받은 대부분 중국 사람들이었고, 모두 거리낌 없이 일인당 330원씩 내는 것을 보니 조금 안심이 되었다.
우리가 타고 간 급조된 단체 여행객 버스 (빙설제 행사장 입구 주차장)
빙설제(빙설 대세계) 입구
3시30분쯤 되자 돈을 낸 영수증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여행사 앞에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태우고 출발, 다리를 건너 태양도 빙설제 행사장으로 갔다.
눈치가 여행사에서 빙설제 관람객을 모아 행사장까지 가는 교통편을 무료 제공하고 단체관람료와 개별 입장료의 차액을 수입으로 잡는 모양이었다.
개인에게 일인당 330원을 받아 단체입장을 시키고 입장료 차액으로 1인당 50원씩만 챙긴다 해도 짭짤한 수입이 날 터였다.
그래서 우리같은 사람을 호객해 오는 택시 기사에게도 얼마씩 떼어 주는 모양이었다. - "정말 중국인들의 머리는 기발하고, 장사의 귀재다!!"
우리가 타고 간 버스 말고도 비슷한 영업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버스들이 많이 몰려와 주차장을 가득 메웠고 저마다 관람객들을 내려 놓았다.
버스에서 내린 모든 승객들을 젊은 가이드가 잠시 줄을 세워 인원 확인을 하고 나서, 줄줄이 단체로 입장시켰다.
그들이 입장권을 개인에게 나누어 주지 않았으니 우리가 얼마를 내고 빙설제를 들어 갔는지 알 도리가 없다.
하얼빈 빙설대세계는 세계 3대 빙설제라고 한다.
과연 엄청난 규모였고 많은 그 넓은 행사장이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빙설제 입장료도 엄청 비싸다. - 일인당 330원 (56천원), 60세 이상 할인은 없고 70세 이상 무료, 단 가족 보호자를 한명 동반해야한다.
미리 인터넷을 통해서 구입하면 300원에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외국인은 지불 수단이 없어서 있으나 마나 혜택을 볼 수 없다.
이외에 하얼빈 지역주민 및 군인, 20세 이하 학생들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200원이고, 신문기자, 사진가협회 회원 무료라고 한다.
오늘 밤 기온은 영하 25도로 내려가니, 추위를 견디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하고, 또 넓은 빙설제 행사장을 구석구석 구경하러 다니려면 한가할 틈이 없다.
거대한 얼음 건물들과 성벽들이 넓은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는데 갖가지 색갈로 변하는 조명을 받아 얼음 조형물들은 화려하기 그지 얺었다.
두어시간 얼음 건축물 사이를 돌아다니다 나왔는데 날이 추워 대충 두시간 정도 보는게 보통이고, 두시간 이상 보는 관람객은 별로 없다고 한다.
행사장 밖으로 나오니 밖에도 역시 행사장 안 못지 않게 하얼빈 시에서 만들어놓은 커다란 얼음 조형물들이 화려한 빛을 뽐내고 있었다.
- 하얼빈 빙설제,여러번 올 것은 못되고 일생에 한번 쯤은 가족들과 와봄직한 얼음 축제이다.
빙설제 구경
얼음이 투명하여 마치 플라스틱 같았고 기온이 낮아서 얼음을 만져도 습기가 전혀 없었다.
빙설제 입장 기념 인증샷
커다란 건물들을 얼음으로 잘도 만들어 놓았다.
눈으로 조각한 관세음 보살
얼음 썰매를 타려고 줄서 기다리는 사람들.
얼음 썰매장
눈 조각 코너
북경에 있는 천단공원을 옮겨다 놓은 것 같다.
행사장 밖인데도 이런 멋있는 얼음 조각이 있다.
행사장 밖 거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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